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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혹은 대담

10월호

2019 서울문화재단-링컨센터에듀케이션 좌담회 변화하는 예술교육, 경계 확장의 현장에서

서울문화재단은 2006년부터 교육예술가(Teaching Artist, 이하 TA) 육성에 특화된 서울형 예술교육지원의 모델을 개발하고 예술가의 교육 참여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 성과 등을 축적해오고 있다. 재단은 ‘2019 서울국제예술교육워크숍’을 위해 서울에 방문한 링컨센터에듀케이션(이하 LCE) 관계자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TA의 역할 확장 요구에 대한 서울과 뉴욕의 현황을 공유하고 미래를 전망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2009년 MOU를 체결한 후 10여 년간 교류해온 양 기관의 돈독한 연대의식을 확인하고 예술교육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서로에게 영감을 준 자리였다.



일시
2019년 8월 7일(수) 오전 10시~정오
장소
대학로 서울문화재단(구 동숭아트센터) 2층
링컨센터에듀케이션(Lincoln Center Education)
  • Jean E. Taylor(Assistant Director, Curriculum and Instruction)
  • Victoria Angel(Teaching Artist, Dance)
  • Barbara Ellmann(Teaching Artist, Visual Arts)
  • Laurel Toyofuku(Manager, Global Partnerships)
서울문화재단
  • 임미혜(예술창작본부장)
  • 한지연(제휴협력실장)
  • 박상혁(예술교육팀장)

Jean Taylor

연극배우. TA 개발 랩(TA Development LAB, 이하 TA·D랩) 커리큘럼 & 인스트럭션 어시스턴트 디렉터

Victoria Angel

프리랜스 무용수 & 안무가. LCE 리드 TA

Barbara Ellmann

시각예술가. LCE 파트타임 TA

Laurel Toyofuku

LCE 글로벌 파트너십 매니저

임미혜

예술창작본부장

한지연

제휴협력실장

박상혁

예술교육팀장

임 미 혜

LCE와 서울문화재단은 2009년 MOU를 맺고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한국의 예술교육 현장을 바꿔왔습니다. 미적체험 예술교육과 통합예술교육을 키워드로 하는 재단의 예술교육은 선도적인 예술교육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재단은 서울예술교육의 2.0플랜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서울과 뉴욕은 비슷한 점이 많은데요. 뉴욕은 전 세계의 문화가 집결되는 메가시티이고, 서울도 최근 10년 동안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술교육이 다뤄야 할 주제도 확장된 상황입니다. 메가시티의 이슈들, 이를테면 이주, 난민, 공동체, 도시재생, 인구 고령화에 따른 치매, 웰빙, 건강, 최근에는 보육까지 예술교육이 함께해야 하는 영역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한국에서는 예술과 교육이 만나는 정책을 강조해왔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지원하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재단과 LCE의 공통점이라면 사회가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예술가의 역할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인데요. 최근의 사회 변화와 연결해서 앞으로 LCE의 방향이나 TA의 역할이 무엇이라 생각하고 어떤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얘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Jean Taylor

우선 미적체험교육의 실행과 파트너십이 지난 6년간 어떻게 변해왔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LCE는 원래 LCI, 인스티튜트(Institute)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학기 중에 학교 내에 제공하는 파트너십이 주요 활동이었습니다. 초·중·고 12학년의 정기교육과 이후 대학교육까지 지원했습니다. 교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도 LCE의 접근법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들이 학교에 부임한 첫날부터 우리의 철학을 이해하고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학생들과 연결고리를 만들어가고 학생들과의 작업을 통해 교사들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지역의 학교와 교류하고, 교육부와도 접촉해 예술과 예술교육이 전무한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학생에게 중점을 두는데, 이 시기의 예술교육을 통해 삶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를 바꿀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더 많이 방문하는 것이 유효할지, 접근법에 어떤 수정이나 변화가 필요할지, TA의 실행적인 측면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술교육의 수요가 다른 인구층에게도 도달하고 있는데 이제는 학교 교실이라는 공간을 넘어 커뮤니티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확장하여 진행하게 된 프로그램이 바로 공동체 참여형 프로그램입니다. 공동체 참여팀이 커뮤니티 센터에서 여러 가족을 만나고 부모들이 어린이의 창의성을 개발할 수 있는 가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3의 영역으로 확장을 모색하면서 사회적 포용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노숙자 쉼터, 그리고 소규모의 공연예술 프로그램과 접근성 확대에서 착안해 다양한 계층의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하고 있습니다.
TA가 어떻게 하나의 명확한 분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탐구하며 TA가 병원, 교도소, 커뮤니티 등 어디에서 활동하든지, 환경이나 취지가 무엇이든지 최선의 실행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적체험 예술교육의 페다고지를 토대로 하여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프로그램 안에는 액티비즘, 커뮤니티 활동, 디지털 연계 활동, 사회 연계 활동 등이 있고 다른 목적과 취지라는 이야기로 가지를 뻗어나가는 상황입니다.

한 지 연

재단과 LCE의 미적체험 예술교육과의 교류에서 근간을 이룬 것은 바로 페다고지였습니다. 교육철학에 기반한 LCE의 페다고지와 접근법을 핵심으로 10년 동안 심화시키면서 통합예술교육에까지 접근해서 확장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통합예술교육은 새로운 영역과 예술교육의 결합을 의미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예술로 플러스>의 성과로 국어, 사회 등 교과목과 예술을 연계하고 이를 통합수업의 형태로 교실 내에서 진행한 것입니다.
이처럼 재단이 10여 년 동안 예술교육 현장에서 많은 성과를 가져오긴 했지만 재단만의 노력으로 서울 전체를 다 커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저희와 함께한 TA들은 스터디한 교육철학과 페다고지를 확산하며 성과를 이루어냈지만 사실 서울시 공공 영역의 요구는 철학에 근거한 페다고지를 기반으로 하기보다는 예술교육을 매개로 하여 보육을 잘하고, 도시 속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보자는 목적의식이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예술교육의 양적 확산을 희망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더불어 서울에서는 예술이 다양한 분야와 연계하다 보니 참여하는 예술가 혹은 기획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역할의 혼동 문제도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Teaching Artist’라는 명칭에서 ‘Teaching’이라는 단어가 주는 아우라가 매우 강한 듯합니다. 이를테면 지역 내 사회적 문제와 결합하여 커뮤니티 대상 예술교육의 방법으로 접근했을 때 이들은 이 활동의 특징은 TA의 ‘Teaching’과는 다른 영역이라고 규정하고 영역 활동가들을 ‘문화기획자’, ‘프로젝트 플래너’, ‘퍼실리테이팅 아티스트’ 등으로 구분하여 활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TA의 활동 영역은 이 모든 부분을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단에서도 앞으로 TA의 상(像)을 어떻게 재개념화하고 이를 토대로 예술교육의 확장 모델을 그려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중입니다.

박 상 혁

특히, TA 영역의 확장 문제는 서울시의 정책적인 요구와 맞물려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공공 영역에서의 돌봄인데요. 서울시가 시민 케어 서비스를 위해 돌봄센터를 400개까지 확대한다고 합니다. 이를 문화적으로 어떻게 연계하고 재단의 TA 모델을 돌봄 영역에 어떤 방식으로 접목할지가 이슈입니다. TA를 모든 돌봄센터에 파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현실적으로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또 서울시에서 예술교육센터를 조성할 계획인데요. 학교를 벗어나 거점 역할을 하는 센터에서 활동하게 될 TA들의 역할, 모델, 관계 맺음 설정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학교예술교육이 중심이었다면 영유아로까지 대상이 확대되고 있고, 중앙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면서 유아 대상 지원사업까지 생겼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그간 구축해온 모델과 성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가 서울형 예술교육 전략의 중요한 연구 과제입니다.

임 미 혜

이제 뉴욕 이야기를 더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커뮤니티 기반의 예술교육 수요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궁금하고요. 실제 TA들은 현장에 어떻게 접근해서 풀어내고, LCE에서는 TA를 어떻게 교육시키는지 궁금합니다. 전략을 짜고 기획하는 파트에서 이런 문제를 다루는 것과 실제 페다고지를 적용하고 가르치는 TA, 그리고 현장에 가는 예술가들은 모두 다를 것 같습니다.

Jean Taylor

뉴욕에서도 단순히 TA라는 용어 자체가 문제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작업하는 아티스트는 심지어 TA라 불리기 싫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 또한 TA라고 하면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들은 커뮤니티 아티스트, 아티스트 액티비스트 등으로 불리기 원합니다. 하지만 저희도 TA가 학교에서만 유용한 용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포괄적인 용어로서의 TA의 확장된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고, 이를 위한 트레이닝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희도 계속 고민하며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하나의 방법은 리더십랩에서 이들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수년 동안 TA로 일한 분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유사한 분야 활동에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예술작품이나 예술통합적인 수업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이 분야 전체에 더 큰 영향을 주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것입니다. 15년 이상 경력의 TA들은 리더십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이 분야에 공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 아티스트들은 타고난 문제해결사입니다. 예술교육뿐 아니라 기업이나 다양한 조직에서 아티스트와 같은 사고방식, 문제해결 능력,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활동을 배우고자 합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프로젝트 내에서 새롭게 사고하는 방법이 매우 가치 있는 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티스트와 TA들의 새로운 역할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역할은 TA들이 새로운 영역에서 실행할 때 동시대에 맞는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뉴욕의 문화예술기관들이 다양성, 형평성, 사회적 통합이라는 3가지 측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제안해보라는 정부의 요청이 있었는데요. 이제는 기관들이 내외부적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가져갈지 생각해야 한다는 명제를 준 것으로 느꼈습니다.

Laurel
Toyofuku

커뮤니티 활동을 링컨센터 혼자서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뉴욕에는 맨해튼, 브롱크스, 브루클린 등 5개 자치구가 있죠. 이렇게 다양한 자치구에서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데에는 링컨센터의 ‘문화혁신펀드’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브루클린 중심부와 브롱크스 남부에서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커뮤니티의 요구에 부합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 지 연

‘문화혁신펀드’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요?

Laurel
Toyofuku

기본적으로 지원금을 제공하는 재단이 한 곳 있고요. 링컨센터는 그곳으로부터 펀딩을 받아 행정을 처리하는 역할을 하고 12개의 각 하부조직에 제공합니다. 그러고 나면 도시 내 여러 단체들이 지원을 신청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링컨센터에서는 소규모 커뮤니티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제안서를 검토하고 지원금을 확정합니다. 커뮤니티 참여 프로그램에 단순히 지원금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류를 하며 문화기관이나 단체들과 함께 일합니다. 다양한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링컨센터에 와서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모델과 프로그램을 배우고 전파하는 역할을 합니다.

임 미 혜

재단도 지원금을 받아서 재교부하는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중 현재 17개에 자치구문화재단이 있습니다. 현장에 더 밀착해 있는 이들이 수요를 파악해서 프로젝트 진행을 지원하는 것이죠. 지금은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앞으로 재단의 미적체험교육, TA아카데미 등과 같은 하나의 우산 안에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Victoria
Angel

저는 TA로서 무용에 강점이 있는데요. 다양한 레벨로 움직임을 확대해나가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새로운 영역의 과업이 주어지는 경우에는 유연성이 중요하고, 경청하기, 즉흥 역량 등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에게 궁극적으로 제공하려는 것은 참여 유도와 경험이죠. 그래서 저는 미적체험 예술교육을 기반으로 다양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 이를 해석해나가며 진행합니다. 최근에는 치매환자, 간병인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저의 배경은 움직임이지만 시각예술, 연극, 음악 분야 동료의 도움을 받아 다양하게 예술적인 적용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TA로서 습득해온 모든 것들이 이들과 함께 작업하는 데 유효했고 이들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랐습니다. 저 또한 간병 분야 전문가가 아님에도 제 경험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제 앞에 놓여 있는 재료들을 TA 활동 경력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미취학 아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을 교육시키는 훈련은 받지 않았지만, 그 순간에 놓였을 때 직관적으로 TA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으로 뚫고 나갈 수 있었습니다.

Jean Taylor

Victoria가 설명한 치매환자, 간병인들과 함께하는 작업은 <LC Moments>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수행을 위해 다양한 영역의 TA들이 ‘접근성팀’의 트레이닝을 받고, 음악치료 트레이닝을 받은 음악치료사와 협업한 것입니다.

임 미 혜

대상과의 관계나 대상을 이해하기 위한 별도의 교육은 없나요?

Jean Taylor

‘접근성팀’ 동료 2명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등 여러 전문가들이 다층적인 트레이닝을 하기도 합니다. 트레이닝을 받아도 의사만큼의 전문성을 갖추기는 어렵지만 대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Barbara
Ellmann

저의 경우 LCE에서 30년 넘게 TA로 활동하면서 배운 것이 제 인생의 중심을 차지했고 어디에서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되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한국, 멕시코, 미국, 홍콩 등 다른 나라에 갈 수 있었고요. TA와 교사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하면서 미적체험 예술교육을 전파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예술작품’을 통한 참여를 배웠다는 점입니다. 수년 동안 TA로 활동하면서 뉴욕의 주요 미술관 2곳에 이를 전파해 교육부서의 생각을 바꿔놓았고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과거 미술관 교육은 미술사의 흐름 안에서 예술작품에 대한 정보를 관객과 공유하는 강연 기반의 교육이 전부였습니다.
이런 방식은 이제 더 이상 뉴욕에서 유용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의견을 기반으로 한 예술작품 관찰에 방점을 두고 탐구정신을 북돋고 있습니다. 현재 미술관에서는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술관 도착 전에 사전 워크숍을 실시하고 방문 후 워크숍을 제공해 개인이 예술작품과 사적인 연결고리를 가져갈 수 있게 합니다. 지난 6년 동안 TA·D랩 운영을 같이하고 있는데요. 어느 하나의 양보나 타협 없이 핵심 신념을 우리의 분야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예술작품이 앞에 없어도 커뮤니티나 여러 다른 과목과의 연계 교육에 우리의 활동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근간이 되는 것은 바로 우리의 페다고지와 철학이기 때문입니다.

한 지 연

10년 전만 해도 예술작품을 근간으로 하는 예술교육, 그리고 예술 그 자체가 중요한 교육 자원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2008년 당시에도 저는 예술작품에 개입하는 링컨센터 예술교육의 페다고지가 재단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교류를 제안했던 것이고요.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박물관, 학교 등 예술교육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이제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예술교육에 접근하는 시도도 많아졌습니다. 또 하나, 예전에는 예술이 어렵고 이해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해서 교육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참여자 스스로도 예술가가 되어서 예술을 만들기도 하며 예술가의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시민들이 향유자가 아닌 생산자가 된 상황에서 TA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Jean Taylor

저희는 ‘예술교육의 근본’을 공고히 하기 위해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가 예술성의 활성화인데요.
이는 전문 예술인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도 유효합니다. LCI의 상주철학가였던 맥신 그린(Maxine Greene, 1917~2014)도 단순히 예술작품을 향유하는 것이 아닌 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야기했습니다.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고 무언가를 만들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지 않을 사람은 없다고요. 의도적으로 이런 부분이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녹아들게 합니다. 저는 얼마 전 텍사스 지역에서 시민들과 함께 노후 건물에 벽화를 그렸는데요. 이 경험을 통해 주인의식이 생길 수 있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연극 분야 예술가들도 커뮤니티에 가서 일대일로 인터뷰를 하고, 커뮤니티만의 이야기를 발췌해 공연으로 만들었습니다.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체계를 구축하는 역량은 아티스트들에게 있다 하더라도, 전체를 아우르는 것은 시민의 역할이었습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진화의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기술과 관련해서는 음악 TA들은 이미 어느 정도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낙후된 학교는 장비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30개의 태블릿 PC를 준비해가서 수업을 합니다. 뉴욕에서도 디지털 TA 트레이닝은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온라인 코스를 한 차례 제공했고요. 사람들과는 오프라인에서와 동일한 수준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카네기홀, 드림야드1) 등과 연계해 디지털을 어떻게 사용할지 이야기하고 있고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과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통한 교육이 잘 결합되어야 하고 그 안의 핵심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임 미 혜

재단은 LCE를 만나면서 생각의 전환을 이루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예술교육은 감상하고 예술을 대상화하는 것이었는데, 참여하고 관찰하고 성찰하는 새로운 예술과의 관계를 만드는 것으로 전환했습니다. 예술에 대한 한국 사회 전반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도 확실한데요. 좋은 말씀을 듣다 보니 다음 단계의 윤곽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예술성은 모든 사람에게 내재되어 있고 예술가, 특히 TA들은 자기 안의 예술성을 먼저 발견한 사람이고 ‘Teaching’으로 다양한 예술작업을 포괄할 수 있는 사람, 삶에서 여러 관계를 새롭게 맺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맥신 그린이 말한 “I am what I am not yet”을 떠올리게 하는 자리였고, 이를 위해 가는 것이 TA의 역할이라는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1. DreamYard: 1994년 설립된 비영리단체. 뉴욕 브롱크스 지역 학교와 협력하여 아동, 청소년 및 가족들에게 다양한 예술향유 및 예술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정리 전민정_객원 편집위원
사진 백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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