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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우리의 춤, 서로 다른 호흡이 어우러지다
<위댄스 페스티벌>

생활예술 춤 동호회의 멋진 공연을 보고, 친절한 선생님에게 인생 첫 춤을 배워보고,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고,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즐기는 <위댄스 페스티벌>이 지난 9월 21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세 번째로 열렸다. 생활문화팀의 일원으로서가 아니라 2017년 동대문구 장한로에서 열렸던 1회 축제, 올해와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2회 축제를 즐기던 시민의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1 오후 7시 물빛무대(위댄스 스테이지)에서 발레포러스 팀이 발레 공연을 선보였다.
   물빛무대에서는 춤신춤왕막춤대회, 2019년도 서울춤자랑 시상식, 25개 자치구 대상 오픈 스테이지 등도 진행됐다.

한강에서 펼쳐진 춤판

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 태풍 소식과 흐린 날씨에도 부대 프로그램 ‘날마다 춤’을 즐기는 무리가 눈에 띄었다. 올해도 음악이 없는 시간에 동작을 인식하는 춤 게임기 앞은 사람들로 붐볐다. 정오부터 시작된 탱고 수업에 이어 오후 2시, 얼반 무대에서는 원밀리언댄스스튜디오 소속의 댄서가 청소년 참가자 무리에게 <아기상어> 춤을 30분 만에 가르쳤다. 본격적으로 몸을 푼 친구들은 곧바로 이어진 ‘춤신춤왕막춤대회’ 행사장으로 달려가 가슴에 번호표를 붙였다.
아쉽게도 청소년들은 본선에는 올라갈 수 없었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다른 참가자들이 너무 막강했던 것. 춤신 3명, 춤왕 3명의 자리를 노리는 이들답게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텐션의 댄스를 선보였다. 리듬에 맞춰 바닥을 배로 쓸고 다니는 남성 참가자, 나비넥타이에 셔츠 차림으로 박자를 놓치지 않고 막춤을 추는 어르신, 조그만 가방을 목으로 돌리는 기예를 서슴지 않은 여성 등이 물빛무대 앞 관객 무리의 환호 데시벨 측정을 통해 춤신 춤왕의 자리에 올랐다. 탈락한 청소년들은 아쉬운 눈빛으로 시상식을 지켜봤다.
<아기상어>를 마스터한 후 토끼눈으로 대회를 관람한 박지수 양은 “부끄럼 없이 춤출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라며, “가족과 한강에 놀러 왔는데 처음엔 엄마에게 떠밀려 댄스교실에 참여했지만 생각 외로 재밌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춤은 학교에서 장기자랑 때만 췄었는데, 앞으로 더 즐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2 오후 4시 30분에는 시민 참가자들이 원밀리언댄스스튜디오 소속의 조아라 안무가에게 얼반 댄스를 배웠다.
3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한 퇴경이(왼쪽에서 두 번째 노란 옷)의 랜덤플레이댄스는 들판 위에서 인파가 둘러싸 만든 네모 무대에서 30여 분 동안 이어졌다.

모두를 아우른 무대

“여러분은 오늘 댄서가 되셨어요. 락, 스텝, 스텝, 스텝.” 스윙댄스 장르인 린디합을 가르치는 강사가 신나게 박자를 읊자, 20쌍의 커플들이 그에 맞춰 발을 옮겼다. 한 곡이 끝나면 웃는 얼굴로 작별하고 새로운 파트너와 손을 맞잡는다. 스윙스테이지에서 몇 걸음 옮기자 평균 연령이 올라간 커플들이 옷을 한껏 차려입고 절제된 표정과 자세로 파트너에게 예의를 갖추며 열정을 뽐낸다. 탱고 ‘위댄스 스테이지’다. 서울 전역에서 모인 6개의 탱고 동호회가 각자의 기량으로 합동공연을 펼쳤다. 이어진 소셜댄스파티에서는 라이브 밴드와 DJ가 음악을 맡고, 동호회원과 시민 관계없이 무대 위에서 어우러졌다. 오후 4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는 탱고·스윙·살사 스테이지 모두가 소셜댄스파티 현장이었다. 약간의 음 간섭과 무대 아래 시선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시민 댄서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무대라고는 하지만 사방이 트인 사각 댄스플로어에는 어린이도 쉽게 올라갈 수 있었고, 장르에 맞지 않게 몸을 흔들어도 아무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았다. “소셜댄스파티는 자유롭게 춤을 추는 시간”이라는 스윙댄스 강사의 설명이 귀에 맴돌았다. 때론 자기 장르 무대의 주인공으로, 때론 다른 장르의 관객으로, 그리고 몇몇은 춤신, 춤왕으로 자유롭게 춤 실력을 뽐내는 춤 동호회인들이 부러운 순간이다.
6개 장르가 5개의 무대에서 7시간 동안 펼친 춤 축제의 주인공은 역시 참가 팀들이었다. 화려한 주인공 뒤 숨은 조력자로서 40팀에 달하는 참가 단체에게 춤 축제의 의미를 알리고, 합동공연을 기획하고 연결해온 생활예술 매개자와 코디네이터의 역할도 컸다. 이들은 한강공원에 어둠이 깔릴 때까지 리허설을 꾸리고 무대를 돌보며 참가 팀들의 상황을 살피느라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였다.
행사의 피날레는 모두가 영상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퇴경이와 함께하는 랜덤플레이댄스’였다. 눈길을 끈 것은 무대에서는 촬영만 이루어지고, 살사 스테이지 앞 너른 들판이 춤판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지금의 <위댄스 페스티벌>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2013년 <서울댄스프로젝트>의 ‘서울무도회’에서 춤단의 손과 음악에 이끌려 광장에서 몸을 흔들었던 군중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2013년 춤단이었던 김일환 씨는 “무대에 뛰어들고 싶은데 장르별, 동호회별로 나뉘어 장벽이 있다”라며 어울려 출 수 있는 춤이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라인댄스 애호가들은 1분 이내에 바뀌는 랜덤 가요에 남녀노소 국적불문 뛰어나와 카메라를 사로잡았다. 기시감과 문화충격이 동시에 왔다. 과거와 현재의 호흡, 그리고 서로의 호흡은 다르지만 그 모두를 아우르는 무대가 내년에는 또 어떤 형식으로 찾아올까?
글 이준걸_서울문화재단 생활문화팀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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