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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호

공연 유료 생중계를 바라보는 상반된 관점들새로운 시장과 팬덤 장사 사이
지난 6월 2일 열린 방탄소년단(BTS) 영국 콘서트는 장소가 세계적인 가수에게만 허락된 웸블리 스타디움이라는 것 외에도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콘서트 실황을 유료로 생중계해 화제를 모았다. 모바일과 컴퓨터로 접속해 3만 3,000원을 결제하면 현장에 가지 않고도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전 세계에서 14만 명이 몰려들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안방 1열에서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계기로 대중 가수들의 ‘콘서트 유료 생중계’ 시장이 화두에 올랐다. 클래식 공연을 유료로 생중계한 지는 오래됐지만, 콘서트는 역사가 짧다. 그 출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2015년 올레TV가 윤도현 밴드의 콘서트를 9,900원에 유료로 생중계하는 등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2016년 8월 7일 B.A.P가 시작이다. 네이버는 같은 달 20일 빅뱅 콘서트에 이어, 2017년 1월 8일 빅뱅 앙코르 콘서트도 유료로 생중계했다. 방탄소년단 웸블리 공연 직후인 지난 6월 23일에는 팬미팅 <BTS 다섯 번째 머스터 매직샵>도 2만 2,000원을 받고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웸블리 공연으로 유료 생중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지, <BTS 다섯 번째 머스터 매직샵>은 올림픽공원 잔디밭에 영상 스크린을 설치해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함께 보도록 했다.
2010년대 초반 IPTV의 성장과 함께 시작된 클래식 유료 생중계 시장은 성공했다. 2015년 올레TV가 <베를린 필하모닉 발트뷔네 콘서트>를 유료로 생중계하는 등 활발하게 이어졌다. 네이버가 스마트폰 앱 V를 출시하면서 TV에서 모바일로 바람이 급속하게 불었다. 클래식 공연은 푯값이 비싸게는 수십만 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비용 문제 등으로 고민하던 관객들에게 좋은 ‘차선책’이 됐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감상이 가능하니 생중계는 대중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듣는 음악’이라는 특성상, 눈 감고 조용히 귀 기울이면 안방 1열에서도 충분히 감상이 가능한 것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대중 가수 콘서트는 ‘떼창’ 문화 등 현장 관객 역시 공연을 만들어가는 요소라는 점에서 고개를 갸웃하는 시선이 많았는데,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콘서트가 46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DVD를 보는 것과 다름없는 영상을 돈을 내고 볼까 싶었는데 그 반응에 놀랐다”라고 말했다. 특히 유료 생중계로 공연을 보는 이들이 채팅에 참여해 감상을 공유하는 ‘쌍방향 소통’은 클래식보다 오히려 대중 가수 콘서트에 제격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스타디움 콘서트를 실시간 생중계로 본 한 팬은 “표를 못 구한 팬들에게는 요긴하다.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과 함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로 공연의 열기를 만끽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튜브로 콘텐츠를 즐기는 게 익숙해지는 등 플랫폼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23일 있은 방탄소년단 팬미팅의 네이버 생중계 장면. (프로그램 갈무리)

시장 논리가 아닌 ‘문화’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IPTV와 함께 시작된 생중계 시장은 차별화된 콘텐츠로 가입자를 늘리려는 목적이 강했다면, K콘서트 유료 생중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 K콘텐츠가 세계의 중심이 된 데 따른 변화다. 몇 해 전 중국의 한 플랫폼은 한국의 인기 아이돌 콘서트 중계권을 5억 원에 사들여 중국 현지에서 50억 원에 가까운 이익을 얻은 적이 있다고 한다. 유료 생중계 시청자만을 위한 시스템도 발전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돈을 내고서라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특별한 콘텐츠를 즐기려는 이들을 위해 VR 기술을 고도화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더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콘서트 생중계를 위해 필요한 서버를 4배 이상 증설하는 등 유료 생중계 시장을 위한 기술력도 발전시키고 있다. <BTS 다섯 번째 머스터 매직샵>을 위해 메인 화면과 동서남북 캠 등 총 5개의 멀티뷰 라이브를 도입했다.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K팝 기획사들도 환영한다.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비율이 어느 정도이든 포털과 수익을 나누기 때문에 콘서트 비용 외에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획사도 생중계 업체도 윈윈할 수 있는 시도”라고 말했다. 모바일과 노트북만 있다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기에, 해당 가수의 팬이 아니더라도 호기심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팬덤을 키울 수도 있다. 김학선 대중문화평론가는 “유튜브와 네이버 등에 익숙한 세대들인 만큼 콘서트 유료 중계는 더 활성화될 것이고, 더 다양한 형식의 수익사업과 프로모션 행사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특별한 경우’일 뿐, 일반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수익을 내려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특정 몇몇 가수에만 한정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기획사들이 빚어놓은 K팝 콘텐츠로 포털 등이 팬덤 장사를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우리가 만들어놓은 K팝의 인기를 이용해 다른 곳에서 팬덤 장사로 돈을 버는 것이 불편하다. 포털이 하는 유료 생중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기획사가 자체적으로 유료 생중계 시장을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 갖가지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생중계 시장이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장사가 아니라 문화라는 차원에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 남지은_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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