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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상담소

6월호

별자리 운세도 신통치 않을 때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립니다
“똑똑똑… 여기가 ‘예술적 상담소’ 맞나요?”
여러분의 어떤 고민도 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리는 ‘예술적 상담소’. 온라인으로 별도 공간을 마련해 고민 상담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고민에 대한 예술적 대책을 찾아 답변을 달아드립니다. 서울문화재단 페이스북 탭에서 ‘예술적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댓글을 달 수도 있답니다. 채택된 질문은 [문화+서울]에 게재되며, [문화+서울]을 1년 동안 보내드립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습니다.

모 대학교 국제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과 특성 때문인지 활발한 제 성격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외국인 친구들과도 자주 교류하고 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이번 학기를 끝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는데요. 그 친구들과 재미난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고민 끝에 내린 답은 한국적인 무언가를 함께하는 게 좋지 않을까입니다. 전시와 공연을 비롯한 문화체험이 좋겠지만 다른 어떤 것도 상관없습니다. 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무언가가 없을까요?

올해 개봉한 영화 <그린 북>(Green Book)을 보면 흑인 피아니스트와 백인 운전기사가 함께 미국 남부로 순회공연을 떠납니다. 공연장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기에, 두 사람은 싫든 좋든 같이 ‘로드 트립’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죠. 처음에는 단순한 거래 관계로 시작하지만, 미국 남부 전역을 여행하며 두 주인공은 진한 우정을 나누고 인종의 차이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그린 북>의 주인공들처럼 함께 로드 트립을 떠나면 어떨까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여정은 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행담도 휴게소’에 들렀다가 전주로 내려가 한옥마을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하며 지역 스포츠팀 경기를 관람하고, 가까운 전남 담양에 들러 죽녹원 내의 ‘이이남아트센터’를 방문해 전시를 관람하는 겁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스포츠 경기, 아트센터의 조합에 약간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어요. ‘과연 외국인 친구들이 좋아할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왜 그러한 장소들을 선정했는지, 이유를 하나씩 알아보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섬 한가운데 위치한 ‘행담도 휴게소’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시설이나 운영 방식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힙니다. 휴게소 음식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가 있을 정도로 국내 여행은 휴게소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데요, 한국의 190여 개 휴게소 중 휴게소 자체가 관광 명소라 할 수 있는 행담도 휴게소는 외국인 친구들과 꼭 가보길 추천합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에서 행담도 방향으로 빠져나가면 행담도 휴게소가 나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이긴 하지만, 빠져나가는 길 자체가 섬을 향해 아래로 나가게끔 되어 있기에 마치 여행지로 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죠. 먼 길을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작은 휴양지 같은 곳이라고 할까요. 서울에서 조금 일찍 출발하면 행담도 휴게소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일출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해는 늘 동쪽에서 뜨지만, 서쪽으로 가서 일출을 보는 ‘역발상’적인 경험을 해보는 것, 신선하지 않을까요. 물론 한국의 여타 휴게소처럼 핫도그, 소떡소떡, 어묵 등 먹을거리도 풍부하고 아울렛도 있기에 휴게소에서만 시간을 보내도 하루 반나절은 금방 갈 겁니다.

전통과 스포츠의 도시 ‘전주’

행담도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운전대를 잡으면 넉넉잡아 2시간 정도 걸려 전주에 도착하게 됩니다.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전주 한옥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매우 알찬 일정이 되겠죠. 풍남문, 전동성당, 경기전, 자만벽화마을 등 명소들이 즐비해 있는 전주한옥마을에서는 한복, 한식, 한지 등 각종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들뿐 아니라 한국인들도 한복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고전적인 건물들과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시간을 과거로 되돌린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전주 한옥마을을 둘러본 후 저녁이 되면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전북 현대 모터스의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축구 경기장의 현장감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K리그1 시즌 기간인 3월부터 12월까지는 평일과 주말 저녁 시간에 경기가 많이 있으니 시작 시간에 맞춰 치킨과 맥주를 사들고 들어가 열심히 땀 흘리며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함께 보며 즐기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만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현장감을 느끼고 싶다면,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열리는 프로농구 정규 시즌 중 전주 KCC 이지스의 홈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담양 죽녹원 내 ‘이이남아트센터’

전주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1시간 30분가량 운전을 해 담양으로 내려오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담양 죽녹원 내의 이이남아트센터입니다. 이이남 작가는 전남 담양 출신의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클림트의 <키스>와 같은 작품들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디지털 영상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이남 작가가 대나무를 소재로 해 만든 작품들이 전시된 이이남아트센터에서는 전통적이고 자연적인 ‘대나무’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매우 독특하고 고유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데요. 외국인 친구들에게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인 이이남 작가에 대해 소개하면서 작품을 함께 감상하는 것도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드는 데 일조하리라는 생각입니다.
서울에서 시작해 행담도, 전주를 거쳐 담양에서 끝나는 1박 2일간의 짧은 로드 트립 일정을 한 번 구상해봤는데요. 한국에서의 시간이 곧 마무리되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인 만큼, 전 세계를 통틀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의 ‘휴게소’ 중 가장 독특한 행담도 휴게소, 한국의 전통문화와 한국인이 사랑하는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전주, 그리고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이이남아트센터를 일정에 포함해봤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있다면 제주도에서 로드 트립을 함께 떠나보는 것도 좋겠네요. 고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이 그리워질 수 있게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기 바랍니다.

답변 헬레나 유_칼럼니스트. 이화여대 영문학과 및 국제대학원 국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헬레나의 그림이야기> 등 문화예술 관련 글을 써왔다. 다국어 통번역 및 골프투어 업체 ‘티브릿지-한국국제통상번역원’의 대표이다. 한국, 스코틀랜드, 태국 등을 오가며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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