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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예술·체육계 병역특례 논란젊은 예술가들의 미래를 우선해야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야구 국가대표팀이 대거 병역특례 혜택을 받으면서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예술인과 공연계 관계자, 문화체육관광부, 병무청 등의 입장 차와 의견을 살펴보고, 병역특례를 둘러싼 긍정적, 비판적 시각들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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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9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술요원 병역면제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병역특례 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란?

최근 논란이 된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국위 선양 및 문화 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가 그 대상자다. 예술요원 편입은 군 복무 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 4주간의 기초군사교육과 2년 10개월 동안의 공익 복무로 군 복무를 대신하는 것이다. 동시에 사회적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 등 봉사활동도 544시간을 채워야 한다. 현재 예술요원은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에 적용된다. 예술요원 인정 대회는 몇 차례 축소를 거쳐 클래식 음악 29개, 발레와 현대무용 12개, 국악과 한국무용 7개가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예술요원으로 편입해 복무한 예술인은 280명이다. 매년 편입 인원은 20~30명 정도다. 지난해 기준 대체복무자 2만 8,000여 명 중 예술요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소수다. 누구나 알 만한 콩쿠르에서 1, 2위에 오르는 것은 그만큼 쉽지 않다.
병역특례 제도 논란이 문화계로 번진 건 대중음악과 순수예술계 간의 형평성이 도마에 오른 탓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바이올린 연주자와 아이돌 그룹을 비교하며 “국위선양 기준에서 볼 때 오히려 한류를 선도하는 대중음악이 우대받아야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각 예술 분야의 우위를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다. 대중적 관심이 적다고 해서 예술가들이 기여한 문화 발전 정도가 미미하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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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의 특수성 인정 필요

세계적인 콩쿠르에서의 우승은 국위 선양의 의미도 있지만, 예술계에서 대체복무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근거는 예술인의 특수성이다. 군 복무로 인해 입은 타격을 회복할 수 없는 장르라는 것이다. 예컨대 연예인은 군 복무 뒤(비록 인기가 전보다 못하더라도) 다시 활동할 수 있지만, 연주자나 무용수는 사실상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 클래식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자일지라도 한동안 악기를 연주하지 못해 손이 굳어버린다면,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다”고 했다. 무용 역시 마찬가지다. 발레 관계자들은 “발레에서 사용하는 근육과 군대에서 쓰는 근육이 달라 체형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들 예술가들은 입대할 때 ‘돌아와서 어떤 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조차 세울 수 없다고 한다. 자신의 실력이 2년 뒤 어느 정도일지 가늠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이러한 예술가들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 시작됐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197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전 세계의 주목을 받던 당시, 그의 군 복무가 이슈가 되면서 도입됐다. 지난 10월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발레의 특성상 1년에 (병역특례 대상자가) 몇 명밖에 안 나온다”며 “실력과 재능이 있는 무용수들에게 특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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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9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술요원 병역면제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병역특례 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부작용은 줄이되 예술가 지원은 확장해야
현행 예술요원 제도에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다. 콩쿠르에서 특정인을 밀어준다는 뒷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 대안은 일종의 마일리지 제도다. 입상 성적별로 점수를 부여하고 일정 점수가 되면 군 면제가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마일리지 제도가 콩쿠르 만능주의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무대에 서는 게 목표인 예술가를 마치 기록 경쟁을 하는 운동선수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군악대 확대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악기만 다루는 군악대를 확장해 무용수들도 함께 국군예술부대를 창설하자는 주장은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나왔다. 러시아에서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무용단을 포함한 250여 명의 예술가들이 국군예술부대인 레드 아미앙상블에서 해외공연과 위문공연 등을 하며 대체복무를 한다. 국내에서는 예산 부족이 늘 문제가 됐다.
또 다른 대안은 국립단체에서의 활동을 대체복무로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대만과 이스라엘에서는 국립단체에 소속돼 활동하면 군 복무로 인정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진정한 의미의 예술가로서의 활동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예컨대 사회 통념상 군의관은 의사 경력으로 인정받지만, 군악대 2년을 음악가로서의 경력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예술계 내부에서도 수많은 입장 차가 존재한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등 정부부처에서는 병역특례 제도를 손보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중요한 건 젊은 예술가들의 미래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아끼지 말자는 데 의견을 모으는 것 아닐까. 15살 때 일본 하마마쓰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병역특례 대상자가 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몇 년 후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우승했듯이 말이다.
글 양진하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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