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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공감

12월호

2015 서울상상력발전소 ‘다시 만나는 세운상가’ 보물기지의 재발견
세운상가는 서울 근대화의 상징적인 건축물이자 장소다. 이곳에서 지난 11월 개최된 ‘2015 서울상상력발전소: 다시 만나는 세운상가’는 이곳의 의미를 새로운 예술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과거-현재-미래, 기술과 예술, 장인과 젊은 창작자 그리고 관객이 공존하는 곳으로 세운상가는 세상의 기운(世運)을 다시 모으고 있다.

1 중정형 구조의 세운상가(5층~8층)에서 지난 11월 ‘2015 서울상상력발전소: 다시 만나는 세운 상가’가 진행됐다.1 중정형 구조의 세운상가(5층~8층)에서 지난 11월 ‘2015 서울상상력발전소: 다시 만나는 세운 상가’가 진행됐다.

창작자의 새로운 둥지로 재발견되는 세운상가

1968년 건립된 세운상가는 서울의 근대화 과정을 오롯이 담고 있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건물로 남산과 종묘를 잇는 약 1km에 달하는 규모는 지금으로서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이며, ‘맨손으로 들어가 우주선을 만들어 나올 수 있는 곳’이라고 할 만큼 ‘없는 게 없는’ 곳으로 이름났다. 1980년대부터는 명동, 충무로 지역으로 서울의 중심 상권이 이동하고 용산에 대규모 전자상가가 생기면서 그 전성시대가 서서히 저물었지만, 아직도 세운상가는 전기·전자제품의 집산지이자 국내 오디오 고수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으로 손꼽힌다.
이곳에서 지난 11월 진행된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의 ‘2015 서울상상력발전소’는 세운상가의 가치와 재미를 재발견하는 기회였다. 작년에 이어 2회째 진행된 프로젝트의 올해 주제는 ‘다시 만나는 세운상가’. 최근 문화예술계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메이커’(Maker, 직접 만들고 제작하는 사람)의 중심 커뮤니티로서 창작자-관객의 구분을 벗어난 새로운 사회적 예술 플랫폼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였다. 아닌 게 아니라 세운상가는 최근 저렴한 임차료와 편리한 교통, 무엇보다 청계천 일대 상가와의 접근성 및 ‘없는 게 없는’ 곳으로서의 집적 이익으로 인해 젊은 창작자들의 보금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상가 곳곳에 메이커·아티스트들이 작은 전시 공간이나 작업실 등을 마련해 둥지를 틀며 기존 상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행사를 심심치 않게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서울상상력발전소 역시 세운상가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면서 기존의 장인과 창작자, 관객이 만나 예술의 전초기지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제작(Making)의 매력을 한껏 맛볼 ‘개미지옥’

이번 서울상상력발전소 ‘다시 만나는 세운상가’에서는 기획전시와 강연, 공연·퍼포먼스, 워크숍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기획전 <멋진 신세계>에서는 ‘서울세운상가아파트’ ‘김수근’ ‘여성터키탕’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 ‘미사일’ ‘2000개가 넘는 점포’ ‘주거용 아파트 851채’ 등 세운상가와 연관된 총 153개의 키워드를 주제로 작가 김구림, 성능경, 박경근, 시인 심보선, 디자인비평가 박해천 등 총 18명의 예술가가 영상, 설치 작업과 강연, 퍼포먼스 등을 선보였다. 특히 행사가 진행된 세운상가 5층 실내광장은 광장을 중정 삼아 6층, 7층과 통하는 독특한 구조의 공간이다. 6층과 7층 난간에는 영상 작품이 설치돼, 떠들썩한 5층의 생기와 작품 속 과거 서울의 모습이 공존하며 독특한 풍경을 자아냈다. 포장 오브제(오성포장), 짐자전거(삼성오토바이), 게임기(이레전자), 조명 디스플레이(J라이팅) 등 세운상가 10개 업체의 작품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관객이 창작자가 되는 워크숍 프로그램도 간단한 조작으로 아날로그 기기 특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됐다. 세운상가에서 구할 수 있는 부품으로 스피커를 만들고(제로투원 ‘세운상가에서 D.I.Y. 스피커 만들기’), 손바닥 PC인 ‘라즈베리파이’를 이용해 예전 오락실이나 가정용 비디오게임으로 즐기던 추억의 게임을 만드는 워크숍(산딸기마을 ‘추억의 오락기 만들기: 라즈조이박스’) 등은 30~40대 참가자에게는 오래전 추억을, 10~20대 참가자에게는 아날로그 기계 특유의 놀라움과 재미를 전했다. 이들 역시 ‘세운상가’의 장소성과 닿아 있으면서 ‘만들기’의 헤어나오기 힘든 매력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2 11월 13일 오프닝 행사에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세운상가 키드’인 뮤지션 남궁연과 세운상가의 장인(대원공구 원명학 대표, 청운전기 오성국 대표)의 토크쇼가 진행됐다.<br/>
3 관객의 호응을 얻은 워크숍 ‘바느질 회로로 만드는 달빛 액세서리’.2 11월 13일 오프닝 행사에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세운상가 키드’인 뮤지션 남궁연과 세운상가의 장인(대원공구 원명학 대표, 청운전기 오성국 대표)의 토크쇼가 진행됐다.
3 관객의 호응을 얻은 워크숍 ‘바느질 회로로 만드는 달빛 액세서리’.

신구, 장인과 창작자가 공존하는 제2의 전성기로

50년 가까이 서울 중심부에 존재한 세운상가는 급속도로 진행된 근대화의 우여곡절을 체화한 탓에 ‘몰락’ ‘슬럼화’라는 단어와 함께 언급된 적도 있다. 그러나 쉽게 얘기되는 것과 달리 세운상가는 이제껏 가동을 멈춘 적이 없으며 여전히 전국에서 부품을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 전국에서 소비자와 상인이 빈번히 찾는 전문상가로 성업 중이다. 지난 11월 13일 진행된 오프닝 행사에는 ‘세운상가 키드’인 뮤지션 남궁연과 40년 넘게 공구사업을 하고 있는 대원공구 원명학 대표, 역시 세운상가에서 대를 이어 청운전기를 꾸려온 오성국 대표의 특별한 수다 자리가 마련됐다.
“세운상가는 좁은 공간에 상점이 복잡하게 들어서 있어서 여길 찾아온 사람이 골라서 들어가는 구조예요. 넓은 홀에서 호객행위가 빈번한 용산전자상가와는 다르죠. 가게에 들어가면 사장님으로부터 오디오와 함께 오디오와 과학에 대한 ‘지식’을 구입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남궁연)
“세운상가에 젊은이들의 발길이 뜸해진 데엔 인터넷의 발달도 한몫한 거죠. 묻고 답하는 역할을 인터넷이 해주니까요.”(오성국)
1960~70년대 오디오, 80년대 TV, 90년대 워크맨 등 세운상가는 세상의 발전, 한 세대의 성장과 함께 변모했다. 잠시 주춤했지만 새로운 세대는 전과는 다른 즐거움과 이유를 찾아 세운상가로 모여들고 있다. 토크쇼의 말미에 오성국 대표는 “이곳이 누군가가 계속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많은 이가 바랄 그 꿈은 이제 좀 더 활발한 실천으로 이어질 참이다.문화+서울

글 이아림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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