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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10월호

ADAM, 亞當計劃 만들기와 만나기, 그 방식과 과정에 대한 시도

2017년에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ADAM프로젝트는 ‘Asia Discovers Asia Meeting for Contemporary Performance’를 표어로 삼는 국제 공연예술 회의 및 네트워크다. 2019년 7월 22일부터 8월 18일까지, 약 한 달에 걸쳐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된 이번 ADAM3는 ‘예술가 실험실 ADAM Artist Lab’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그 과정에서의 발견을 공유하는 ‘연회 Annual Meeting’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국에서 총 12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2019년의 전체 네트워크를 관통하는 주제는 ‘Performing (with/in) Communities’로, 현지 언어로는 ‘社群(與)藝術’ 즉, ‘커뮤니티(와)예술’이었다.

예술가실험실(藝術家實驗室) - ADAM Artist Lab

커뮤니티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레지던시의 첫 주는 ‘마주침’(Encounter)이란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큐레이터 그룹이 사전에 섭외한 모든 커뮤니티를 방문하여 인사를 나누고 기초적인 정보를 교류하는 주간이었다. 해당 커뮤니티들은 참여 아티스트들이 공모 신청 과정에서 밝힌 각자의 관심 주제를 토대로 섭외되었는데, 취합된 키워드들은 주거, 공공 공간, 사회운동, 이주노동, 이주민, 원주민(소수 민족), 성소수자 등이었다. 따라서 첫 주에 답사했던 커뮤니티들은 홈리스 자선조직협회 ‘Homeless Taiwan’(芒草心), 대만과 홍콩의 민주주의에 대한 토론이 활발한 ‘Halfway Cafe’, 도구와 기술 공유로 대안 경제를 지향하는 마을공동체 ‘Tool Repair House’(小白屋), ‘Tongguang’(同光) LGBT 교회, 타이베이 기차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도네시아 이주민 모임 등이었다. 일정은 답사와 더불어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하거나 약식의 강연이 마련되기도 하는 식이었다.
기초적인 답사 이후 둘째 주부터는 참여 아티스트들이 여러 그룹들로 나뉘어 하나의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추거나 여러 커뮤니티를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통합하여 리서치를 심화하는 ‘탐색’(Exploring) 과정을 거쳤고, 이어 셋째 주에는 커뮤니티와 ‘관계 맺기’(Involving)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2주간의 과정은 답사와 더불어 토론의 연속이기도 했는데, 많은 아티스트에게 영어가 모어가 아니었기에 합의에 도달하기에 앞서 ‘소통 그 자체’를 위한 시간이 많이 소요된 것은 물론이었고, 언어가 아닌 다른 매체가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다만, 이는 그저 비효율적인 시간 활용이나 작업의 중단으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관점과 사유 방식의 확장이나 전환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각기 다른 것들이 묘하게 접붙여져 하나의 새로운 것으로 도출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1, 2 커뮤니티 리서치 현장.

연회(年會) - ADAM Annual Meeting

리서치 발표 주간은 ADAM의 주최 기관인 Taipei Performing Arts Center의 Taipei Arts Festival 기간이기도 했다. 페스티벌 공연이 저녁 시간대 극장에서 상연되는 식이라면, ADAM의 공유와 회의는 오후 시간대에 연습실과 세미나실, 야외 공간 등 각 그룹과 발표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올해 레지던시 참가자들의 발표는 전시, 퍼포먼스, 프레젠테이션 등 여러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회의’(Meeting) 혹은 ‘관객과의 대화’에는 초반의 다소 평가적인 분위기에서 점점 관객 자신의 구체적인 감각과 소회가 오갔고, 발표 장소와 더불어 행사장 곳곳에서 대화가 이루어지며, 발표자와 관객이 함께 어떤 ‘만남’의 상태를 만들어가는 듯 보였다. 과정 발표는 ADAM3 참여 아티스트들만 진행한 것이 아니라 2018년 참여 아티스트들의 후속 리서치 및 퍼포먼스와 병행되었으며, 2017년 첫해에 발표된 한 프로젝트는 Taipei Arts Festival에서 상연되고 있기도 했다. 더불어 전년도에 참여했던 아티스트들 중 일부는 협력 큐레이터와 퍼실리테이터, 또는 관찰자로 초청되어 리서치 기반의 작업과 work-in-process 방식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공유했다.
마지막 세션은 올해 일정에 참여했던 모든 구성원들이 모여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동시대 공연예술 및 퍼포먼스는 시장(Market)의 언어와 어떻게 공존 또는 병존하거나 대립할 수 있을지, 그 가운데 회의(Meeting)라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은 어떤 담론을 생산하거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과정과 그것의 공유 방식은 어떤 관계 맺기를 통해 가능할지 등. 물론 하나의 거대한 합의가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어떤 의제에 대한 관점과 고민을 공유한 시간은 생각의 전환이든, 경험 그 자체로든 남아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실천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글 김원영_송이원_연출가. ‘丙 소사이어티’에서 글 쓰고 연출하는 사람. eewon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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