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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호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은평팀 박도욱
우리 만남은 ‘우연’일까

예술을 공부한 박도욱 대리는

대학에서 예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미술사·미학 등 시각예술 관련한 이론을 공부했고, 그래서인지 평소 미술 전시나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이 취미입니다. 서울문화재단에 처음 발을 들인 건 2016년, 시민청이었어요. 현재는 ‘서울무용창작센터’라고도 부르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은평에서 공연장 외의 시설을 조성하고, 대외 협력 프로그램과 개관식을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재단의 사업에 직접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입사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저는 서울시에서 진행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 문화예술 공공기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입사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결국 시민과 가깝게 소통하며 문화예술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긍정적인 경험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내 이력의 ‘시민청 시리즈’

여러 부서를 거쳤지만, 그중에서도 시민청과 삼각산시민청은 조금 각별합니다.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운영과 기념행사, 시민 참여 전시, 워크숍 등 꽤 많은 업무를 진행했기 때문인데요. 삼각산시민청의 개관과 시민청의 폐관이라는 이슈를 모두 직접 경험했기에 제게는 특별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지요. 근무 기간의 각종 에피소드라면 끝없이 풀어낼 수 있지만, 다른 무엇보다 시민청에서 함께 일한 동료와 선후배들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제게 가장 와닿는 특별한 부분입니다.

완전히 다르고도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다는 것

이후 홍보팀에서는 방송 언론과 소통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평소 텔레비전도 잘 보지 않는 터라 방송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 많이 헤맸습니다. 옆에서 도와주는 동료들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홍보팀 업무를 통해 재단의 여러 공간과 다양한 사업에 직접 참여하며 자세히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경험 덕분에 시야를 넓혀 익숙하지 않은 것 또한 좀 더 열린 태도로 바라볼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서의 업무는 시각예술 전공과 연계성도 있지만, 이전부터 ‘레지던시’라는 공간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무척 좋았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이를 계기로 평소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서 진행하기 힘든 업무를 추진해볼 수도 있었고요. 특히 롯데백화점 내에 상설 점포를 조성해 공예 작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문화예술 장르가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의 모든 직원은 전공이나 업무 경력,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여러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을 겪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어려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지만, 오히려 본인이 가진 경험이나 능력의 경계를 확장하는 계기로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레 슈즈를 신으며

2024년 초 은평 센터에 왔을 때, 무용에 대해 너무나 아는 것이 없어 뭐라도 배우자는 생각으로 발레학원에 등록했습니다. 큰 호기심은 아니고, 단지 생활 반경 안에서 다닐 수 있어 배우기 시작한 것인데요. 예상대로 남자 수강생은 저뿐이었습니다. 의외로 수강료가 비싸지 않고, 수업을 듣다보면 체력적으로 힘든 데다가 자신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느낄 겨를이 없더군요. 물론 30대 중반 남성인 제 발레 실력은 크게 늘지 않고 있습니다만, 단순히 무용 공연을 보거나 소식을 듣는 것보다 몸으로 익히는 것이 훨씬 와닿는다는 생각입니다. 나름 재미를 붙여 이곳이 아니더라도 취미로 발레를 계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취미를 가진 분들이 많지요. 저는 이렇게 직접 해 보는 예술 경험을 권해보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문화와 예술을 더욱 깊게 즐길 수 있거든요.

문화행정가로서의 자세

‘스스로 납득한 다음에 행동하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얻는 개인적 혹은 사회적 이로움은 수치나 정량 성과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보이는 것에만 의존해 일하다보면 쉽게 지치고, 보람을 느끼기도 쉽지 않지요. ‘납득할 수 있는 지점’이란 예술가와 피부가 맞닿는 거리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현장감일 수도 있고, 담당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례에 얼마나 가까운지로 따질 수도 있을 겁니다. 다시 말해, 문화행정가로서 뚜렷한 주관을 갖고 계속해서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과 주변 환경을 깊이 이해한 뒤 결정을 내리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문화예술이 좀 더 풍성해지려면

뭔가 교훈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지만, 질문에 대한 제 답은 ‘우연’입니다. 평범하게 길을 걷다가 어떤 그림이 눈에 들어오거나 짧은 선율이 귀에 들어와 관심을 갖게 돼 깊은 예술 애호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이런 우연을 위해 일상에 문화예술을 심어두는 역할을 하는 주된 주체 중 하나가 서울문화재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어떤 담론이나 정책적 실행이 더 필요하다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을 계속해서 꾸준하게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씨앗을 뿌리되 최대한 좋은 것을 선별하고 적합한 장소를 골라 적절한 시간에 심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지요. 그러니 질문에 대한 답을 조금 바꾸자면, 모든 재단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같이 힘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웃음)

잊지 못할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은평의 달력
2024.1 처음 은평 센터에 발령받은 때입니다. 벌써 1년 반이나 흘렀네요. 그럴싸한 외관과 달리 거친 시멘트가 노출된 내부를 마주한 순간의 기억은 앞으로도 영영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간 나름대로 시설 관련 업무를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모든 자신감이 걱정으로 바뀌던 순간이었거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공연장과 그 외 부속 공간을 조성하는 업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신규 개관을 앞둔 서초·강북·은평 센터가 예술교육실 아래 한데 묶여 함께 근무했는데요. 방점을 둬야 할 부분이 무엇이며, 지역 특화형 거점 공간으로서 집중할 부분은 어떤 점인지 알아가는 시기였습니다.
2024.7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센터 건물이 침수를 겪었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고자 일단은 위치상으로도 가깝고, 장르도 일치하는 홍은동 서울무용센터로 사무실을 이전했습니다. 이곳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는데요. 본격적으로 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설계를 비롯해 큰 방향성을 정하고, 무용 장르에 특화된 공간으로서 어떤 것들을 갖춰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무용계에 은평 센터의 존재와 비전을 알리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5.4 은평 센터에 입주한 시기입니다. 내외부 모두 빠르게 공사가 이어지면서 하루가 다르게 무용 전문 공간으로서 모습을 갖춰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보람이 느껴지고, 또 그 보람만큼이나 고민이 쌓이는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태희 [문화+서울]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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