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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D

7월호

예술인 아카이브

박소라

시각예술/조각·미디어·설치
@soraparque
sorapark.xyz
2025 금천예술공장 16기 입주작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박소라입니다. 주로 조각과 설치 작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해 있습니다.

2019년 런던 유학시절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과 열었던 전시가 기억납니다. 학교 근처 그리니치의 작은 갤러리에서 기획부터 설치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한 첫 전시였습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21년 문래예술공장에서 열린 단체전 《끼워진 촉각》을 시작으로 삼아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예술가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관심을 가진 매체는 사진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오랫동안 갖고 있던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가 하나 있는데요. 이 카메라로 멋진 구도, 빛, 순간을 담기 위해 한 컷 한 컷을 신중히 찍고, 현상된 사진을 받아보기를 기다리던 경험이 아직도 설레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차곡차곡 쌓이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매체로 관심을 확장해나갔고, 점차 창작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머릿속과 드로잉, 3D 프로그램을 오가며 구상하던 작업이 실제 공간 안에서 완성되는 순간에서야 스스로 예술가임을 자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 이 순간이 작가로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메타뷰티이노베이션>, 2024, 대구문화예술회관 설치 전경

대표작 중 하나로는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전시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에서 선보인 작품 <시티펜스>2024가 있습니다. 이 작업은 동일한 구조 단위가 겹치고 연결되며 하나의 형태를 이루는 조각 설치 작품으로, 관객은 구조물처럼 보이는 조각을 직접 밀고 당기며 작품과 신체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조각은 전시실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며 존재하게 됩니다. 작품의 제목처럼 이 조각은 공간에서 관객의 동선을 구획하거나 차단하는 ‘펜스’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동선과 접속의 흐름을 유도하거나 막아서는 장치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표면에 인쇄된 그리드 좌표와 같은 시각적 요소들은 디지털 시대, 특히 가상공간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움직임, 연결, 단절의 구조를 환기합니다. 저는 이처럼 관객과 작품, 공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며 작업해왔습니다. 최근 작업에 있어서는 SF적 상상을 시작으로 조각을 만들고 있으며, 상상한 서사를 함께 전달하기 위해 영상 매체나 VR·AR 등을 혼합하는 방식으로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저는 창작의 출발점으로 사회와 기술의 변화에 주목하는 편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알고리즘 기반의 소셜미디어 환경에서 기술이 인간의 사고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는지 관찰해왔습니다. 또한, 개인이 어떻게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자신을 이미지로 표출하고, 그 이미지가 다시 자아를 인식하는 데 영향을 주는지에 관해서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제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주로 책을 읽는 편이며, 디지털 매체 환경이 우리 삶에 가져온 변화를 꾸준히 탐구하고 있습니다.

<시티펜스>, 2024,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미지줌

최근 본 작업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봉준호 감독의 SF 영화 <미키 17>입니다. 단순한 미래 상상에 그치지 않고, 동시대적 시선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 소모되는 인간, 식민주의처럼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다루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 인플루언서와 디지털 매체 환경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영상 작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다가오는 8월, 보안여관에서 열리는 《나는 정복당했다-종의사파리》 전을 통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정리 나혜린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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