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아카이브
김도현
클래식 음악/피아노
b.1994
@nickkim1003
2024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김도현 피아노 리사이틀 슈만Schumann 1810-1856>
2025 제3회 서울예술상 음악 부문 최우수상
음악의 아름다움과 치유의 힘에 감동받아
피아니스트의 길을 택했고, 재능을 바탕으로
그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음악가 김도현입니다.
유치원에 다닐 당시 배운 동요를 집에 있는
피아노로 더듬더듬 뚱땅거리며 처음 음악을
접했고, 동네 피아노 학원에 다니다 중학교에
재학하면서 많은 음악을 들으며 피아노를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2017년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에서 학사를 졸업한 후,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Verbier Festival에서 열린
방돔 프라이즈 콩쿠르The Vendome Prize for Piano에서
수상하고 뉴욕 영 콘서트 아티스트Young Concert Artist
국제 오디션에서 우승하며 연주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연주를
이어가다가, 2021년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Ferruccio
Busoni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에서 2위를
기록하고 국내에서도 연주 기회를 자주 얻게
됐습니다.
저는 아직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끔 제 음악을 통해 깊은
감동을 전할 수 있을 때가 있는데, 그 순간마다 더
좋은 음악가가 돼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의 공연이 펼쳐지고 사라지는 순간들이
저와 제 공연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고, 그 기록은 곧 마음속 작품이 됩니다.
『Poeme』2024은 플루티스트 김유빈과 함께 작업한
앨범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남는 기록이겠네요.
제 솔로 앨범 작업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비롯해
예정된 여러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중
몇 개만 소개하자면, 가장 먼저 7월
10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목요일 스페이스’와 9월 27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의 독주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제 음악은 저만의 색이 짙게 묻어날 때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직간접적인
감정과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하며,
사람의 목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묘사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스스로 세상을 경험하며 느끼는 생각, 감각,
감정과 지식이 예술 활동에 많은 영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주와 음악을 만든 존재로부터도
영감을 받고요. 정규 학업을 모두 마친 지금,
혼자 있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고 느낍니다.
마음껏 연습하고 책을 읽으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음악을 들을 때 그것이 모두 다
제 음악에 녹아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가수
김진호의 『사람들』2014이라는 앨범을 자주
들으며 짙은 감정이 담긴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음악에 대한 사랑을 계속해서 일깨우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
명상수업』2025이라는 책을 읽으며 더 좋은
사람으로서, 예술가로서 꼭 탑재해야 할 기술과
지식을 배웠고, 제게 아주 큰 영감이 됐습니다.
최근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이하느리의 작품과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회를 봤습니다. 외우기도 어려운
곡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너무나도 자유롭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 지난해 첼리스트
한재민이 룩셈부르크 필하모닉과 연주한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에서 펼쳐낸 그의 강렬한
감정 표현과 첼로의 울림은 아직도 제 심장에서
진동하고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음악가로서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의 연주를 보며 교류할 때,
그 순간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최근에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을 접했는데,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음악 장르를 외면하고 생소하게
느낀 적도 있지만, 최근 들어 마음을 열어 다양한
음악을 접했고, 1900년대 후반을 장악한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역시 인상 깊게 감상했습니다. 록이라고 하면
보통 과격하게 머리를 흔들며 스트레스를 푸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는데, 멤버 한 명 한 명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앨범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 되도록 한 완성도에 놀라움과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음악은 공감의 예술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처음
들어도 생소하게 느끼지 않고 그것에 공감하게
하며, 나아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음악을 찾아 나가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저는
20대 중반에서야 음악가가 되기로 결심했는데요.
연주 활동을 늦게 시작한 만큼 배워야 할 기술과
지식, 경험이 무수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주어진 모든 연주에 최선을 다하며 그 길을 꾸준히
걸어 나가겠습니다.
글 안미영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