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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호

먹고, 보고, 즐기는 한국 문화
파리 올림픽& 코리아시즌 리포트

8월 1일 파리 코리아하우스 ‘한국의 날’ 행사의 한복 패션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스포츠 선수들의 피, 땀, 눈물로 적신 2024년 프랑스 파리의 여름, 그 한복판에 또 다른 ‘핫 플레이스’가 있었다. 파리 중심부인 7구, 주프랑스 대한민국 대사관과 양궁 경기가 펼쳐진 앵발리드 광장 근처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다. 3층 규모의 ‘화학의 집(메종 드 라 시미Maison de la Chimie)’ 건물 전체를 대관해 공연장·전시장·내부 정원·기자회견장·사무국 등으로 꾸린 공간은 올림픽 기간 내내 한국 문화를 알리는 거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2024 파리 올림픽 코리아하우스에는 7월 25일부터 8월 11일까지 총 16일간(개관식, ‘한국의 날’ 등 공식 행사 제외) 64,659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4천여 명이 방문한 셈이다. 대한체육회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부터 매번 선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코리아하우스를 운영해왔는데, 올해는 특별히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진행되고 있는 ‘2024 코리아시즌’과 결합해 새롭고도 다채로운 한국 문화예술의 매력을 프랑스 파리에 전파했다.

실제로 7월 28일(현지 시각) 직접 방문한 코리아하우스는 입구부터 긴 줄이 늘어서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한국인보다 외국인 비중이 높았다. 온라인으로 예약한 뒤 입구에서 입장 등록을 거쳐야 했는데, 전체 방문객 중 한국인이 20%, 외국인이 8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음식을 맛보고 즐기는 사람들 ⓒ대한체육회

내부의 각 공간에선 콘텐츠, 음악, 푸드, 패션, 미술 등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먼저 입구를 지나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넓은 방에서 코리아하우스 타이틀 스폰서인 CJ가 영화·드라마·K-팝 등을 망라한 K-콘텐츠 전시관을 운영했다. 이어진 문밖의 야외 정원으로 나가면 비비고·카스·파리바게뜨 등 브랜드가 한국 음식의 매력을 알렸다. 떡볶이·만두·맥주 등을 판매했고, 일찌감치 재료가 소진된 메뉴도 있었다. 이곳 정원엔 올림픽 경기를 생중계해주는 대형 스크린도 마련돼 대한민국 경기 때마다 열띤 응원전도 펼쳐졌다.

한복을 입어볼 수 있도록 한 한국관광공사 홍보관, 스포츠 스타 얼굴이 들어간 프레임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포토이즘 부스는 늘 붐볐다. 하이브와 협업해 조성한 K-팝 공간에선 그룹 뉴진스의 실물 크기 사진이나 엔하이픈·세븐틴 등의 공연 영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 팬들도 많았다.

상설 전시관은 한국 고유의 매력을 알리는 데 일조했다. 체험관 한편에 마련된 《댓츠 코리아: 시간의 형태THAT’S KOREA : The Shape of Time》 전시는 한복·한지·소반 등 전통 요소로 관람객 시선을 끌었다. 2층의 한국콘텐츠진흥원 전시관은 우리나라 전통과 자연, K-팝, 게임 등을 주제로 미디어아트를 선보였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한국도자재단은 홍근영·고우정·맹욱재·심다은·윤호준 작가의 도예품을 전시했다. 파리 시내의 북적임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하게 한국적인 선과 여백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7월 28일과 29일 양일간 코리아하우스 2층 강당에선 국립발레단의 갈라 무대도 성황리에 열렸다. 발레 종주국으로 꼽히는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백조의 호수>, <해적> 등 고전 발레뿐 아니라 소속 단원들이 한국적 요소를 활용해 창작한 컨템퍼러리 발레까지 뽐냈다. 관객들은 “새로운 발레를 발견했다”, “완성도가 높다”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사실 공연 전까지도 교민이 올지, 현지인이나 관광객이 올지, 객석이 채워지긴 할지 모든 게 예측 불가였다. 그러나 기우였다. 하루 800석이 이틀 연속 매진됐다. 당일 선착순 무료로 배포되는 표를 받기 위해 남녀노소·국적 불문 인파가 공연 3시간 전부터 줄을 서기도 했다. 파리에 거주하는 수자니는 “2016년 방탄소년단BTS을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화장품, 음식, 한복 등은 익숙한데, 더 많은 문화를 알고 싶어 발레 공연도 보러 왔다”고 했다. 그는 틱톡을 통해 코리아하우스 운영 소식을 접하고 친구와 함께 하루를 이곳에서 보냈다고 했다.

국립발레단의 갈라 공연 중 강효형 안무 <활> ⓒ국립발레단

이날 국립발레단이 선보인 작품 중 가야금 연주와 함께한 <계절;봄>(안무 이영철), 장구를 비롯한 전통 타악기 장단에 맞춰 춤춘 <활>(안무 강효형)은 특히 한국적 색채가 짙었다. 강효형의 또 다른 창작 발레 <호이 랑>도 조선 시대 효녀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얻어 2019년 만들어진 작품인 데다 유려한 선을 그려내 서양의 클래식 발레와 차별화됐다. 공연을 관람한 현지인 니콜 베르고는 “기술적으로 훌륭할 뿐 아니라 음악·리듬·의상 등에 전통 요소가 섞여 흥미로웠다. 같으면서도 다른 발레였다”고 평했다.

8월 1일 ‘한국의 날’ 행사에선 한복 패션쇼, 한·불 청소년의 무용 공연 등도 열렸다. 이 밖에도 문화체육관광부의 코리아시즌 프로그램은 프랑스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앞서 5월엔 샤틀레 극장에서 한국 댄스팀 ‘원밀리언’과 프랑스의 ‘포케몬 크루Pockemon Crew’가 <어반 펄스 업라이징Urban Pulse Uprising>을 선보이고, 6월엔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국립오페라단·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국립합창단이 창작오페라 <처용>을 공연한 바 있다.

미디어아트가 펼쳐진 코리아하우스 K-콘텐츠존 ⓒ한국콘텐츠진흥원

올림픽 폐막과 함께 코리아하우스는 문을 닫았지만, 패럴림픽 기간 ‘파라 팀 코리아하우스Para Team Korea House’가 계속해서 파리의 한국 문화 열풍을 이어간다. 이곳에선 한국 장애인스포츠 정책을 알리는 전시관이 운영되고, 한국 전통놀이 체험 등도 가능하다. 8월 31일엔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으로 장애인 e-스포츠 대회가 열린다. 9월 7일과 8일엔 발달장애인 단체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파리 살 가보 극장에서 ‘다양성을 넘어 포용으로’라는 주제로 연주한다.

글 정주원 매일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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