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부터 강남대로까지, 도심 속 푸른빛 예술 정원 전시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과 <공공>
ⓒJean-Michel Othoniel / Adagp, Paris, 2022
정원이 주는 환희와 매혹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 6.16~8.7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덕수궁 정원
프랑스의 대표적 현대미술 작가 장-미셸 오토니엘(이하 오토니엘)의 작품을 6월 16일부터 두 달여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과 덕수궁 정원 등 도심의 야외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토니엘은 2019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유리 피라미드 건축 30주년을 기념해 초청했을 만큼 유리를 활용한 조각 작품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작가다. 그의 작품 ‘루브르의 장미’는 루브르박물관이 이례적으로 현대미술 작품을 영구 소장해 화제가 됐을 정도로 오토니엘은 가장 동시대적 예술가라 불리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1월 파리의 프티 팔레에서 진행한 <The Narcissus Theorem>의 첫 번째 해외 순회전이다. 서울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의 실내 전시실뿐만 아니라 미술관 정원을 비롯해 인접한 덕수궁 정원에서도 진행된다. 정원을 향한 작가의 열망을 반영한 결과다. 전시명에서 느껴지듯 오토니엘은 정원을 작품의 중요한 영감으로 삼는다. 어린 시절부터 꽃에 매료된 작가에게 정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 작업 초기부터 정원이 가진 다양한 면모를 자신의 작업과 연관 지어왔으며 1997년부터는 정원을 포함한 야외 장소에서 꾸준히 작품 설치를 시도했다.
이번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서 오토니엘은 정원이 주는 환희와 매혹, 경이와 같은 정서적 경험을 작품에 담아낸 ‘황금 연꽃’ 조각, 한국적 모티프를 사용한 신작 ‘자두꽃’ 회화 연작을 비롯해 26m에 이르는 거대한 유리벽돌 조각 ‘푸른 강’, 천장에 설치된 다양한 형태의 ‘매듭’ 조각 등 웅장한 작품을 공개한다. 전시를 통해 현실의 고통과 상처를 회복해 세상에 나아갈 수 있는 내면적 통찰의 시간을 주고 싶은 작가의 바람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강남대로 야경 속에서 빛나는 태초의 자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프로젝트 <공공> | 4.29~6.30 | 지-라이트G-LIGHT
매일 밤, 강남대로 한복판은 웅장한 자연을 담은 회화 작품이 미디어아트가 되어 푸른빛을 발한다. 새롭게 설치된 강남대로 미디어플랫폼 지-라이트G-LIGHT에서 국립현대미술관과 4명의 작가가 협업해 만든 미디어아트 4편을 연말까지 차례로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미술관 울타리를 벗어나 야외에서 진행하는 <공공>은 미술을 매개로 공공장소에서 더 많은 대중과 만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남대로를 예술로 물들이는 첫 번째 작가는 푸른 자연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김보희 작가다. 이전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람객으로 미술관 앞에 긴 줄이 늘어섰을 만큼 화제가 된 한국화가다. 동양의 전통적 시각을 바탕으로 전통 분채를 사용하며 동서양의 매체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작업 방식으로 유명하다.
무성한 나뭇잎과 그 위에 올라앉은 화려한 색채의 새 등 화폭을 채우는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원형의 자연을 상상하게 된다. 이번 야외 전시에서는 동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세계를 구현해 자연이 지닌 시간의 순환성과 불변하지 않는 인간 생애 주기를 담아낸 작품 ‘Towards’를 비롯한 25점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는 인공의 빛과 소음으로 가득한 문명을 벗어나 인간과 자연이 공존한 태초의 자연, 원시적 생명이 살아 숨 쉬던 자연으로 시선을 두는 작가의 작품을 서울의 대표적 도심인 강남대로에서 선보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강남대로를 지난다면 고개를 들어봐도 좋겠다. 매일 저녁 8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1시간 단위로 3분간 미디어폴에서 펼쳐지는 자연을 통해 찰나의 정서적 치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글 김영민_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 |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