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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8월호

참여강사에게 듣는
너와 내가 주고받은 모든
‘연극적’ 순간들

수업 만족도 평균 95점을 자랑하는 플레이업 아카데미의 162개 프로그램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다년간 참여강사로 함께한 두 사람에게 그 비결을 들어보자.

극작가 김은성의,
함께 써내려간다는 경험
‘연극인 재교육 프로그램’이라는 플레이업 아카데미의 기획 의도를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2015년 여름으로 기억합니다. 갓 등단한 신인 극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희곡 창작 워크숍 프로그램에 강사로 참여해달라고 제안받았고, 반가움과 한편으로는 부담감을 함께 느낀 기억이 납니다. 이전에는 대학교에서 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했는데, 후배 동료 극작가들과 창작 워크숍을 진행한다니 가슴이 뛰었습니다. 저 역시 등단한 후 기대와 달리 3년 정도 방황한 기억이 있어서 신인 작가들을 위한 좋은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플레이업 아카데미를 통해 제 경험을 최대한 많이 공유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지금도 그 점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강의안을 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무엇인가요.

‘극작수업’은 15주에 걸쳐서 장막극 창작을 목표로 하는 수업입니다. 희곡 창작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소재를 발굴하는 데서 출발해 메시지를 탐색하고, 줄거리 작성부터 초고 집필까지 각 단계를 제대로 경험하는 ‘희곡 쓰기’를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비록 워크숍 기간에 뛰어난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좋은 과정을 경험한 작가들이 ‘한 편을 제대로 된 과정을 밟아 쓰는 경험’을 얻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점이 극작가 재교육의 가장 큰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기간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플레이업 아카데미와 함께해온 이유가 궁금합니다.

대학로와 인접한 쾌적한 공간에서 진행된다는 점, 소수 인원으로 진행되는 무료 수업이라는 점이 기쁩니다. 참여했던 신진 작가들 대부분도 그 점을 무척 만족스러워했습니다. 10여 명이 훌쩍 넘고, 많게는 30여 명이 되는 창작 수업을 경험한 작가들 입장에서는 소수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밀도 있게 진행되는 피드백과 토론이 반가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연극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대학로와 가까운 곳에서 진행되니 좋은 자극도 되는 것 같고요. 워크숍이 진행되는 공간과 시설이 쾌적하고, 담당자분들이 간식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써 주시는 점도 젊은 작가들에게는 크게 동기 부여가 됩니다. 좋은 환경과 시스템을 경험하고나면 “아, 더 열심히 해서 계속 이렇게 좋은 곳에서 작업을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거든요.

여러 번 수업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희곡 창작의 경험이 부족하거나, 장막극 창작의 경험이 없던 신진 작가들이 ‘극작수업’을 통해 몰라보게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제 삶의 큰 행복 중 하나입니다. 저 또한 젊은 작가들에게 배우는 게 참 많습니다.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에 대한 긴장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수업에서 만났던 진주·강훈구·장영·안정민·이세희·서동민 작가 등이 떠오릅니다. 그들과 진지하고 치열하게 작품 이야기를 했던 시간이 지금까지도 참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플레이업 아카데미는 이제 서울연극창작센터로 이관돼 이어갑니다.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까요.

그동안 서울연극센터에서 플레이업 아카데미를 너무나 잘 운영해주셨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유지될 수 있기를 늘 바라고 있습니다. 다만 욕심이 있다면, ‘극작수업’ 심화 과정이 생겨서 1명 내지 2명의 작가와 장막극 창작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면 참 좋겠다, 그런 바람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연극인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소규모 스터디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미학 또는 인문학 공부를 위한 작은 연극인 모임 또는 공연을 앞둔 단체가 작품 사전 준비를 위한 스터디가 필요하다고 할 때 공간이나 강사 인력을 지원하는 제도가 생겨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다른 곳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얼마 전에 안똔체홉극장에서 진행하는 공연 워크숍에서 ‘희곡창작 첫걸음’ 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했고, 한겨레교육에서도 비슷한 특강을 앞두고 있습니다. ‘희곡창작 첫걸음’은 희곡 창작의 전 과정을 3시간 수업으로 압축해서 전달하는 강의였는데요. 제가 예상한 것과 달리 극작가가 아닌 분들이 많이 오셔서 놀랐고, 연극과 희곡에 대한 새롭고 다양한 시선을 느낄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연극과 희곡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제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희곡’이라는 장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분들, ‘희곡 쓰기’에 도전하고 싶은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을 통해 좋은 경험을 주고 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

연극 생태계가 보다 풍요로워지기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앞서 언급한 스터디 지원 제도가 실행되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웃음) 만약에 생겨나면 ‘서양미술사’ 스터디를 열어서 극작가·연출가·평론가 등 여러 분야의 연극인과 미술사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이후의 연극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울연극센터는 연극인의 든든한 친구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서울연극창작센터와 함께 연극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김은성

극작가. 주요 작품으로 <빵야>, <썬샤인의 전사들>, <목란언니>, <연변엄마>, <시동라사>, <함익> 등이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그리고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연극센터 플레이업 아카데미 강사로 참여했으며,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극작수업-희곡창작워크숍’을 열고 있다.

연극 생태계를 가꿔나가는,
신경심리학자 장재키
플레이업 아카데미와 처음 만난 때는 언제인가요.

10년쯤 된 것 같습니다. 당시 신경심리학이 널리 알려지기 전이라 1층 도서관에서 담당자에게 강의 내용을 시연한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첫 강의를 특별 과정으로 진행하고 이후 정규 과정으로 편성해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극인 재교육 프로그램이라는 기획 의도를 듣고서는 ‘어떻게 하면 배우들이 자신의 일상생활도 보호하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정보를 줄 수 있을까?’, ‘배우들이 감정을 소비 당하지 않고도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신경심리학 이론을 적용하여 연기법을 만들어야겠다! 그걸 같이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재교육’의 관점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뇌 12신경과 감각 이론을 이용한 연기법, 역할 입기와 역할 벗기, 그리스 철학으로 살펴본 그리스 비극들, 배리어프리와 감각이 다른 관객들을 위한 연극 등수업이 기억납니다.

다른 교육 프로그램보다도 플레이업 아카데미가 매력적인 점은 무엇인가요.

연극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플레이업 아카데미를 진행해온 서울연극센터 담당자들의 진심 어린 마음과 열정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우리 연극계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그 자체가 행복합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연기를 잘하는 것과 배우를 직업으로 삼는 것, 그리고 연극을 좋아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연극을 좋아하지만 직업으로 배우를 할 수 없는 사람이라, 강의할 때 항상 모노드라마를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관객, 즉 수강생을 위해 대사와 의상, 분위기를 준비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강의를 들은 한 배우분이 실제로 배우를 그만두고 학원 강사가 됐습니다. 지금은 강의 평가가 아주 훌륭한 인기 강사가 되셨다고, 매년 연락해 오십니다. 자신의 모노드라마가 마음에 드신다며….(웃음)

지금, 연극인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관객 바로 알기 교육’입니다. 연극도 사업입니다. 모든 비즈니스가 소비자의 성향, 태도, 소비 형태 등을 연구하지요. 기획자뿐만 아니라 배우나 연출가들도 연극 소비자, 즉 관객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미래 관객 맞이 준비 교육’도 필요합니다. 팬데믹 그리고 챗 GPT 출시 이후 엔터테인먼트의 감각 사용이 완전히 달라졌으나, 여전히 한국의 연극은 관객의 달라진 감각 패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해 보입니다.

플레이업 아카데미는 이제 서울연극창작센터로 이관돼 이어갑니다.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까요.

여러 곳에서 강의하며 수강생에게 실제 작품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들에 눈길이 갑니다. 강의가 작품 제작까지 이어진다면 배우들은 배운 것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주 작은 작품이라도요. 또 서울연극창작센터 공간에 재미있는 곳이 많던데, 그 공간에서 여러 작은 신scene이 연기되거나 연출되면 좋을 것 같아요, 주민들도 오고 가며 자연스럽게 구경할 수 있게요. 사람의 뇌는 잘 아는 것을 더 잘 발견하거든요. 성북동 주민들부터 연극에 친숙하게 만들어보아요.

연극 생태계가 보다 풍요로워지기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좋은 사업이 결과를 맺는 데 당연히 시간이 걸릴 겁니다. 담당하는 분들과 서로 일정 기간 연계하고 함께 연구하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면 더 구체적인 발전 결과를 확인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장재키

신경심리학자이자 JMI 신경과학예술원장. 부천문화재단 문화향유 프로그램 예술감독과 일본 전국아동청소년극협회 상임고문을 지냈다. 국립극단을 비롯해 여러 극단에서 신경심리 관련 자문을 하며, 액팅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연극센터 플레이업 아카데미 강사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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