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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7월호

사람들은 요즘,
어디서 정보를 얻을까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에서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잡지의 변화를 거쳐 새롭게 등장하는 온라인 매체까지.
정보를 얻는 방법은 계속해서 새롭게 등장하고 진화한다.

내가 공연계에 발을 디딘 것은 2001년이다. 뮤지컬 전문지 『더 뮤지컬The Musical』이 비정기로 발행되고 있을 때 경력직 기자로 채용됐다. 2001년에 국내에 뮤지컬만 다루는 전문지가 생겨난 것은 놀라운 일이었지만, 이미 미디어의 영향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시기였다. 잡지를 비롯 신문·방송 등 소위 레거시 미디어의 전성기는 2000년대 이전이다. 전화로 티켓 예매를 받고 수기로 티켓을 발권하던 시절, 유명 일간지에 기사가 나면 전화 예매 아르바이트의 수를 늘려야 할 정도로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은 컸다.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는 포털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점점 힘을 잃어간다. 포털 사이트는 그 자체가 매체가 아니지만, 대중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관련 기사를 접하면서 매체 이상의 영향을 띠게 된다. 레거시 미디어의 기사를 보지만, 종이 신문이나 TV 방송으로 직접 매체의 기사를 접하는 경우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2000년대 잡지 역시 서서히 사양길에 접어든다. 그러나 『더 뮤지컬』을 비롯한 『씬플레이빌』(현 『시어터플러스』), 『객석』 등 전문지와 각 공연장이 발간하는 『예술의전당과 함께 뷰티풀 라이프Beautiful Life!』(예술의전당) 『미르』(국립극장), 『아트뷰』(성남아트센터), 『아트홀릭』(충무아트홀)이 종이 잡지로 발행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창간됐다. 서서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매체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었지만, 아날로그 속성이 강한 공연 관객의 특성 때문에 오프라인 잡지 발간이 유지될 수 있었다. 공연 관객의 아날로그 정서가 강하고 실물 잡지의 손에 잡히는 물성도 취향 공동체인 소수 집단에서는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런 이유로, 책으로 발행되던 공연장 잡지가 온라인 전환을 시도했다가 다시 책으로 재발간되는 일이 최근까지도 일어났다.

전문지의 경우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의 애착으로 오프라인 발행이 힘을 얻지만, 전반적인 흐름이 온라인으로 향한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공연장이나 기관에서 발행하는 잡지가 온라인으로 전환한 후 폐간하거나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오는 이유는 종이 잡지의 물성이 힘을 발휘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온라인 잡지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발행을 전환했지만, 시스템이나 콘텐츠 성격을 여전히 오프라인과 다르지 않게 운영하면서 기사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오프라인 잡지 자체의 매력과 그것이 갖는 경쟁력은 여전하다. 하지만 높은 제작비, 복잡한 제작 시스템, 불편한 유통 구조를 극복하기 힘들다. 결정적으로 콘텐츠를 모바일로 소비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오프라인으로 제작한다고 해도 온라인 병행 게재를 피할 수 없다. 온라인 잡지는 물성을 지니지는 못하지만 다른 정보와의 연결성이 좋고, 영상화 시대에 영상물이나 기술적인 요소를 받아들이기 쉽다. 초기 시스템 구축비가 많이 들지만 일단 구축하고나면 콘텐츠 생산 비용이 적게 들고 무엇보다도 빠르게 기사를 생산할 수 있다.

인터파크(현 NOL유니버스) ‘플레이DB’와 ‘뉴스컬처’ 같은 온라인 공연 매체가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온라인 매체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뉴스컬처’는 보도자료를 재편집한 정보성 기사를 하루에 100여 편씩 소개하고, 전문 칼럼으로 구색을 갖춰 조회 수 광고로 매체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인터파크DB’ 경우 예매처라는 장점을 활용해 데이터베이스와 별도의 공연 기사를 기획해 공연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루에도 공연 관심도가 높은 관객이 수십만 명씩 방문하는 사이트인 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았는데, 매거진 사업을 그만둔 것은 아쉽다.

최근의 경향은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비권위적이고 양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온라인 매체가 부각된다는 점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플랫폼으로 삼은 ‘혜화로운공연생활’, 공연 인플루언서 황조교(@hwangjogyo_musical)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레거시 미디어가 주는 진지함에서 탈피해 편하고 흥미로운 소식을 매체별 특성을 반영해 전달한다. 제작 비용이 줄어들고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개인이나 소수의 집단이 만드는 매체도 등장하고 있다. ‘CY:stage’는 블로그를 기반으로 학생 기자들이 연합해 만들어가는 매거진으로, 구독 서비스로 운영된다. 이 매체의 강점은 관객 눈높이에서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점이다. 또한 인스타그램 매거진처럼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고 개성이 묻어나는 개인 매체가 인기를 끈다. 인스타그램 매거진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짧은 호흡으로 소비할 수 있게 하고, 좋아요나 댓글을 통해 쌍방향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한다. 종이 잡지, 특히 전문지는 여러 불편함이 있지만 그것만의 매력 때문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온라인 매거진이나 포털 사이트의 발전은 시대적인 요구다. 온라인상에서 일하고, 놀고, 정보를 얻는 시대에 매체의 온라인화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인스타그램 매거진처럼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친근하게 다가오는 새로운 매체 역시 계속해서 등장하고 진화할 것이다.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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