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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5월호

함께하며 문화로 성장하는 서커스 체험 프로그램

서커스는 우리 인생과 닮아 있다. 시련과 실패를 마주하는 태도, 수행과 실행의 과정, 타인과의 관계 등 살아가며 마주하는 것들이 모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서커스를 경험하고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모두가 내면에 작은 용기의 씨앗을 심을 수 있기를 바라며.

아름다운 몸의 기예를 다루는 작품을 비롯해 내 몸으로 직접 서커스를 경험하는 체험 프로그램까지!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은 이렇듯 지난 몇 년간 수준 높은 공연과 경험을 시민에게 선사하며 서커스가 문화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문화’란 그 가치와 필요를 공감하기에 함께 공유하고 누리는 공동의 것이다. 소수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닌, 함께 경험하는 것 말이다. 그렇기에 동경이 가득 어린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서커스 공연과 함께 서커스를 직접 경험하고 그 정신을 함께 누리는 소통의 균형이 중요하다. ‘공간 서커스살롱’이 ‘엉뚱하고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서커스 커뮤니티’로서 공연 활동과 함께 체험과 교육을 진행하는 이유다.

어찌 보면 ‘서커스’는 기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굉장히 좁고도 넓은 범위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예를 훈련하고 실행하는 이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좁은 범위의 서커스부터, 실패를 마주할 때마다 새로이 자신을 다독이며 훈련을 이어나가는 태도로서 넓은 범위의 서커스까지가 모두 ‘서커스’라는 것이다. 특히 넓은 의미의 서커스는 인간의 인생과 연관이 있다. 시련과 실패를 마주하는 태도, 수행과 실행의 과정, 타인과의 관계, 내적인 의지와 믿음 등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이 서커스의 핵심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그래서 공간 서커스살롱이 운영하는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의 첫 번째 목적은 ‘재미있는 실패’다. 단번에 성공한다면 어떻게 그것이 서커스라고 할 수 있겠는가? 서커스는 수많은 시도와 훈련, 수행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다만 처음부터 실패와 어려움을 앞에 두고 심각한 좌절에 빠진다면 다시 행하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진다. 마음의 근력도 차근차근 성장이 필요하다. 그러니 즐겁고 의연하게 이를 받아들이고 소화할 수 있는 경험이 그 시작이기를 바란다! 당장 잘하든 못하든 무엇이 중요한가. 그저 즐겁기만 바랄 뿐이다. 그래야 다음이 있다.

이번 축제에서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마치 호감이 있던 상대와의 첫 데이트와 같다. 진입장벽이 높아 보이기만 했던 서커스를 직접 경험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니 그 즐거움이 우선이다.

‘서커스 안경’으로 들여다보는 일상

올해 서울서커스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서커스 놀이터’와 ‘서커스 공작소’로 나뉜다. ‘서커스 놀이터’는 어린이와 보호자가 서커스 기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어린이 친구들이 서커스를 놀이로 이해하고 경험하는 시간은 ‘거창한’ 서커스를 ‘나도 할 수 있는’ 서커스로 치환한다. 자기 몸을 움직여 서커스를 수행해내는 경험은 분명 예술적 씨앗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여기엔 외형은 어른인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어린이 친구도 포함이다. 용기를 내 한번 체험해보는 것은 어떤가? 혹시 엄마·아빠라면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경험을 추천한다.

‘서커스 공작소’는 좀 더 깊이 일상에 침투하기 위한 노력이다. 풍선이나 나무 막대기, 심지어 돌멩이까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으로 직접 서커스 놀이 도구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보는 시간을 안내한다. 사부작사부작, 꼼질꼼질 만든 나만의 도구는 일상을 더 엉뚱하게 바라보도록 하고, 스스로 경험하는 시간은 ‘서커스를 보는 눈’을 번쩍이게 하는 작은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네 일상을 ‘서커스 안경’으로 들여다보면 참 많은 서커스가 숨어 있다. 일상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서커스가 참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며 하얀 부분만 밟기, 떨어지는 벚꽃잎 잡아채기, 엄마·아빠 품에 뛰어들기가 얼마나 서커스와 연관이 있는지 아는가! 나만의 도전, 재미, 그리고 그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관계성까지. 서커스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펼쳐져 있다. 물론, 수준 높은 기예를 다루는 좁은 의미의 서커스의 본질 역시 이와 밀접하게 관련 있다.

이처럼 서커스는 참으로 다양하고, 우리는 일상에서 서커스를 누릴 수 있다. 결국 서커스는 우리의 삶을 향해 있다. 아름다운 서커스 공연이 당신에게 즐거움이 될 수 있고, 가벼이 참여한 서커스 체험이 새로운 동기 부여와 작은 용기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은 이러한 맥락 위에서 의미를 지니는, 서커스 문화 공존을 위한 장이다. 화려하고 멋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서커스부터, 당장 바로 내 앞에 있는 서커스까지. 또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국내와 해외의 경계를 지워 다양한 질감을 선보이는 도전 정신이 우리에게 닿기까지. 국내 서커스 예술의 여러 층위 맥락이 한데 쌓여 지금 우리가 누리는 서커스 문화예술의 장이 바로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이다.

올해도 서울서커스페스티벌에서 어린이(어른의 탈을 쓴 어린이도 환영!) 친구들이 서커스라는 놀이와 재미있고 엉뚱하게, 건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 아름답고 신나는 공연과 함께 감탄이 넘치는 날을 보내기를, 또 직접 서커스에 도전하며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일상에서도 저마다 자신만의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서커스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서커스가 문화로 꾸준히 성장해 이처럼 건강하고 엉뚱한 경험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함께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한다.


서상현 공간 서커스살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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