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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8월호

예술적으로 술렁이는 서울 하반기 주목할 아트페어&전시

8월을 시작으로 날마다 이어지는 화려한 라인업에 미술
애호가라면 준비할 것은 무엇?
부지런한 준비와 튼튼한 체력!

2023년 열린 프리즈 서울 풍경 ⓒFriez

여름의 끝자락, 가을을 맞이하는 시기가 오면 한국의 아트신scene은 부쩍 분주해진다. 아트페어, 비엔날레, 주요 전시가 집중적으로 펼쳐지는 아트위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미술관은 대형 전시를 선보이고,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와 국제적 명성의 비엔날레가 더해지며 국내외 예술 애호가가 서울로 몰려드는 시기다. 그중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아트위크의 주요 이벤트와 가을까지 이어지는 아트페어를 소개하니 올해도 서울의 아트 바이브에 빠져보자.

오직 서울에서 즐기는 아트페어 릴레이
올 하반기 첫 아트페어는 더프리뷰 성수다. 미술시장 ‘미리보기preview’라는 콘셉트로 초보 컬렉터를 공략해온 ‘더프리뷰 성수 with 신한카드’가 올해 3회를 맞아, 기존 4월에서 8월 말로 행사 기간을 옮겨 하반기 미술 축제의 스타트를 끊는다. 네 번째 더프리뷰 성수는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개최된다. 더프리뷰 성수는 신진 갤러리, 신진 작가, MZ 컬렉터가 만나는 장으로, 새로운 감각의 작품을 발견하기에 최적의 아트페어다. 카드사가 함께하는 아트페어로 무이자 할부, 캐시백 등 결제 혜택이 많아 합리적인 가격의 작품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으니 카드를 챙겨 방문하자. 다양한 식음료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도 팝업 스토어로 참여해 여름의 열기가 남아 있는 8월 말, 젊고 ‘힙’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프리즈 아트페어의 서울 상륙 소식은 독자들도 들어봤을 것이다. 영국 현대미술 잡지인 ‘프리즈’가 2003년 런던에서 시작한 프리즈 아트페어Frieze Art Fair는 젊은 작가와 실험성을 바탕으로 신선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작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추구해왔다. 런던에 이어 뉴욕·LA를 넘어 아시아 최초로 프리즈 서울을 2022년부터 개최, 한국 미술시장의 국제화를 선도하고 있다. 프리즈와 키아프KIAF는 매해 9월 코엑스에서 동시 개막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아트페어를 펼친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11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 9월 4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 C·D홀에서 다채로운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100개가 넘는 부스 속에서 어디로 향할지 혼란스럽다면, 우선 지도부터 살피는 것이 현명하다. 프리즈 서울에는 가고시안Gagosian,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 리슨Lisson,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갤러리가 참여해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해외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니 방문을 원하는 갤러리의 위치를 체크해 동선을 짜는 것이 좋다. 아시아 기반의 갤러리가 준비한 작가의 개인전인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시대를 초월한 예술 작품, 컬렉터블한 오브제부터 거장들의 작품, 20세기 후반의 주요 걸작을 제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 섹션은 필수 코스이니 지도에 가장 먼저 표시하고 시작하자. 또한 프리즈는 이벤트를 페어장 밖으로 확장해 필름·뮤직·라이브·퍼포먼스 등 여러 관객층이 즐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니 입장권이 없어도 무료로 서울 곳곳을 누비며 프리즈 위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한국 최초, 최대의 국제 아트페어인 키아프도 프리즈와 함께 국내외 애호가를 맞이한다. 9월 4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키아프에는 21개국의 주요 갤러리 207곳이 참여한다. 키아프는 국내 정상급 갤러리 130여 곳의 참여로 로컬 아트신을 보다 심도 있게 살필 수 있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키아프에서도 지도는 필수! 올해 키아프는 코엑스 1층의 A·B홀과 그랜드볼룸, 그리고 2층 더 플라츠까지 확대해 사용하는데, 국내외 현대미술 작품이 가득한 갤러리 섹션은 A·B홀에, 모던 마스터 작품은 그랜드 볼룸에서 선보인다. 작가별 깊이 있는 탐구가 가능한 개인전으로 구성된 솔로 섹션, 실험적인 신진 작가와 갤러리를 발견할 수 있는 플러스 섹션도 빠트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공동으로 개최하는 두 페어가 함께 준비한 프로그램도 있다. 글로벌 미술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다이내믹한 토론을 펼치는 토크 프로그램과 관람 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는 나이트 프로그램이다. 서울의 여러 미술관과 갤러리 밀집 지역에서 운영하는 한남(9월 3일)·삼청(4일)·청담(5일)의 나이트 프로그램에 더해 올해는 ‘을지로 나이트’를 새롭게 선보이며 서울의 ‘힙’을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퇴근 후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샴페인·막걸리 한 잔과 함께 다양한 예술 관계자들과 대화하며 깊어가는 서울의 밤을 즐길 수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아트페어 한편에 마련된 퍼포먼스 라운지 ⓒ더프리뷰 성수

가을을 기다렸다, 주요 미술관을 수놓는 대형 전시
아트페어 외에도 놓칠 수 없는 전시와 이벤트가 가득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아시아 여성 미술을 초국가적·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전시 《말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9월 3일부터 2025년 3월 3일까지 예정)을 통해 여성주의 미술의 다층적 면모를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본관과 북서울·남서울미술관, 평창동의 미술아카이브 네 곳을 연결해 소장품 주제 기획전 ‘SeMA 옴니버스’를 7월 31일부터 선보이며 서울 전역에서 시민을 맞이할 계획이다. 용산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9월 3일부터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과 드라그셋Elmgreen & Dragset의 개인전 《SPACES》, 1층 APMA 캐비닛에서는 세계적인 갤러리 가고시안의 한국 첫 전시를 함께 선보인다. 팝아트의 전략을 바탕으로 인간의 욕망을 표현해온 데릭 애덤스Derrick Adams의 한국 첫 개인전으로, 작가의 새로운 회화 시리즈가 소개될 예정이다.

한남동 리움미술관은 아니카 이Anicka Yi의 개인전과 젊고 역량 있는 작가들을 주목하는 《아트스펙트럼 2024》를 선보이며, 삼청동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설치미술 작가 서도호의 개인전이 열린다. 청담동 송은에서는 경매회사 크리스티의 소유주이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케링Kering 그룹의 창업주인 프랑수아 피노Francois Pinault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피노 컬렉션Pinault Collection 전시를 준비했다. 세계적인 부호이자 컬렉터가 주목한 작품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국제 기획전부터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국내외 현대미술가의 개인전까지 완성도 높은 전시가 동시에 개최되니 권역별 지도를 그려 부지런히 즐겨야겠다.

아니카 이, 《메타스포어》, 피렐리 항가비코카 밀라노 전시 전경, 2022,
작가 및 밀라노 피렐리 항가비코카 밀라노 제공, 사진 아고스티노 오시오

성수동에서 만나는 신흥 강자
가을이 무르익으면 다시 성수동으로 향하자. 디자인과 파인 아트가 만난 신개념 아트페어인 ‘디파인 서울’이 에스팩토리와 성수동 일대에서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최된다. 디파인 서울은 디자인Design과 파인아트Fine Art의 단어 앞글자를 연결해 ‘정의하다define’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예술과 디자인을 대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자 출발한 페어다. 전시장이 성수동 일대에 흩어져 있어, 오래된 공장과 예술 공간, 팝업 스토어, 디자인 부티크 등이 어우러진 특유의 분위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디자인 가구, 리빙 공간에 어울리는 작품, 그리고 인테리어 소품 등을 구매하는 즐거움과 함께 성수동 골목의 미식 성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서울의 늦여름과 가을은 ‘아트’로 술렁일 예정이다. 길어야 5일 내외로 개최되는 아트페어는 작품 유통을 위한 주요 플랫폼인 동시에, 세계 곳곳에서 작품이 모이는 만큼 미술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에도 최적의 플랫폼이다. 작품이 모이는 곳에 컬렉터·작가·기획자·애호가들도 모이니 아트 월드를 한눈에 살펴보기에도 딱! 좋은 기회다. 그러니 지금부터 서울 아트 투어를 즐기기 위한 체력을 준비하자.

2023 디파인 서울 박홍구 작가 주제관 ⓒDEFINE SEOUL



심지언 월간미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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