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갈채에 담긴 격려
제2회 서울예술상 시상식 현장
따뜻한 축하, 열렬한 응원이 가득했던 시상식 현장에 다녀왔다.
2월 28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제2회 서울예술상 시상식이 열렸다.
서울문화재단이 지난해 2월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진행한 제1회 시상식보다 규모를 더욱 키워 예술인을 위한 성대한 잔치를 연 것.
그 뜨겁고 뭉클했던 시상식의 열기를 전한다.
서울예술상은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선정작과 일 년 동안 서울에서 발표된 예술 작품 중 경쟁력 있는 우수작을 선발하는 순수예술 분야의 시상 제도다. 재단은 우수한 작품을 선정해 예술인과 예술단체에 창작 동기를 유발하고, 작품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며, 작품의 유통과 확산이 서울시민의 문화예술 향유로 이어지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난해 서울예술상을 제정했다.
2023년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 선정작 526건 가운데 326건이 제2회 서울예술상 후보작으로 등록됐고, 총 54명으로 구성된 서울예술상 운영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금일 시상식에서 영광의 주인공이 발표됐다. 대중예술 분야의 시상식은 흔한 장면이지만, 순수예술 분야에는 이러한 자리가 드물기에 이 자리가 더욱 의미 있었다.
올해는 기존 시상 대상인 연극·무용·음악·전통·시각에 이어 다원까지 장르를 확대하고, 서울문화재단 지원사업 선정작 외에 2023년 서울에서 발표된 작품과 활발하게 활동한 장애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심사위원 특별상’을 새롭게 제정했다. 양질의 예술 작품을 발굴해 좋은 작품이 꾸준히 지원받고, 충분히 주목받도록 하는 과정은 예술의 창작과 향유, 확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선순환 예술지원체계의 발판이 됐다.
식전 행사로 포토존이 마련된 해오름극장 로비층에서 리셉션이 열렸다. 시상과 수상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이들뿐만 아니라, 예술계 각계각층의 인사가 모여 서로를 격려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현장을 가득 메웠다. 포토존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등장이었다. 포르쉐 프런티어상 시상자로 나서기도 한 안은미는 스스로 인간 화환이 되기를 자청한 듯 화려한 옷차림으로 현장의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3시부터 열린 시상식의 첫 번째 시상 부문은 장애예술인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이었다. 해당 부문은 올해 신설된 것으로,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예술인에게 열려 있는 서울문화재단의 사업 운영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상자로 나선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대표는 본 시상이 “예술에 장애가 문제가 될까?”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근거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영광의 1회 수상자는 시각장애인 가야금 연주자 김보경이 차지했고,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연주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유망예술가에게 수여되는 포르쉐 프런티어상도 눈길을 끌었다. 해당 시상 부문은 포르쉐코리아의 후원으로 올해 처음 신설됐다. 포르쉐 프런티어상은 예술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예술인의 더 나은 창작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더불어 서울예술상의 격조를 높인 좋은 사례가 됐다. 직접 수상 예술인들을 축하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홀가 게어만Holger Gerrmann 포르쉐코리아 대표와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공동 진행으로 연극·무용·음악·전통·시각·다원 장르별 각 1건, 총 6건의 수상작을 시상했다. 무용 장르의 시나브로 가슴에는 3월에 대학로에서 진행될 새로운 공연 홍보로 짧고 굵은 수상 소감을 전했고, 음악 장르의 작곡가 이문희는 “일생 열심히 돈을 벌어 언젠가는 포르쉐를 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유쾌한 소감으로 좌중에 웃음을 전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상 수상자 발표에 앞서 이어진 축하공연에는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이 출연했다. 제1회 서울예술상 대상 수상작인 허윤정의 악가악무 <절정絶靜> 중 ‘인당, 청의 바다’를 선보인 것. 고수 김태영과 소리꾼 정윤형이 함께 무대에 올라 심청이가 선인들을 따라 바다로 나가고, 물에 뛰어드는 ‘심청가’의 백미를 선보였다. 국립극장에 울려 퍼지는 구성진 판소리 가락과 무대 후면부 파도치는 바다를 표현한 미디어아트가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전통예술의 극치를 보여주기에 손색없었다.
2시간 넘게 이어진 제2회 서울예술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 선정작 중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작품은 99아트컴퍼니의 무용 작품 <제ver.3 타오르는 삶>이었다. 수상자로 무대에 선 안무가 장혜림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한국춤에 대한 자부심을 안고 이 자리까지 왔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호흡하는 법, 땅을 딛고 서는 법,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는 법 등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춤으로 배워왔으며, 영혼에 울림을 주는 춤으로 99아트컴퍼니의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진정성이 가득 담긴 소감으로 수상의 기쁨을 전하며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시상자와 수상자가 모두 무대에 올라 다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제2회 서울예술상 시상식의 공식 행사는 모두 종료됐다. 그러나 시상식장 밖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도 동료, 가족,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남기며 여전히 상기된 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시상식이 있기까지 예술인들은 그간의 노고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 등을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자긍심과 긴장이 좋은 자극이 돼 앞으로의 예술 활동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수상의 영광을 안은 모든 예술인에게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글 안미영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