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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10월호

124

2017 - 2023
거슬러 성장하는
무용가 김용걸

올해로 50대에 접어들었다는 김용걸은 2017년에 이은 두 번째 인터뷰 요청에 응하며, 불과 5년 전이지만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했다. 여전히 안무 작업을 소홀히 하지 않는 창작자이지만 요즘은 우리 발레계를 조금씩 성장시키는 미래 세대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2017 김 교수는 이날 파리오페라발레를 나올 때 동료들이 선물해준 책을 오랜만에 펴들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무용가 겸 안무가인 루돌프 누레예프의 사진집으로, 함께 활약한 동료들의 사인이 가득하다. 잠시 회한에 젖은 눈빛으로 그 사인들을 지그시 바라보던 김 교수는 누레예프와 동료들처럼 끊임없이 창작하는 예술가들 덕분에 살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누군가 말했어요. ‘인간은 창작을 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요. 창작은 백지에서 시작하는 건데 그곳에서 그림을 그려 나가다 보면 슬픔, 즐거움이 다 보여요. 그 과정에서 받는 감동이 저를 살아 있게 하죠. 힘들어도 참 가치 있는 일이에요.”

2023 “창작에 대한 열정이 좀 식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신중하게 꺼내놓으려는 마음이 강한 것 같아요. 발레는 무용 안에서도 계속해서 전통을 고수해야 하는 장르예요. 비유하자면 현대무용 하는 애들은 가출해도 발레 하는 애들은 시키는 대로 ‘네네’ 한다고 하죠.(웃음) 학생들에게도 창작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자주 이야기해요.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지 않고, 클래스에서도 여러 변박을 쓰거나 기본을 역행하는 동작을 만들어보려고 하죠. 저에게 창작은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에요. 제 옆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성장해간다고 느껴요. 그래서 요즘 학교에 가장 많은 열정을 쏟아붓고 있기도 하고요. 기쁘고 감사한 일이죠.”

2017년 6월호(vol.124)
성숙한 무용가로 산다는 것
이재훈(뉴시스 기자) | 사진 오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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