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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6월호

이달의 아티스트서상현 서커스 예술가

공연창작집단 사람 <숨_BREATHE> 35분 분량의 현대 서커스/거리예술
2022 | 사진 용작까

서상현은 2015년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개관공연인 극단 ‘배낭 속 사람들’의 <벌레, 멈춘 시간, 흐르다>로 데뷔했다. 같은 해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서커스 워크숍 <Jumping Up>을 통해 서커스 기예를 접하면서 서커스 예술을 시작했다. 2017년 12월 예술가로서 생존하고 예술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공연창작집단 사람’을 결성했다. 각 개인의 심상에 집중하면서 서로 온기를 나누고 깊이 소통할 수 있는 작업을 추구한다. 창작의 주요 키워드는 ‘삶’이며 의지를 지닌 행위를 통해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동화와 어린이 그림책을 좋아한다. 천천히 산책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작업을 추진하는 영감과 힘을 얻고 있다.

호기심과 호승심으로 시작한 서커스 예술. 세상의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결과 뒤에는 반드시 혹독한 훈련의 과정이 따른다. 이러한 작업은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쳐 나의 삶을 수행시키고 있다.
나는 줄을 오르내리며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줄은 화려하지 않고 투박하다. 줄 위에 오르는 행위자를 치장하거나 감추어주지 않는다. 행위자의 숙달 정도와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기에 스스로가 원하는 수준의 행위를 펼치고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면 답은 수행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더 나아가 단순한 육체적 운동을 넘어선 삶의 수행으로 확장된다. 나는 서커스가 나의 영과 육을 성장시키며 나와 세상에 덕지덕지 붙어 있던 갖가지 오해와 불순물을 차근차근 걷어내는 원동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최근 30m 밧줄을 크레인에 매달아 오르내리는 거리예술 공연을 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인물의 행위를 통해 살아가는 것의 본질을 함께 바라보고자 했다. 30m 밧줄을 오르내리며 내가 경험한 것은 몸의 훈련 정도와 상태에 따라 마음의 힘도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언제든지 위험해질 수 있는 높이에 놓인 몸은 어느 때보다도 솔직하다. 훈련이 부족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산만한 상태에 놓인 몸으로는 두려움을 견디기가 어렵다. 그저 오르는 과정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는 마음만 크다. 하지만 준비된 상태에서의 오름은 나를 여행시킨다. 몸에도, 정신에도 자신감이 붙고 순간에 몰입하게 되며 영혼은 한층 고양된다. 때로는 자신감에 취해 스스로 과장하고 오해하는 순간도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다시 줄 위에 놓이면 속일 수 없는 민낯과 만나게 된다. 거부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긍정하게 된다. 그렇게 다시 수행이 반복된다.
줄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 삶을 통해 줄을 바라본다. 그렇기에 나는 여전히 수행의 과정이 즐겁고 흥미진진하다. 단단해지는 과정을 겪으며 작품과 삶의 격을 높이기 위해 이어지는 투쟁은 새로운 흥미를 일깨운다. 비슷하지만 그 깊이를 달리하는, 나선형의 운동과 같은 순환이 이뤄진다. 이는 우리가 사는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한다.서커스 예술과 함께 나의 삶과 작업은 나선형의 여행을 하고 있다. 보태자면, 자연의 섭리를 닮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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