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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6월호

이달의 표지 작가이규재

문화서울 표지 2021 06 Vol.172

1 <물고기놀이터, 어디 숨었게> 캔버스에혼합매체 45.5×45.5cm | 2020
2 <소행성의 바오밥나무> 캔버스에혼합매체 60.6×60.6cm | 2020
3 <굿나잇!엔텔롭캐년> 캔버스에혼합매체 80.3×116.8cm | 2019


이규재는 자연을 소재 삼아 자신의 ‘다른’ 감각을 표현하는 청년 작가다. 유럽 공모전을 시작으로 그림 작업을 꾸준히 이어온 작가는 개인전 <Dear My ‘BLUE’-나의 ‘블루’에게>(리수갤러리, 2020) <이규재 초대전>(하이서울유스호스텔아트월갤러리, 2019)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단체전 <봄. 피어나다>(봄파머스가든 갤러리, 2021) <ACEP 2020>(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20) 등에 참여했다. 현재 잠실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로 활동하며, EU교류전으로 알려진 휴먼에이드뮤지엄 소속 작가다.
위트 있는 감각이 엿보이는 화려한 색감과 힘차게 뻗은 선은 보는 이에게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선물한다. 자연의 생명력과 동화 속 판타지를 소재 삼아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표현한 거친 질감은 이규재 작가만의 매력이다. 꿈과 환상을 자유로이 화폭에 담아 사물이 주체가 돼 작가와 대화하는 순수한 행복감은 ‘빛과 시간의 세상’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자폐증이 있는 작가는 그만의 방법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다른’ 감각으로 ‘다른’ 조건에서 ‘다른’ 가능성을 찾는다. 자폐증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선입견인 결손·결여·불가능의 프레임이 아닌 ‘다른’ 신경발달체계의 회로를 통해 그만의 고유한 선과 색감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신체 환경에 맞춰 다른 감수성을 개발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다. 작가 역시 신체 조건에 적응해 자신의 정서와 생활 세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신체 경험을 그림을 통해 완성해 가는 중이다.
인간이 세상을 보는 방식, 경험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절대적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바라보고 경험하는 것이라는 단순명제를 우리는 작가의 그림을 통해 깨닫게 된다. 그는 그림의 소재를 일상생활과 가족과의 대화에서 발견한다. 밤나무 아래 떨어진 밤을 보며 별나무와 별 열매를 상상하고, 가을 단풍으로 물든 산을 보며 바닷가의 파도도 단풍이 든다고 연상하는, 다소 엉뚱한 발상이 작품 스토리를 풍부하게 해준다. 물감과 여러 매체를 혼합한 실험적인 거친 회화 표현이 이규재식 화풍이다.
작가의 그림 작업은 존재하는 모든 것과 관계성을 만들어가는 스스로의 인생 설계다. 감상자는 우리가 지금까지 그래야 한다고 알아오던 미술의 미적 공식에서 벗어나 ‘다른’ 감각에서 자신만의 예술 프로젝트를 완성해 가는 작가의 선과 색채에 귀 기울여 들어보는 공감력의 내공을 발휘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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