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표지 작가한정은
표지작품<The toy for adult> ceramic & wood | 30×75×65cm | 2016
1 <Mr.Home&Miss.Dream series> ceramic | 35×30×45cm | 2018
2 <어부바스툴> ceramic & wood | 37×47×45cm | 2014
3 <타투드로잉스툴> ceramic & wood | 60×30×33cm | 2016
4 <스툴시리즈> ceramic & wood | 부분 이미지 | 2015
이 세상은 수많은 일상의 ‘점’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나는 사소한 순간이나 타인을 관찰하여 그 작은 ‘점’들을 소묘하듯 기록한다.
어린 시절 나의 꿈은 코미디언이었다. 코미디언이 개그 소재를 발견해내듯 창작 과정에서 일상 속의 평범한 사건이나 사람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그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낸다. 작품에 담긴 일상의 소재들은 직접적이고도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웃프게’(?) 표현되어 있다. 코미디언이 무대 위에서 자아내는 의미 없는 웃음이 때로는 눈가를 촉촉하게 하는 슬픈 무언가와 맞닿아 있듯 말이다.
표지에서 소개한 바나나 형상의 흔들의자 <The toy for adult>는 어린이용 목마처럼 생겼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성인을 위한 장난감, 즉 성인용품이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 성적인 것들이 소모되는 방식을 가볍고 장난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 바나나의 성적인 함의를 운동성이 있는 사물인 흔들의자와 결합함으로써 일종의 19금 유머처럼 유쾌한 환기효과를 꾀하고자 했다.
<The toy for adult> 속 흔들의자의 바나나 끝부분에 새겨져 있는 ‘하트’는 나의 작품 전반에 등장한다. 그 용도와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하트의 문양은 유지된다. 때로는 일종의 주석처럼 ‘Love’라는 글자 역시 함께 새긴다. 산업화 혹은 디지털화의 방식으로 대량으로 생산되어 소비되는 사랑은 그만큼 흔하고 잊히기 쉬운 무엇이 되어버린 듯하다. 하지만 작품 속 하트들은 볼 빨간 얼굴, 익숙한 문구와 이미지를 배합한 패턴들을 통해 수줍은 어조로 사랑의 가치와 언어를 되짚는다.
이러한 패턴과 드로잉을 나는 ‘타투 드로잉 패턴’이라고 부른다. 몸에 새겨 지워지지 않는 문신(tattoo)처럼, 이 문양들은 영구 보존될 수 있는 도자의 매체적 특성과 맞물려 있다. 일상에서 몸으로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오브제인 스툴, 행거, 보관함, 항아리 등에 우리 주변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것들, 우리 곁에 있지만 언젠가는 사라질 동시대의 가벼운 풍속들을 문신처럼 새겨 넣는다. 이미 잊혔거나 잊힐 것들이 사실은 그럴 만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점들이 실은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하는 무엇일 수 있다고 믿는다.
앞서 말했듯 이 세상이 크고 작은 사건들, 즉 수많은 점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 작은 점 하나하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전반적인 모습을 내다볼 단서다. 정말 중요한 얘기를 꺼낼 때 오히려 목소리가 작아지듯, 나의 도자기들이 건네는 수줍은 속삭임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
어린 시절 나의 꿈은 코미디언이었다. 코미디언이 개그 소재를 발견해내듯 창작 과정에서 일상 속의 평범한 사건이나 사람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그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낸다. 작품에 담긴 일상의 소재들은 직접적이고도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웃프게’(?) 표현되어 있다. 코미디언이 무대 위에서 자아내는 의미 없는 웃음이 때로는 눈가를 촉촉하게 하는 슬픈 무언가와 맞닿아 있듯 말이다.
표지에서 소개한 바나나 형상의 흔들의자 <The toy for adult>는 어린이용 목마처럼 생겼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성인을 위한 장난감, 즉 성인용품이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 성적인 것들이 소모되는 방식을 가볍고 장난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 바나나의 성적인 함의를 운동성이 있는 사물인 흔들의자와 결합함으로써 일종의 19금 유머처럼 유쾌한 환기효과를 꾀하고자 했다.
<The toy for adult> 속 흔들의자의 바나나 끝부분에 새겨져 있는 ‘하트’는 나의 작품 전반에 등장한다. 그 용도와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하트의 문양은 유지된다. 때로는 일종의 주석처럼 ‘Love’라는 글자 역시 함께 새긴다. 산업화 혹은 디지털화의 방식으로 대량으로 생산되어 소비되는 사랑은 그만큼 흔하고 잊히기 쉬운 무엇이 되어버린 듯하다. 하지만 작품 속 하트들은 볼 빨간 얼굴, 익숙한 문구와 이미지를 배합한 패턴들을 통해 수줍은 어조로 사랑의 가치와 언어를 되짚는다.
이러한 패턴과 드로잉을 나는 ‘타투 드로잉 패턴’이라고 부른다. 몸에 새겨 지워지지 않는 문신(tattoo)처럼, 이 문양들은 영구 보존될 수 있는 도자의 매체적 특성과 맞물려 있다. 일상에서 몸으로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오브제인 스툴, 행거, 보관함, 항아리 등에 우리 주변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것들, 우리 곁에 있지만 언젠가는 사라질 동시대의 가벼운 풍속들을 문신처럼 새겨 넣는다. 이미 잊혔거나 잊힐 것들이 사실은 그럴 만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점들이 실은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하는 무엇일 수 있다고 믿는다.
앞서 말했듯 이 세상이 크고 작은 사건들, 즉 수많은 점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 작은 점 하나하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전반적인 모습을 내다볼 단서다. 정말 중요한 얘기를 꺼낼 때 오히려 목소리가 작아지듯, 나의 도자기들이 건네는 수줍은 속삭임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
- 글 한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