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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8월호

이달의 표지 작가임선이

표지작품 <108개의 면과 36개의 시선, 또 다른 한 개의 눈> 금속·아크릴미러·아두이노·LED조명 설치가변 | 2019

1 <녹슨 말> 샹들리에·아두이노·디밍·LED조명·FRP·소금 등 | 설치가변 | 2019
2 ‘유토피아’ 시리즈 <#1항해자> 라이트젯 C-프린트 | 100×150cm | 2019
3 ‘유토피아’ 시리즈 <#유토피아>(왼쪽), <#3단단한 섬>(가운데), <#4여정(旅程과 旅情)>(오른쪽) 라이트젯 C-프린트 | 53×80, 53×80, 60×90cm | 2019


임선이
1971년 대전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조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시대마다 변화하는 풍경과 ‘봄(seeing)’이라는 선험적인 시지각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작업해 왔다. 불확실하고 가변적인 시각·지각의 모호성으로 인해 불안정한 인간을 작품 주제로 삼기도 한다. <부조리한 풍경> <기술하는 풍경> <걸어가는 도시, 흔들리는 풍경-SUSPECT> 등의 전시를 열었고, 2019년 <양자의 느린 시간(Slow time in Quantum)>이라는 타이틀로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아르코미술관·소마미술관·우양미술관·수원아이파크미술관·경남도립미술관·제주도립미술관·우민아트센터 등에서 진행된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2017년 제1회 JCC프론티어 미술대상 우수상, 2004·2008년 송은미술대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2020년 5월에는 금천예술공장 PS333에서 전시 <왼손의 움직임>에 기획 및 작가로 참여해 전시를 진행했다. 현재 금천예술공장 11기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전 <양자의 느린 시간>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전시는 노인이 된 두 남자를 소재로 삶의 시간을 물리적으로 은유해, 그들의 느린 시간을 수평선상에 두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들의 신체에 나타난 삶의 흔적과 몸의 무의식적 행위에서 드러나는 함축된 층위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삶의 현상과 공존의 방법을 이야기했다. 노화된 눈과 손, 그리고 말의 파동, 느린 기억의 회로 등 몸에 나타난 기억들을 유기적으로 카테고리화해 전시했다.
그중 작품 <108개의 면과 36개의 시선, 또 다른 한 개의 눈>은 삼각형 3개 면으로 이루어진 만화경이 한 단위의 모듈이 돼 36개가 결합된 형태다. 36개의 모듈은 108개의 면을 이루는데, 이는 불교의 철학적 수인 동시에 몸을 이루는 감정적 수이기도 하다. 여기에 하나의 모듈을 더해 또 하나의 시선 또는 변화의 시작을 의미하는 눈으로 형상화했다.
작품은 모듈이 불규칙하게 결합돼 다층적 시선을 갖는다. 작품을 이루는 거울 면이 서로 바라보고 비추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대상을 ‘바라본다’라는 것의 의미는 만화경이 만들어낸 긴 관을 지나 좁아지고 마주하는 끝 면들에서 결정되는데, 긴 미러의 삼각 면을 이루는 관이 서로 비추는 구조로 불규칙하게 대상의 다층적 형태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시선의 긴 여정이 마무리되는 곳이 된다.
작품에서 ‘본다’는 것의 의미는 대상을 결정짓는 눈의 행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다양한 감각과 무수한 경험과 선험적 몸의, 물리적 환경의, 역사적 움직임의 레이어로 이루어진다. ‘본다’의 의미는 물리적·심리적·역사적 의미의 다층적인 경험을 수반하며, 현재 풍경과 병치돼 정의되지 않은 상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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