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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2월호

예술인을 보듬고 독려하는 장

서울예술인지원센터 프로그램 경험기

저작권이 침해되는 사건이나 불안과 고민으로 작업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창작 활동만 아니라 예술인의 고민까지 보듬는 예술인 법률·심리상담에 관해 알아봤다.

서울문화재단은 2023년 10월, 재단 대학로센터 내 서울예술인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예술가별 원스톱 지원 플랫폼을 표방하는 이곳은 예술인의 지속 가능한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다양한 정책이 생겨나고 있지만, 서울예술인지원센터는 무엇보다 상시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 생겼다는 점에서 예술인이 각자 상황에 맞는 정보를 추천받는 데 용이하다. 온라인 정보 검색과 누리집 이용이 어려운 예술인이라면 이곳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또한 서울예술인지원센터는 예술인 법률·심리상담, 생활기반 지원사업,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무대용품 공동이용 플랫폼을 비롯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특히 예술인 법률상담과 심리상담은 2021년 시작한 이래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법률상담은 창작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관해 직접 상담받을 수 있으며, 변호사·변리사·회계사·노무사 등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심리상담은 예술인 내면의 다양한 어려움을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전문 심리상담사와 개별 상담을 지원한다. 두 가지 모두 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 및 유선 상담이 가능하며, 심리상담의 경우 집단상담 프로그램인 ‘예술가의 마음수업’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도움은 절실하지만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기 쉽지 않을 때, 서울예술인지원센터는 언제나 예술인을 향해 손길을 내밀고 있다. 지난해 서울예술인지원센터를 통해 각각 법률·심리상담을 경험한 두 예술가와 법률상담 전문가에게 예술인지원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애리

예술인 법률상담 전문가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❶ 법과 제도란 언제나 좀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런 점에서 예술인 법률상담은 창작 활동 과정에서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예술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께서는 어떻게 예술인 법률 상담 전문가로 서울문화재단과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서울문화재단에서는 정기적으로 예술인을 지원할 전문가를 공모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는 지인에게 공모 소식을 전해 들었고, 지원해 선정됐는데요. 저는 법무법인에 근무하면서 소송대리 외에도 유료로 상담과 컨설팅,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세 사업자나 예술인에게는 변호사에게 법률 상담을 받거나 자문을 구하는 비용이 부담이 될 때가 많은데요. 저를 찾는 예술인들께 무료 상담 창구를 소개해드리고 그쪽으로 상담을 진행해보면 만족하실 때가 많았습니다. 소송까지 가지 않고 분쟁을 해결하거나 예방하는 것은 무료 상담을 통해서도 충분히 도움드릴 수 있는 부분이고, 또 소송 진행을 염두에 두더라도 보통 소송 직전 단계까지 도와드릴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서울문화재단만 아니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경기콘텐츠진흥원 등 공공기관을 통해 법률상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❷ 국문학을 전공하고, 실제로 창작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예술인의 사례에 깊이 공감하실 듯합니다. 변호사님께서는 어떻게 해서 예술계에서 법조계로 이동했는지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대학 시절 영상 문법에 매력을 느껴 영상 시나리오 작가나 프로듀서를 지망했어요. 국어국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었죠. 그런데 고학년이 돼 영상 제작 실습수업을 듣다 보니 현장에서 벌어지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고 즉흥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또 그렇게 여러 관계자와 협업하는 일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어요. 적성에 맞지 않았다고 할까요. 그래서 오랫동안 진로를 고민했는데, 제가 졸업반이 되던 시기에 국내에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어요. 로스쿨 입학 과정을 알아보니 법학적성시험에서 언어와 논증·논술이 중요하더라고요.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논술 강사로 일해본 경험도 있고, 특히 논술형 시험에 자신이 있었죠. 로스쿨에 들어와 공부해보니, 과연 언어 능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습니다. 물론 언어 능력이 법학 공부의 전부는 아니지만 언어를 ‘도구’로 다룬다는 점에서 제가 원래 하던 공부와 법학의 접점을 발견하고 접근했던 것 같아요. 문학의 언어와 법학의 언어는 같은 언어이면서도 쓰임새나 성격이 매우 다릅니다. 법학은 문과에서 유일하게 정답이 있는 학문이라고도 하니까요. 이렇게 서로 다른 문학과 법학이지만, 저는 문학적 감수성을 접목해 고객과 실제 사건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합니다. 어떤 사건에서 판사와 검사는 사회적으로 합의한 기준을 가지고 정답을 추구해나가겠지만, 변호사는 그 사건에 휘말린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그 사람이 하고자 하는 말을 대신해야 하니까요. 시간 순으로 이미 일어난 일을 배열하고, 추상적인 법에 구체적인 사건을 적용할 때는 문학 텍스트를 생산하는 것처럼 스토리텔링 해 보는 거죠.

❸ 현재 서울문화재단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단체의 법률 자문을 맡고 계십니다. 예술인과 기관이 각각 가장 많이 상담하는 법률적 문제는 어떤 것인가요?

예술인이 자기 작품의 저작권을 관리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부분은, 이미 체결한 계약의 해석이나 저작권 개념에 대한 이해가 계약 상대방과 달라 사업자가 허락받은 범위를 넘어서서 작품을 이용하는 문제입니다. 예컨대 계약 기간이 지났는데도 작품을 무단으로 이용한다든가, 사업 홍보를 위해 필요하다면서 작품을 마음대로 가공해 이용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요.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하는 기관에서 관심을 두는 이슈는 예술인과는 전혀 다릅니다. 공공기관의 사업을 돕다보면 사업의 세부 기준과 지침을 정하고, 지원 대상자를 선정해 보조금을 교부하고,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며 시정명령 같은 행정 처분을 가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때 개인이나 기업에 부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해 피해를 주지 않도록 의사 결정에 앞서 법률 자문을 거치는 일이 많습니다. 그 외에도 기관 내부의 경영, 인사, 회계 등 조직 운영에도 필요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❹ 법률상담은 대면, 온라인, 서면 등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 가장 자주 활용되는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세 가지 방식을 고르게 활용하는 편입니다. 다만 어려운 주제이면서 개인에게 중요한 사항을 상담하는 일이다보니 대면 상담이 가장 많이 이뤄집니다. 저도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다면 대면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대면 상담은 자료를 직접 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사안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상담받는 분과 비언어적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담 신청서만 봤을 때는 예상하지 못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 깊이 있는 상담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법률상담의 경우 1시간 정도 진행합니다. 이때 상담하는 변호사나 상담받는 예술인이 계약서 같은 기초자료를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상담하면 비효율적입니다. 그 자리에서 자료를 대강 읽어보고 상담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기초가 되는 자료와 사실관계를 정리한 내용을 사전에 보내주시고, 꼭 답변을 듣고 싶은 사항은 미리 정리해 오시는 편이 좋습니다. 팬데믹 이후 화상회의 서비스를 이용한 온라인 상담도 크게 늘었습니다. 이 방식은 여러 명이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 상담받기를 원하거나 전자로 문서를 공유하면서 진행하고자 할 때 추천합니다. 제 경우 계약서 검토 상담의 경우 미리 받은 문서에 설명할 내용을 표시해 화면을 공유하며 온라인 상담을 할 때가 많아요. 또한 서면 방식은 대면 상담을 받기 어려운 분들, 예컨대 서울에서 먼 지역에 거주하는 분이나 해외 거주 예술인이 많이 이용합니다. 질문할 사항이 많지 않고 항목이 정해져 있을 때 유리하고요. 대면이나 온라인 상담을 하고 난 다음 상담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하기 어려운 경우에, 질의 사항을 명확히 정리해서 서면 상담을 신청하면 효율적으로 상담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서면으로 만족스러운 답변을 받으시려면 상담받는 분이 어느 정도 사안을 이해하고 있고,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궁금한 사항을 정확하게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❺ 예술인의 권익이 침해되는 것을 예방하고, 또 창작 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조언해주세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꼭 기억하십시오. 계약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계약을 잘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모르면서 놓칠 수 없는 기회라거나 잘해주겠다는 달콤한 말만 믿고 덜컥 계약하는 것은 분쟁의 불씨가 되며, 저 같은 변호사들의 배만 불려주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저작권을 사업 가치가 높은 재산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사업자와 계약할 때도 사업자가 예술인을 동등한 사업 파트너로 대우하도록 협상을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을 잘하려면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목적으로 계약하려 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사업자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하고요.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는 무조건 내가 억울하다거나 기분 나쁘다는 식의 감정적으로 호소하기보다는 상대방에게 이익이 되는 다른 조건을 맞춰 주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모든 예술인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상담하다 보면 대체로 ‘계약이나 법률문제는 어려우니 상대방을 믿고 계약하고, 나는 작업에 전념하자’고 생각하고 계약서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명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예술인은 사업자가 경영 관리를 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때 예술인은 사업자와 계약하기 전부터 의존적인 관계에 놓이곤 합니다. 연예인과 전속기획사, 출판사와 작가, 최근에는 웹툰·웹소설 작가와 제작사, 1인 크리에이터와 에이전시도 이런 관계죠. 물론 계약을 맺고 나면 매니지먼트사가 작가의 계약과 법률문제를 챙겨 도와주지만, 계약하기 전에는 철저히 남남이고 이해관계도 다릅니다. 매니지먼트사와 계약할 때는 더 신중하고 꼼꼼하게 계약 조건을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❻ 지난해 서울예술인지원센터에서 ‘예술가의 인생수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계약서를 작성하고 검토하고 협상하는 법’에 대한 강연하셨어요.

요즘 계약 협상을 도울 때 가장 피부에 와닿는 것은, 창작자의 저작권에 대한 권리의식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긍정적인 변화죠. 언택트untact 환경에서의 전송권 분쟁, AI, 해외 OTT 서비스와의 계약 문제, 미디어믹스media mix와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산재해 있지만, 업계 관계자와 법률가들이 가장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이슈는 불공정환경 개선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문화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하면서 저작권의 경제적 가치가 날로 높아져 가는데, 창작 노동을 하는 개인 프리랜서와 창작물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간의 협상력 차이가 커서 창작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지난해 만화 <검정 고무신> 작가님 중 한 분이 사업자와의 저작권 침해 소송 진행 중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유명을 달리하신 사건의 충격이 컸어요. 그 사건 이전에는 저도 강의할 때 주로 신인이나 지망생 시절에나 불공정 계약으로 고통받고 어느 정도 지명도와 인기를 얻으면 자연스럽게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공정한 계약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쉽게 이야기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검정 고무신>은 국민 만화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도 그런 비극이 발생했으니까요. 문화예술시장에 정부와 법의 개입이 어느 정도까지 필요한지 사회 구성원이 다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우선 지금 활동하는 예술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인지원사업 같은 정책이 더욱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❼ 공저서인 『웹툰 작가에게 변호사 친구가 생겼다』는 창작자들이 쉽게 말 못 할 고민을 상담해주는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제가 재직하고 있는 법무법인 덕수 소속 변호사들이 의기투합해 집필했습니다. 2014년부터 법무법인 덕수 내에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변호사들이 모여 꾸준히 공부도 하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교류하고 있는데요. 활동하다 보니 한국만화가협회의 법률 자문을 하게 되고, 만화의 날에도 초청받아 표현의 자유와 자율 규제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하기도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웹툰 작가들의 상담 사례가 쌓였고, 이 귀중한 사례를 우리만 알지 말고 웹툰 작가를 위한 계약 지침서를 써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지금 읽어보면 부족한 면이 많고 이후에 좋은 웹툰 계약 지침서가 많이 나왔지만, 많은 작가님 들이 꾸준히 사랑해주신 덕분에 개정증보판까지 나왔습니다.

❽ 상담을 고민하는 예술인에게 한마디 건넨다면.

저는 변호사와 상담하는 일을 병원 가는 일에 빗대어 이야기하기를 좋아합니다. 우리 몸에 생긴 사소한 문제를 방치하면 병이 깊어지듯이, 법률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에 가기 전에 인터넷 검색도 해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지만, 결국 의사를 만나 최종 진단을 받아야 다음에 해야 할 일을 결정할 수 있고 병을 치료할 수 있지 않나요? 법률 상담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민하지 마시고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빨리 상담받아야 합니다. 형사 사건에 휘말리면 수사 초기에 변호사를 선임할수록 유리하다고 하죠. 모든 사건이 다 똑같습니다. 초기 단계에 법률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악화하지 않도록 조처하거나 손해를 줄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서울문화재단을 비롯해 많은 공공기관에서 예술인을 위한 법률 지원 창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수집해 원하는 서비스와 전문가가 있는 곳에 상담을 예약하세요. 지금 바로요!

장한나

시각예술 작가
예술인 법률상담 진행

❶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인지원센터에서는 예술인을 위한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셨나요?

2023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에 선정돼 작업을 하면서 주기적으로 서울문화재단 누리집에 들어가보곤 하는데요. 누리집 메인 화면에서 관련한 내용을 보게 됐습니다. 전부터 법률 상담을 받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서울문화재단에서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곤 곧장 신청했습니다.

❷ 어떤 이유 혹은 필요에 의해 법률상담을 찾으셨나요?

저작권 관련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2020년에 진행한 <뉴 락 표본> 시리즈 작업 세 개 중 두 개가 다른 작가의 드로잉에 사용된 것을 알게 됐거든요.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너무나 놀랐고, 당황스러웠고,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건너 건너 여러 지인을 통해 저작권 관련 변호사와 상담을 받았지만, 정작 시각예술에 관한 사례는 진행해본 적이 없는 분이셨어요. 서울문화재단이 제공하는 법률상담 프로그램은 좀 더 시스템이 세분돼 있고, 시각예술 관련 저작권 침해 사례를 잘 아는 전문가와 상담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신청했습니다.

❸ 실제 법률상담은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나요?

법률상담 안에도 여러 세부 분야가 있고, 그중 저작권 관련 사항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택할 수 있어 대면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곧 약속한 날짜에 담당 변호사님과 매칭되고, 상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상담 내용 중 주요한 사항을 미리 온라인으로 전달해달라고 하셨고, 상담일에는 변호사님께서 내용을 다 살펴보고 이해한 상태였습니다. 먼저 구체적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제게 질문해주셨고요. 비슷한 사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고, 제 경우는 어떤 법적 쟁점이 있는지, 그렇다면 제가 어떻게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그에 수반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쭉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 궁금한 부분에 대한 답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법률상담이 여러모로 만족스러웠어요.

❹ 저작권에 관한 사항은 예술인에게 정말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지식과 구체적인 사례를 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법률상담은 작가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나요?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처음 다른 작가님의 드로잉에 제 작업이 사용된 것을 봤을 때, 사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판단하기가 어려웠어요. 포털사이트에 검색해서 여러 내용을 살펴봐도 제 사례에 적용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죠. 시각예술 저작권 사건을 잘 알고 있는 변호사를 찾는 것도 어려웠고요. 하지만 서울문화재단 법률상담을 통해 만난 변호사님은 관련 경험이 풍부하셨어요. 이 상담을 통해 제 사례가 어떤 부분에서 법적인 문제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절차와 대응 요령 등도 상세하게 알게 됐고요.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❺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예술인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되면 의무로 문화예술계 성평등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게 되는데요. 그 내용 중 한 부분입니다. 저는 교육을 듣던 중 이 문구를 보고 법률상담을 신청하게 됐어요. 창작 작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재빠르고 적극적으로 이를 처리하고 신경 쓸 여력이 없더라고요. 하지만 나와 내 작업의 ‘기본적인 권리’가 침해된 것이 분명했고, 이에 대해 천천히 조금씩이라도 처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법률상담을 받았는데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민과 어려움이 있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❻ 서울문화재단은 예술인의 창작 활동 지속을 위해 법률상담만 아니라 심리상담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예술인지원 프로그램에 바라는 바가 있나요.

당장 많은 수요가 없더라도 지금처럼 질 좋은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법률상담도 심리상담도 예술인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예술인이 도움을 받고 힘도 얻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장주희

문학 작가
예술인 심리상담 진행

❶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인지원센터에서는 예술인을 위한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셨나요?

연희문학창작촌 입주작가로 선정돼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서울문화재단의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알게 됐는데, 그중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있었어요.

❷ 어떤 이유 혹은 필요에 의해 심리상담을 찾게 되셨나요?

자신을 객관적으로 만나보고 싶었어요. 불안 때문에 작업에 집중할 수 없는 일들이 있었죠.

❸ 실제 심리상담은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나요?

심리상담을 신청한 뒤 서울문화재단 담당자께서 상담 전문가 목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 메일과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여러 심리상담 전문가의 약력과 전문 분야를 확인할 수 있어 내 상황에 맞는 상담 전문가를 매칭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상담이 이뤄질 장소의 위치도 고려했어요. 시설 주변에 사람들이 활발히 오가고, 이동하기에 효율적인 곳을 선택했습니다. 주 1회 상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날짜와 요일을 정했는데요. 이렇게 연락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담 전문가와 라포가 형성된 것 같아요. 그 덕분에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고 자신 안에서 발화되지 못한 채 나를 무겁게 만든 불편하고 어색한 감정과 이야기를 꺼내게 됐습니다.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나를 힘들게 한 감정, 우울함이나 불안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주체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적응력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정기 상담이 끝난 뒤 후속 조치로 주 1회 상담하던 분들과 월 1회 집단 상담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 자리는 앞서 심리상담에 참여한 분들의 자발적인 요청으로 만들어진 것인데요. 상담 과정에 이뤄진 구체적 내용이 어떻게 내 삶에 적용되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자리였던 기억이 나요. 내 이야기를 말하고, 또 다른 분들이 공통으로 경험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발견하면서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순간을 덤으로 경험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상담은 움직임이다’ 이렇게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우울할 때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에 가면 나의 우울함이 좀 더 가벼워지고 활력을 되찾게 되는 것처럼, 심리상담을 위해 찾아간 장소에서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❹ 작가님이 참여한 집단상담의 장단점이 궁금합니다.

저는 서울문화재단 집단상담 프로그램인 ‘예술가의 마음수업’에서 나와 너를 이해하고 관계를 잘 맺기에 관한 시간에 참여했습니다. 주 1회씩 4주간 이뤄진 프로그램이었어요. 개인 상담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맞춰져 있어 목표를 위한 단계별 전략을 다룬다면, 집단상담은 개인의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개인과 다른 사람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차이, 주장, 의사소통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관계 속에 자신이 적응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었고요. 참여 과정에서 스스로 치유되기도 하고,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면서 해결점을 발견하고 공감을 나누면서 안정감을 찾게 되는 효과도 있었어요. 관계 안에서의 적응을 다루는 문제기에 집단상담의 방법이 효율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타인과 함께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개인 상담을 마칠 즈음 후속 프로그램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집단상담을 경험할 수 있어 더 좋았고요. 집단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한 심리검사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유형을 찾게 되는데요. 테이블에서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다보면 관계 속에서 느낀 다양한 갈등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때로는 회피하고 싶은 문제를 직면하면서 고통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고통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어요. 몇 없는 단점이라면 집단상담만으로 내면의 불안함을 다루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는 정도입니다.

❺ 심리상담은 창작 활동을 지속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자신감을 느끼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고 그 안에서 불안을 느끼고 우울했던 나의 어두운 면을 직면하게 했거든요. 한편으로는 그러한 모습이 창작자가 가질 수 있는 본질적인 모습이고, 그로 하여금 나의 세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작자는 작품이 완성되면 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독감이 밀려오는데요. 앞으로는 그 고독감을 스스로 위무하면서 격려하고, 또 동료들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❻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예술인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자신 안에서만 생각하면 어떤 문제든 커 보일 겁니다. 문제를 밖으로 꺼내기 힘들지만, 막상 조금만 꺼내 바라보면 의외로 작은 문제라는 것을 뜻하지 않게 발견하게 돼요. 그럴 때면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도, 그 용기를 나눌 힘도 생기게 되는 것 같고요.

❼ 서울예술인지원센터의 심리상담·법률상담 등 예술인지원 프로그램에 바라는 바가 있나요.

선순환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지속해서 진행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드립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이 용기를 내 창작 활동 가운데 겪는 현실적인 문제를 꺼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예술인이 안정적인 사회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깨끗한 환경과 맛있는 간식을 제공해주시고 심리상담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애써주신 서울문화재단 담당자와 상담 전문가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김태희 [문화+서울]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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