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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9월호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김영숙·류정아·김서현
서울시민합창단&공연 동호회

세 모녀 가운데 가장 먼저 생활예술의 재미를 경험한 건 조모 김영숙 씨. 그는 우쿨렐레&훌라춤 공연 동호회의 일원으로 지난해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다. 그의 딸 류정아 씨는 좋아하는 예술 활동으로 축제에 참여하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 류정아 씨는 그의 딸 김서현 양과 손잡고 서울시민합창단에 합류했다. 이 기회에 용기를 내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올해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에서 각각 서울시민합창단과 공연 동호회로 무대를 장식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엔 동호회가 아니라 봉사활동으로 시작했어요. 봉사하는 것, 좋잖아요. 우쿨렐레 연주와 훌라춤을 배웠는데, 기회가 될 때마다 초등학교에 가서 공연도 하고 가르쳐주고 그랬죠. 그렇게 이 활동을 한 지 5~6년 된 것 같아요. 일주일에 두 번씩 동호회 활동을 하고, 하루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요. 거창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에 만족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쭉 연주하고 춤추는 것이 목표예요. 끝까지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김영숙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데, 잘하진 못해요.(웃음) 그래도 혼자 부르는 것과 합창은 다르잖아요. 내가 조금 못해도, 같이 해나가는 거니까요. 사실 오디션 영상을 녹화하고 지원신청서를 쓰면서도 안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도 감사한 기회를 주셨으니, 열심히 해 봐야겠죠. 딸과 함께 참여한 건, 그저 합창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어우러져서 함께하는 단체 생활을 알려주고 싶어서요. 가끔은 튀고 싶을 수도 있고, 어떤 때는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수도 있지만 함께 노래한다는 것에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길 바라요.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다른 일을 할 때도 좋은 동기가 됐으면 합니다.” 류정아

“원래 노래를 좋아하고 자주 불러요. 학교에서도 버스킹 공연 같은 걸 하거든요. 그런데 합창은 혼자 부르는 것보다 다양하고, 더 재밌을 것 같아요. 가르쳐주는 선생님도 계시니 특히 고음을 잘 불러보고 싶어요.” 김서현

한정진·신윤희
동행오케스트라

서로를 바라보는 다정한 눈빛까지도 닮은 부부가 처음 합을 맞춘 건 대학 동아리 합주단에서였다. 어릴 적 바이올린을 배운 경험이 다시금 떠오른 신윤희 씨와 대학에서 처음 바이올린을 손에 쥔 한정진 씨. 교육대학교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꿈꾸며 열심히 공부하던 두 사람에게 악기는 또 다른 꿈이 담긴 존재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교사실내합주단에 합류해 꾸준히 아마추어 단체 활동을 이어간 두 사람은 이내 백년가약을 맺었고, 지금까지 쭉 음악과 삶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악기 연주가 아니라 오케스트라가 좋았던 것 같아요. 혼자 하는 음악도 좋지만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거든요. 악기는 학원에서도 배울 수 있지만, 오케스트라 경험은 학교에서 만들어주지 않으면 하기 힘들겠더라고요. 합주하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서 전교생 1인 1악기 교육을 만들고, 오케스트라도 운영했어요. 발달장애 친구들도 오케스트라를 경험할 때 변화한다는 걸 직접 보고 느꼈죠. 그래서 이번 기회가 더욱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음악을 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연주에서 자꾸 제가 보이는 것 같거든요.(웃음) 실제로 악기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그런 말을 많이 하죠. 소리에 그 사람이 보인다고요.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 나를 들여다보고 있어요. 그래서일까요? 그냥 끊임없이 음악을 듣게 되고, 연습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신윤희

“코로나19 때문에 최근 몇 년간은 활동을 쉬긴 했는데, 이렇게 일에 파묻혀 살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시작했어요. 음악적인 성장을 위해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활동하다 보면 사람 간의 관계라든지 배우는 것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사실 오케스트라는 취미로 하기에 쉽지 않은 부분이 많아요. 재정적인 것은 둘째 치고, 일단 장소를 구하는 것도 어렵죠. 그래도 요즘은 전공자분들이 재능 기부를 많이 해주셔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번 동행오케스트라처럼 서울문화재단 같은 기관·기업에서 도움을 주기도 하고요. 사실 저는 이번 동행오케스트라가 발달장애 청소년으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는 것 때문에 더 신청하게 됐어요. 일전에 장애인 연주단체가 학교에 와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멋있더라고요. 좀 더 이들 가까이에서 인연이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함께하는 경험이 기대돼요. 잘하지는 못하고, 또 앞으로 얼마나 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예술 활동을 하는 동안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동행오케스트라를 신청한 것이기도 하고요. 저는 베토벤의 음악을 좋아해요. 어릴 때는 역경을 딛고 한계를 극복한 음악가라는 조금은 뻔한 스토리 때문에 좋았는데, 깊이 알게 될수록 그와 동시에 굉장히 낭만적인 음악가라는 걸 알게 됐어요. 이번에 함께 만들어갈 음악도 기대가 됩니다.” 한정진

고경민·장진주
공연 동호회 ‘B.Zip’

“올해도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이 열린대!” 한 친구의 카톡은 이들을 곧장 다시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스트리트댄스 동호회 ‘B.Zip’은 지난해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 ‘COLLABO 250’을 계기로 20대 댄서 10명이 꾸린 모임이다. 이들은 지난해 서울문화재단과 락앤롤크루에서 모집한 시민 댄서로 처음 만났지만, 페스티벌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만나 춤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춤을 알려주면서 유대감을 쌓았다. 지난해 공연의 부제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에라 모르겠다 춤이나 추자’였고, 이들은 바쁘게 흘러가는 현대사회에서도 춤 하나로 똘똘 뭉쳤다는 점에서 팀 이름을 ‘비지비지busy busy, BZBZ’로 지었다가 ‘집합체’, ‘압축’의 의미를 더해 지금의 팀 이름인 ‘비집B.Zip’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춤을 향한 열정과 애정 하나로 모여 가족 같은 단체가 된 이들에게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의 의미는 남다르다.

“저희에게는 지난해를 굉장히 행복하게 만들어준 행사인데, 또 한 번 마포구를 대표하는 스트리트댄스 팀으로 참여할 기회가 주어져 기쁘죠. 금의환향하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저는 어릴 때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K-팝댄스를 시작했다가 점점 스트리트댄스의 매력에 빠졌고, 지금은 락킹이라는 장르를 해오고 있는데요. 동호회나 크루를 통해 함께 그룹을 이뤄 춤춘다는 것은 희열이 상당히 커요. 칼군무 같은 매력도 있고요. 이제 B.Zip은 제 삶에 없으면 안 되는 존재예요.” 장진주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학교 선배의 공연을 보고 첫눈에 빠져 락킹을 시작했어요. 락킹은 추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에게도 굉장히 긍정적이고 즐거운 에너지를 전달해줘요. 신나는 음악에 맞춘 ‘해피 바이러스’ 같은 춤이죠. 그러다보니 다소 소심했던 성격도 많이 바뀌었고, 졸업할 즈음에는 댄서로서의 꿈을 꾸게 됐어요. 동호회에서 함께 춤추며 좋은 작품이 완성됐을 때의 희열이 상당한 것 같아요.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의 힘으로 이뤘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고요. 그 과정은 마치 몸으로 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친구가 춤을 추고 있으면 그 움직임에 맞춰 재밌는 동작을 가미하기도 하고, 그렇게 같이 무대에서 호흡하는 게 춤의 매력이 아닐까요? 저희 팀은 힙합·락킹·왁킹·코레오그래피뿐만 아니라 재즈 코레오그래피·라틴·UK재즈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추는 멤버로 구성돼 있어요. 올해도, 지난해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느낀 즐거움과 행복을 전달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매일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꼭 보러 오세요!” 고경민

전주희
전시·체험 동호회
‘친환경 생활 꽃꽂이’

‘꽃꽂이는 나의 희망’이라고 말하는 전주희 씨의 말에는 꼿꼿한 힘이 있었다. 꽃꽂이하면서 슬픈 일, 힘든 일 모두 이겨냈다는 그는 적어도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얼굴이 찌그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은 그 힘을 혼자만 간직하지 않고 더 많은 사람과 나누려고 한다. ‘친환경 생활 꽃꽂이’라는 이름으로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생활예술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에 참가하고자 바지런히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많은 꽃꽂이 동호회가 참여한 것 같아요. 우리 동호회는 거기에 ‘환경 보호’의 메시지를 추가했죠. 친환경이라는 점이 좀 특별했다고 생각해요. 무료로 했던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았어요. 올해는 커피숍에서 버려지는 컵 캐리어와 플라스틱 컵을 이용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해요. 웬만하면 환경에 해가 되는 것을 줄이는 방법으로 꽃꽂이를 해 보자는 거죠. 우리 동호회는 참여자의 연령대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해요. 꽃꽂이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 하다가 정년퇴직한 뒤에 제2의 직업으로 찾는 분들이 많고요. 여성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학교에서 근무하는 남자 선생님도 참여하고 있어요. 삶을 살아가다 보면 생각이 많아지기 일쑤죠. 머리를 써야 하는 일도 많고요. 자녀 걱정, 남편 생각, 시댁은 또 어떻고요. 그런데 꽃꽂이를 하면 적어도 두 시간 동안은 그런 걱정과 생각을 안 하게 돼요. 어떻게 하면 꽃을 예쁘게 만질까 생각하고 고민하면 금세 머리가 비워지고 맑아져요. 저는 ‘꽃을 인생에 빗대보라’고 이야기해요. 오늘 꽂은 꽃은 20대예요. 내일은 30대, 이틀 지나면 40대, 그리고 걷을 때쯤 되면 70~80대를 바라봐요. 마치 나의 인생 같아요. 그러니 버릴 때도 예쁘게 가려서 버려달라고 하죠. 올해 전시에 참여하는 동호회원은 17명 정도 돼요. 보통 독일 스타일의 서양 꽃꽂이를 많이 하지만, 우리는 동양 꽃꽂이를 하죠. 우리 자연의 풍경을 많이 표현하고, 옛 정취를 깔고 작품을 만들려고 해요. 그래서 볼거리도 다양하고요. 올해 페스티벌에도 열심히 연습해서 예쁜 작품을 내놓을 테니 많이 찾아주세요.” 전주희

김태희 [문화+서울] 편집팀 | 사진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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