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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4월호

온갖 감각을 자극하다
도심 한복판에 정착한 미디어아트의 단면

어느새 ‘미디어아트’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대상이자 문화적 산물로 받아들여지고, 소비되고 있다. 그러한 미디어아트가 어떤 양상을 보이고 있을까? 이는 직사각형의 평면을 넘어 우리 주위의 풍경으로 다가오는 스크린이며, 많은 사례가 일회적이거나 한정된 기회로서 드러나기보다 ‘일상’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 주변에 깊숙이 침투한 기술

구글과 네이버 같은 검색 엔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미디어아트’를 검색했을 때 등장하는 텍스트·이미지·영상의 대부분은 프로젝션 매핑, 미디어 파사드, 몰입형 공간과 이와 관련한 체험에 대한 기록과 정보이다. 이러한 경향은 스마트폰의 보급,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이 준 충격과 전기자동차의 보급과 같은 기술과 기술적 대상이 우리 일상에 강한 영향력을 깊숙하고 전면적으로 가시화하며 찾아왔다.
이러한 흐름과 현상을 대표하는 단어이자 주변에서 익숙하게 보이는 단어가 있다.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이머시브 스페이스Immersive Space 혹은 몰입형 공간 등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행사장 바닥을 화려하고 입체적인 영상으로 수놓아 변화시켰던 오프닝 세리머니와 2021년 삼성동 코엑스의 SM Town 코엑스 아티움 외벽에서 펼쳐진 d’strict의 거대한 파도, 그리고 제주 성산에 위치한 ‘빛의 벙커’ 실내를 가득 채운 영상의 향연을 알거나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펼쳐진 스타디움 바닥을 역동적이고 입체적으로 바꿔낸 기법은 프로젝션 매핑, 코엑스 쪽 빌딩 벽면을 입체적 파도 공간으로 펼쳐낸 것이 미디어 파사드, 그리고 실내의 앞뒤 좌우와 바닥이 스크린화돼 공간이 변모하며 마치 다른 세상으로 빨려들어간 듯한 체험은 몰입형 공간이 만들어낸다. 모두 시각적 경험을 극대화해 평면이 아닌 공간적 체감을 이끌어내는 기법과 기술이다.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이미지와 영상

이것들의 공통점은 기존의 스크린을 벗어난 새로운 스크린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TV나 극장에서 마주하는 직사각 형태를 가지고 빛을 통해 영상을 볼 수 있는 매체를 넘어선 또 다른 국면의 스크린을 마주하고 있다. 새로운 스크린은 사각을 벗어나 신체 사이즈를 넘어선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우리 주변에 자리 잡았다. 이들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는 이미지와 영상은 ‘본다’를 넘어서 ‘체험한다’에 가까울 정도로 시각을 넘은 입체적 감각으로 다가온다.
프로젝션 매핑의 프로젝션은 프로젝터라는 영상 투사 기기가 바탕이다. 프로젝션 매핑은 건축물의 입체 표면에 그 구조에 맞춘 영상을 투영할 때의 환영과 충격이 감상자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가닿는지를 잘 알렸다. 프로젝션 매핑은 2000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 여러 창작자·기업·예술가가 광고와 작품·행사·축제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 미디어 파사드는 프로젝션 매핑과 겹치면서도 다른 영역을 가진다. 일종의 건축적 규모의 멀티미디어 풍경인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에서 그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중심 면인 파사드Facade에 영상을 투사하거나 건축적 규모의 이미지 풍경을 만들어 고정된 건축물을 유동적인 형상으로 재의미화하는 방법과 결과물을 말한다.
또 다른 영상 중심의 이미지 환경으로 소개할 ‘몰입형 공간’은 주로 실내에 조성된다. 이머시브Immersive로도 표현되는 이 방식은 거리를 두고 독립적으로 관조하던 기존의 예술과 다르게 그 경계를 넘어 관람자가 속한 공간 전체를 점유하거나 영향을 미쳐 그들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기법으로 사용된다. 즉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이미지 영역으로 삼아 환경적·공간적인 환영을 일으키는 일종의 환영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각종 감각과 관련된 미디어 기술이 발달한 지금, 우리는 가상현실과 물리 현실이 본격적으로 접촉하고 확장되는 경계선상에 위치해 있다. 이번에 소개한 프로젝션 매핑과 미디어 파사드, 몰입형 공간은 도시 안에서 각기 제 영역을 넓히며 우리에게 가상과 물리가 겹치고 교류하며 또한 중첩되는 상황에 대한 공간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자아내는 환영적 경험은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동시에 환기시키며 세계의 변화와 확장을 알리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 정착한 미디어아트의 단면을 바라보며 우리 스스로가 어떤 방향, 어떤 세계를 인식하고 수용하며 활용할 수 있을지 즐겁게 상상해 본다.

허대찬 미디어문화예술 채널 《앨리스온》 편집장 | 사진 제공 d’strict, ARS ELECTRO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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