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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공존과 상생을 위한 허브, 예술청
예술로 다시 살아 숨 쉬는 대학로를 위한 새로운 시작

대학로에서 시작되는 예술청 개관의 의미는 공존과 상생에 있다. 다양한 세대와 각자의 예술 장르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며 연대하고, 예술계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면서 예술 환경을 성장시키며, 대학로를 중심으로 확장되는 민간과 공공의 문화예술 인프라가 연결망으로 협력함으로써, 예술로 다시 살아 숨 쉬는 대학로를 꿈꿔 본다.

한 지붕 세 가족-서울문화재단, 공공극장, 예술청

예술청 이야기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문화재단(이하 재단)은 동숭아트센터를 매입해 청사 이전과 함께 일부 공간을 예술인 공유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한편 서울시에서는 1 예술인 주거·창작공간Housing 2 예술인 활동 기회Opportunity 3 장애 없는 창작 활동 촉진Promotion 4 예술인 성장과 발전Education & Exchange 5 지속 가능한 예술 환경Sustainability을 의제로 한 예술인 종합지원계획 ‘서울예술인플랜’을 발표했고, 재단은 그중 지속 가능한 예술 환경 조성의 중심축이 될 예술청 건립을 위한 장소를 검토했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2018년 말, 동숭아트센터 위치에 들어설 서울문화재단대학로 내에 예술청 조성이 확정됐다. 이어 2009년부터 재단이 공공극장으로 위탁 운영하던 남산예술센터의 계약이 2020년 종료되면서 재단 극장운영단은 동숭아트센터 지하를 리모델링해 2022년 개관할 블랙박스 극장을 맡게 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서울문화재단대학로에는 재단 4개 본부·단(문화시민본부·예술교육본부·극장운영단·예술청운영단)과 공공극장·예술청의 기능이 공존하는 현재의 형태가 됐다.

거버넌스 기반의 연결, 연대, 확장 플랫폼

예술청은 초기 설계부터 민과 관의 협치, 즉 협력적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한 운영 체계를 최우선에 뒀다. 2018년부터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한 예술계 전문가 간담회·좌담회를 비롯한 공론 자리를 이어갔고, 2019년부터는 현장 예술인들로 구성된 기획단을 주축으로 공모를 통해 모인 예술인들과 (구)동숭아트센터에서 예술청의 미래를 상상하며 청사진을 그렸다. 2020년에는 100여 명의 현장 예술인과 함께 실험적 아트 프로젝트, 지속 가능한 창작 플랫폼, 점진적 연결망 증폭기, 운영모델 수립 워킹그룹을 구성해 확장된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하고 예술청을 구현하기 위한 실험과 논의를 이어갔다. 이러한 활동 결과를 토대로 예술청 공동운영단 공모가 진행됐고, 공동예술청장 2인과 운영위원 9인이 선정됐다. 여기에 서울문화재단 예술청운영단의 당연직 예술청장 1인과 예술청팀 8인까지 총 20인의 1기 예술청 공동운영단이 꾸려졌다. 다양한 세대가 모였으며 각 예술 장르에서 활동하는 여러 예술인이 결합해 2021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로는 과거 성균관대학교·경성제국대학·국립서울대학이 설립돼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중심이었다. 이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이전하며 공공 문화정책의 중심지가 되고, 미술관·문예회관·민간 소극장이 모이면서 민과 관의 예술 관련 주요 인프라가 공존하는 문화예술의 중심축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979년 아르코미술관을 시작으로 1981년 문예회관(현 아르코예술극장), 1984년 샘터 파랑새극장, 1986년 바탕골소극장, 1987년 연우소극장, 1989년 동숭아트센터, 1994년 동숭시네마테크, 2006년 예술경영지원센터·전문무용수지원센터, 2007년 서울연극센터, 2009년 대학로예술극장, 2012년 예술인복지재단, 2015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 등 민간과 공공 문화시설·기관이 줄지어 들어섰다. 2004년 대학로 문화지구 지정 이후 대학(동덕·홍익·상명대)과 대기업(CJ·롯데·YES24) 진출로 극장은 급격히 늘어났지만, 나날이 상승하는 임차료를 감당하기 힘든 극장들이 문을 닫아 소극장 육성은 실패했다. 예술인들은 대학로를 떠나 성북·마포·문래동 등에 ‘오프 대학로’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한때 200여 개의 소극장이 운영되면서 연극의 메카로 불리던 대학로는 이제 젠트리피케이션의 상징이 됐다. 극장과 예술인들이 떠난 텅빈 현재 대학로를 보면 과거 예술인으로 넘쳐나던 활기찬 대학로 분위기를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대학로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21년 10월, 예술청 개관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서울문화재단 블랙박스 공공(가칭) 개관과 서울연극센터 리모델링, 한성대입구역에 조성하고 있는 서울시 창작연극지원센터가 완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학로를 꿋꿋이 지킨 민간 소극장과 다양한 문화예술 기관·시설과 더불어 예술청 개관을 계기로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문화예술벨트가 형성되길 바란다. 대학로에 새로운 문화 지형이 만들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공존과 협력, 상생을 위한 허브로서의 예술청

재단·공공극장·예술청의 유례없는 한 지붕 세 가족의 동거, 민·관 협치가 기반인 예술청의 운영 체계, 그리고 대학로를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민간과 공공의 새로운 문화예술벨트는 공존과 상생의 실험이기도 하다.
아마도 서로가 적응하고 공존·상생의 방식을 찾기까지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예술 생태계를 구성하는 예술가, 예술 매개자, 예술 관계자와 행정가, 시민(향유자)이 어울리고 소통하는 만남은 서로를 가로막는 벽을 없애고 다양한 구성원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건강한 에너지로 상생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더불어 대학로에 형성되는 문화예술벨트의 한 축으로서 예술청이 예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예술 생태계의 구석구석을 연결하며, 공존과 협력, 상생의 허브로서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는 확장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서령 예술청 공동예술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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