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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7월호

작가의 방
‘작가의 방’에서는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를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본 게시글은 《한겨레》의 <서울&>에 소개되는 ‘사람in예술’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이승엽 교수미래 극장에 대한 모색

“모든 극장은 특별하다.”

이론과 실무가 녹아든 문화예술 서적 《극장에 대하여》(이승엽 지음)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의 저자는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국내에서 손꼽히는 문화예술 전문 경영인이다.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에서 ‘제대로 된 공연장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 때문에 설립한 서울 예술의전당 창립 멤버로 시작해,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지낸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또한 문화예술인을 양성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교육자로, 현장에선 극단 대표에서부터 최대 규모를 자랑한 하이서울페스티벌 예술감독까지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인생 대부분을 극장과 관련된 일을 해온 그가 이 주제를 잡은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한다.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이탈리아 나폴리의 메르카단테 극장에서 <오이디푸스>를 관람하던 2019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부터 2500여 년 전의 작품을 보면서 ‘극장의 역사와 앞으로 전개될 극장의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책의 전반부는 고대 그리스에서 로마와 르네상스를 거쳐 동양과 서양의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 역사를 아우른다. 더불어 시간적 흐름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후반부로 가면 현장에서 터득한 경험을 살려 ‘극장을 이해하는 10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작가는 이것이야말로 극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입체적 접근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극장의 미션과 재원, 운영 형태, 무대와 객석의 관계, 극장 크기, 프로그램 제작 방식, 용도, 물리적 조건과 특성, 이해 당사자, 그리고 내외부 환경과 여건’이다.
이런 키워드는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지 싶다. 30년 넘게 이어온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그의 다음 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극장 경영의 각론이 될 수도, 아니면 우리 공연 생태계의 70%를 차지하는 공공극장의 미래에 관한 것도 충분한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승엽은 서울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1987년 예술의전당 창립 멤버로 문화예술계에 발을 들였고, 2001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예술경영을 가르쳤다. 이후 극단 대표와 하이서울페스티벌 예술감독을 거쳐 제8대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 한국예술경영학회장을 맡았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고안철 작가경계인 ‘청년예술인’ 고민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요.”

자신을 대학생과 예술가의 경계에 서 있는 작가라고 소개한 고안철 씨(사진 맨 오른쪽)는 최근 주목받는 ‘청년예술’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학 졸업 뒤, 어렵게 작업해도 발표 기회조차 얻기 힘든 사례를 경험하면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시립미술관에서 청년과 관련된 기획 사업을 열기도 하지만, 대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예술가들이 참여하기란 쉽지 않죠.” 제주도 출신의 그가 지난해 연 첫 개인전 <히어, 데어 앤 에브리웨어>도 비슷한 맥락에서 출발했다. 반출이 불가능한 현무암을 제주도 밖에서도 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것인데, 이는 청년예술가들이 화이트 큐브에서 벗어나 대안공간에서 꿈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과 비슷하다.
이처럼 청년예술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당사자들의 네트워크 집단인 ‘콜렉티브 충정로’로 이어졌다. 청년이 많이 모이는 을지로와 홍대 거리의 경계에 있는 청년예술청의 의미처럼, 초년생과 기성 예술가의 경계에 있는 청년예술가의 고민을 담은 셈이다. 이는 향후 청년예술청에 운영 방향을, 앞으로 전개될 청년예술정책에 중대한 길라잡이 역할을 제시할 것이다. 이런 뜻에서 고씨는 청년예술가의 고민을 담은 상상포럼 ‘엔(N)년 뒤 문화예술 지원정책이 전부 사라진다면’(5월 8일 오후 2시)을 준비했다. 포럼에는 공공기관 의존도가 높아지는 예술계 현실에 대한 자조와 획일화된 구조를 탈피하는 바람을 담았다. 자신도 언젠가 청년예술이라는 껍질을 벗겠지만, 당사자는 청년예술의 미래를 이렇게 상상했다. “예술정책에서 ‘청년’이라는 말이 사라질 때, 비로소 청년예술정책이 완성될 거예요. 사회적 배려의 대상자로 호명되지 않고, 세대와 경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예술 활동을 하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고안철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했다. 주요 전시로는 <CRR> <히어, 데어 앤 에브리웨어>(이상 2019년)가 있으며, 청년예술청 개관 준비단 ‘콜렉티브 충정로’의 정책워킹그룹과 비영리단체 ‘예술대학생네트워크’ 기획팀에 소속돼 있다.

글 이규승_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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