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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공감

12월호

도곡정보문화도서관 ‘문화살롱’ ‘살롱’형 도서관으로 재탄생하다
강남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도곡정보문화도서관 5층 열람실이 지난 10월 13일 새롭게 오픈형 공간으로 리모델링됐다. 칸막이를 친 기존 열람실이 무조건 정숙해야 되는 곳이었다면 바뀐 공간은 어느 정도 소음이 허용된다. ‘문화살롱’으로 불리며 다양한 문화행사가 가능해졌고, 이러한 변화는 보다 많은 구민들의 요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도서관 관계자들의 고민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1 도곡정보문화도서관 5층 ‘문화살롱’.(마블 시리즈가 놓여 있는 서가)

열람실(閱覽室)과 열람실

도서관 열람실은 이용자가 각종 검색 도구를 이용해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외국은 서고가 있는 자료실에 열람실이 있고, 한국은 이 두 곳을 구분해놓은 경우가 많다. 한국의 열람실은 대개 칸막이가 있는 책상이 빼곡하게 들어선 곳으로 ‘무조건 정숙’하고 공부만 하는 공간으로 여겨지고 있다.
도곡정보문화도서관이 리모델링하기 전 5층은 6층과 마찬가지로 이런 열람실이 있는 공간이었다. 열람실 이용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취준생, 노트북과 태블릿 PC로 작업하는 작가나 일반인들이다. 이곳은 동네 이미지 덕분에 합격률이 높고 작업(글 잘 써지는)이 잘되는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렇기에 이용자들은 조금 이기적이지만 도서관이 자신만의 공간이길 원했다. 민원을 통해 끊임없이 접수된 요구사항의 대부분은 소음을 낼 수밖에 없는 자(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사람)와 소음이 불편한 자(수험생)의 갈등이었다. 도서관 관계자들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그들의 요구를 해결해야 했다. 모두가 만족할 해결책 제시를 위해 고민했고, 대대적인 설문을 통해 이용자 연령과 이용 목적 등을 본격적으로 파악하기 시작했다. 수집된 자료와 이를 바탕으로 한 도서관 관계자들의 고민은 한국과 해외 도서관의 문화, 도서관의 순기능과 지향점 등에 대한 고민으로도 이어졌다.

복합문화공간 ‘문화살롱’

도서관은 소음이 허용되는 공간과 소음이 허용되지 않는 공간으로 구분됐다. 6층 열람실은 중요한 시험을 앞둔 이들이 소음 없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5층 열람실은 오픈형 공간으로 백색소음(음악이 나온다.)과 함께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와 독서를 통한 휴식이 가능하도록 리모델링 됐다.
‘문화살롱’은 열람실(閱覽室)의 역할과 열람실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그룹 프로젝트와 문화행사 진행도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이번 공간 리모델링과 함께 ‘도도러닝앱’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외국어 공부가 가능한 학습용 앱으로 도서관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공간에는 전시 서가와 원형 테이블, 노란색 조명이 설치되어 있으며, 문화행사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하도록 음향 시설 장비와 빔 프로젝터, 스크린도 설치되어 있다. 지난 10월 26일에는 <살롱 드 시네마>가 있었다. 강윤성 감독과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강연이 펼쳐진 자리였는데,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이니 강연의 여운이 더욱 진하지 않았을까 싶다. 12월 17일에는 송년음악회 <가끔은 괜찮은 혼자에게> 펼쳐진다.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목관 앙상블 공연과 시인 이병률의 낭독회 그리고 가수 오드트리의 공연이 함께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도곡정보문화도서관 누리집 참고. https://library.gangnam.go.kr/dogoklib/index.do)

2 도곡정보문화도서관 5층 ‘문화살롱’.(전경)
3 도곡정보문화도서관 5층 ‘문화살롱’에서 열린 <살롱 드 시네마>에서 강연 중인 강윤성 감독.

도서관이 ‘핫플’이 될 수 있게

미래의 한국 도서관 모습은 어떨까. 과거와 현재를 재료로 미래를 그려보면, 그 변화의 폭이 한 직선 위에 있는 것처럼 미미할 거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변했지만 도서관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점이 없기 때문이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연령대는 엄마 손에 이끌려온 초등학생이거나 연세 지긋한 어르신으로 양극화되어 있다. (책 대출 연령대를 기준으로) 물론 열람실은 취준생과 학생으로 북적거리지만, 그들 대부분은 도서관을 애정하고 도서관의 매력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아니다.(열람실은 동네 독서실이나 학교 자습실과 다를 바 없다.) 변화 없는 도서관과 도서관을 이용하는 세대의 양극화는 도서관을 이용할 미래 세대의 부재로 나타날 것이다. 도곡정보문화도서관 열람실 이용자들의 민원은 이런 도서관이 처한 아이러니한 현실이기도 하며, 그렇기에 문화살롱의 탄생에 현실의 고민이 녹아 있는 것이다. 도서관은 청소년의 청정구역, 청년들의 건전한 놀이터, 누구든 찾아가고픈 공간이 될 수 있게 바뀌어야 한다. (현재 도곡정보문화도서관은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도 고민 중이다.) 시작은 다른 공간이 대체 못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며 도서관이니 책과 함께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게 우선순위일 것이다.

글 전주호_서울문화재단 홍보팀
사진 제공 도곡정보문화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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