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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11월호

‘U+5G 갤러리’ <예술에 U+5G를 더하다>展
5G 시대, 예술을 즐기는 새로운 플랫폼

2011년 구글은 전 세계 70개국 1,000여 개 박물관과 미술관의 명작을 스마트폰에서 붓터치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는 ‘구글 아트 앤 컬처’를 오픈했다. 이처럼 기술은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문화예술 플랫폼을 가능케 한다. ‘U+5G 갤러리’도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의 통신기술과 예술이 만난, 새로운 문화예술 감상 플랫폼이다.

1 공덕역 ‘U+5G 갤러리’.

갤러리에는 작품이 있고 그것을 감상하려는 관람객도 있다. 요즘 개념으로 보면 갤러리는 작품을 보려는 수요자와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려는 공급자가 만나는 플랫폼인 셈이다.
플랫폼이란 무엇일까? 플랫폼이란 단어가 처음 쓰인 기차역으로 살펴보자면, 플랫폼은 이동수단인 열차와 목적지로 이동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장소 플랫폼. 그럼 예술을 위한 플랫폼에는 전형적인 미술관이나 갤러리 외에 어떤 것들이 존재할까? 거장의 작품이 거래되는 소더비, 크리스티 같은 경매 플랫폼, 신진 작가들과 소비자들이 작품을 직거래할 수 있는 아트페어, 예술작품을 렌트할 수 있는 구독형 모델 등도 존재한다.

문화예술, AR을 만나 특별해지다

U+5G 갤러리에는 이전의 미술관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존재한다. 첫째, 그 위치이다. 한적한 교외나 시내 중심 건물이 아닌 6호선 공덕역에 갤러리가 존재한다. 하루에도 수만 명이 이용하는 공덕역 플랫폼의 스크린도어와 기둥, 환승 공간, 그리고 달리는 지하철에 아티스트 24명의 88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작품 감상의 목적을 가지고 찾아가는 일반적인 갤러리와 달리, U+5G 갤러리는 하루에도 수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 다니는 출퇴근길에, 공항철도로 환승하다 우연히 만나는 갤러리이다.
둘째는 작품의 형태이다. U+5G 갤러리에는 AR(Augmented Reality) 기술을 활용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구필화가 임경식 작가의 작품 <꿈을 꾸다>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작품 속 금붕어가 살아 움직인다. 조선시대 궁중무용인 춘앵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제현 작가의 <리슨 투 더 댄스>의 작품 속 무용수는 라이트박스의 프레임을 벗어나 지하철에서 입체적인 퍼포먼스를 펼친다. LTE보다 20배 이상 빠른 5G의 속도 덕택에 360°로 촬영된 무용수의 모든 몸짓을 돌려보고 확대해 볼 수 있다.
이는 세 번째 포인트인 작품의 관람 형태에 영향을 준다. 무용의 예를 들면 객석의 관객들은 무대 위 퍼포머들의 섬세한 손짓이나 뒷모습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5G로 구현된 AR 작품은 무용수의 섬세한 손짓을 확대해서 볼 수도 있고 원하는 각도에서 무용수의 몸짓을 360°로 볼 수도 있다. 공연장이라는 형태적 한계를 넘어 작품 관람의 주도권이 관객에게 주어진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관람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품의 확장성이다. 갤러리의 회화 작품들은 작가가 완성한 평면의 그림에서 이야기가 끝난다. 물론 보는 이의 해석에 따라 이야기는 끝없이 확장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작가가 붓을 놓은 곳에서 멈춰 있다. 하지만 U+5G 갤러리의 작품들은 AR 기술을 통해 작품의 의도를 더욱 명징하게 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홍세진 작가는 청력을 잃었지만 자신이 본 세상의 소리를 그리는 화가이다. <링크(Link)>는 그가 본 세상을 그린 작품으로, AR 기술로 관람객들이 듣고 볼 수 있는 소리와 움직임을 부여하여 작가의 의도를 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다른 예로 구필화가인 박정 작가의 <또 다른 시선>이 있다. 작가의 작품에서는 슬픔, 기쁨, 행복과 같은 감정을 대상의 몸짓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작가는 전시를 위해 새롭게 몸짓을 그렸고, 거기에 AR 기술을 더해 작가가 상상했던 감정의 몸짓을 완성했다.
어떤 이들은 보는 이의 상상을 제한하는 것이라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서로 다른 대중들이 모이는 지하철에서, 쉽게 공감이 가는 작품으로 문화예술과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2 홍세진 <링크(Link)>, 캔버스에 유채, 130×162cm, 2018.
3 공덕역 ‘U+5G 갤러리’.

일상으로 들어온 문화예술

5G 기술로 구현된 U+5G 갤러리는 이전의 문화예술 플랫폼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 요즘 갤러리이다. 바쁜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 하드웨어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OECD 선진국 대비 미술관의 수도 부족하고 장시간 노동으로 삶의 여유도 부족하다. 미술관도 부족하지만 사람들도 시간이 없다. 이런 점에서 U+5G 갤러리는 현대인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플랫폼의 모범 사례가 되지 않을까 한다.
곧 자연이라는 화가의 붓질로 산야가 물들기 시작할 것이다. 미술 관이라는 전통적인 플랫폼도 좋고 새로운 개념의 U+5G 갤러리도 좋다. 바쁜 일상에서 문화와 예술로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가을이 되면 좋겠다.

글·사진 서경종_HS애드 CREATIVE DIRECTOR
사진 LG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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