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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3월호

‘2015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 살펴보기 이제는 지역문화정책도 진단하고 처방한다
서울문화재단이 지난해에 이어 ‘2015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와 분석 내용을 발표했다. 전년도 문화활동 고관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인구학적 특성 그룹들의 향유 특성을 발표한 서울문화재단은 2015년에도 문화활동에 적극적인 서울문화재단 회원 149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더불어 7개 자치구의 문화 서비스 접점 구민 5190명을 대상으로도 향유 실태를 조사했다. 서울시민이 문화예술을 어떻게 향유하는지, 그리고 지역에 따라 어떤 특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분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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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프로파일링은 드라마와 같이 범죄 심리 분석에 활용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해 현황을 파악하거나 미래 패턴을 예측하는 기법을 두루 지칭한다. 인기리에 방송 중인 드라마 <시그널>에서와 같이 범죄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소비자 프로파일링을 통해 광고나 상품 판매에 활용되기도 한다.
시민의 문화 향유 활동을 촉진하는 데 이 기법을 쓰면 어떨까? 서울문화재단에서는 시민들의 문화 향유 특성을 파악해 시민을 위한 세밀한 문화정책을 구현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2014년부터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를 해오고 있다. 조사 결과로 8개의 특성 그룹을 나눠 프로파일링을 시도해 20대부터 60대까지 삶의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문화 향유 실태를 더욱 세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5년에는 생애주기별 특성은 물론 지역별 특성 분석도 시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위 문화활동 고관여자인 서울문화재단회원 대상 조사 결과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서울서베이의 조사 결과를 비교해 2014년부터 개발해온 진단 분석 틀의 적정성을 확인했다. 또한 7개 자치구 접점구민 5190명을 대상으로한 조사 결과와도 비교해 지역적 특성 분석 모델을 도출하며 한단계 더 진보한 데 의의가 있다.
우선 생애주기별 특성 그룹의 문화향유 실태는 2014년에 이어 2015년 조사에서도 재확인됐다. 20대 및 싱글 시기의 문화욕구는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결혼하고 자녀가 생기면 육아 부담으로 인해 문화 관람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자녀가 성장할수록 개선되지만 사회?경제적 활동이 위축되는 50대까지는 유지된다. 60대에는 다시 고관여자의 특성을 일부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지역의 공공문화서비스를 최대한 이용하는 방식으로 문화 관람을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 문화 향유 실태 프로파일링 시도

문화활동 최고, 삶의 만족도 최저 <20대 문화열광족>
20대의 경우 주로 하는 여가활동 중 ‘문화예술활동’을 응답한 비율이 79.7%로 가장 높았으며,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80.6%에 달했다. 평균 관람 횟수도 39.35회로 가장 높아 활발한 문화예술관람 활동을 하는 세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68점(평균 70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문화예술 관람 장애요소을 비용 부족이라고 응답한 비율과 앞으로 문화비용을 줄이겠다는 응답도 가장 높아 최근 구직난 등 불안한 청년들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룹별 주요 지표조사 결과 요약 _ 8개 특성그룹 비교

문화활동만으로는 삶이 허전한 <30대 화려한 싱글녀>와 <40대 블루싱글녀>, 육아와 양육으로 문화는 잠시 잊은 <30대 육아맘>와 <40대 컬처맘>
30대는 20대만큼 문화활동을 활발하게 하지만 여성의 경우 결혼·육아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났다. 30대의 싱글녀들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는 20대보다 조금 낮지만(97.51점/94.66점) 인생에서 문화예술의 비중과 연간 문화관람 지불금액은 가장 많은 편이이다. 혼자서 여가활동을 한다는 응답 비율(39.4%)이 가장 높은 그룹이어서 ‘화려한 싱글’의 면모를 보여주지만 삶의 만족도는 20대와 함께 가장 낮은 68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30대 육아맘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문화관람 횟수가 최저 수준이지만 여행 등의 여가활동을 가족과 함께 하면서 삶의 만족도는 74점으로 오히려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40대가 되어도 유지되지만 30대보다는 문화활동이 더욱 위축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문화강좌 열공 <50대 낭만족>, 문화도 삶도 만족스러운 <60대 액티브시니어>
자녀 양육에서부터 서서히 해방되는 50대부터는 다시 문화활동이 조금씩 활발해지는데 문화관람보다는 문화강좌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여가활동도 동호회 참여가 40대에 비해 급증하게 된다. 이후 60대가 되면 40~50대보다 문화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며 문화예술에 대한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가 함께 높아진다. 이는 노년층 대상의 공공 문화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해 더 많은 문화예술활동을 하면서도 비용 부담이 적은 게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60대에서는 삶의 만족도와 문화활동 수준 및 만족도 간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 서비스 접점 시민들의 문화활동 수준은 전년보다 위축

문화 서비스 접점 시민들의 문화활동 수준은 전년보다 위축

2014년과 마찬가지로 서울서베이 조사에 참여한 일반 시민과 비교했을 때에는 문화 고관여자들의 문화활동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관람횟수 기준 약 8배) 하지만 이들의 문화활동 수준은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는데 특히 문화예술 관람 횟수는 전년도 35.5회에서 31.3회로 약 11.8%나 감소했으며, 문화관람 연간 총 지출비용 또한 2014년 55만 9632원에서 2015년 47만 7358원으로 14.7%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문화 비용 부담 느끼는 <50대 낭만족>, <40대 블루싱글녀>, <20대 문화열광족>
특히 8개 특성 그룹 중에서도 50대 낭만족, 40대 블루싱글녀, 20대 문화열광족은 여전히 문화관람 활동이 활발한 편이나 다른 그룹에 비해 2015년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체로 비용부담을 주된 장애 요소로 지목한 이들은 노후, 취업 등의 미래 준비에 관심이 많은 계층이며 공공문화서비스에서도 배제돼 있기 때문에 문화예술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문화 고관여자들의 문화활동이 위축된 원인으로는 계속되는 경제불황 속에서 문화활동 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 메르스로 인한 문화활동 위축 그리고 최근 LG경제연구원의 ‘2000년 이후 한국인의 하루 24시간’에서 발표된 바와 같이 실제 여가활동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추정된다.

시민 문화 향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진단과 처방’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시행한 이번 조사에서는 시민의 문화향유 실태 파악에 그치지 않고, 문화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특성 그룹이나 지역에 대한 진단과 적절한 대책 처방이 가능한 분석모델을 도입했다. 문화적 욕구와 실질적 문화활동 참여, 문화환경에 대한 만족도(Desire-Practice-Satisfaction) 3개 항목에서 서울시민의 평균값(서울서베이)과의 편차를 비교분석해 6개의 특성 유형을 도출하고 이에 따른 정책적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문화욕구-참여-환경만족>모델(Desire-Practice-Satisfaction)에 따른 분석 유형 및 제언 방향

지역별, 그룹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문화정책 개발 기대

이번 조사는 7개 자치구와 협업으로 진행됐는데, 이런 분석 모델에 지역문화자원 현황, 잠재적 문화욕구(유입/이탈) 분석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한 입체적 분석을 통해 지역별 특성 진단에 근거한 문화정책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민들의 문화생활 실태를 더욱 상세하게 들여다보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지역문화 진흥 시대에 걸맞은 더욱 세심하고 다양한 문화정책을 지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에서는 샘플링 편차가 심하고, 모든 자치구를 대상으로 하지 못한 한계가 있어 앞으로 조사분석을 더욱 체계화하고 조사 지역을 확대하는 등의 과제가 도출되었다. 이제 그 첫발을 뗀 만큼 향후에는 25개 서울을 모두 들여다보고 시민들의 일상 속에 스며드는 문화정책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문화+서울

글 박은희
서울문화재단 정책연구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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