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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9월호

한강원더프레젠트 ‘미스터 기부로’, 시민과 만나다 나를 닮은 저금통,
기분 좋은 기부의 시작
여의도 한강공원에 8m 거구의 예술기부 마스코트 ‘미스터 기부로’가 나타났다.
빨간 선물상자 ‘원더프레젠트’와 함께였다.
선물 상자 안에는 기부로의 조카뻘 되는 ‘미스터 기부로 돼지저금통’이 시민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7월 31일~8월 1일 이틀간 민무늬 저금통이 시민과 만나 개성 넘치는 얼굴을 얻었다.
재치 있는 기부의 표정들이었다.

한강원더프레젠트 ‘미스터 기부로’, 시민과 만나다8월 1일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원더프레젠트를 찾아 ‘기부로 저금통’꾸미기에 참여했다(p46 사진).
이날 원더프레젠트 선물상자 주변에는 신당창작아케이드 작가들이 꾸민 기부로 저금통들(p47 상단 사진)이 전시돼 시민의 눈길을 끌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 출현한 ‘기부로와 조카들’

올해 7~8월 이어진 무더위는 ‘여름의 정석’이라 부를 수 있을 법한 더위였다. 서울은 짧은 장마 뒤 낮 최고기온 33~34도를 넘나드는 한증막 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져 많은 시민이 열기를 식히기 위해 휴가지로 떠나는 차편에 몸을 실었다. 가장 많은 이들이 휴가계획을 잡는다는 7월 말~8월 초순은 곧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때이기도 하다. 여의도 한강공원에 미스터 기부로(Mr. Gibro)가 깜짝 등장한 날은 딱 그 주말인 7월 31일(금)~8월 1일(토)이었다. 높이 8m에 이르는 거대하고 알록달록한 인형의 등장에 더위로 정신이 혼미해진 시민들의 눈이 잠깐 번쩍 커졌다.
이날 미스터 기부로는 서울문화재단의 ‘2015 도시게릴라 프로젝트’의 일환인 ‘원더프레젠트(Wonder-Present) @한강’ 행사에 동행한 참이었다. 도심에 깜짝 등장해 시민과 함께 예술로 즐거움을 나누는 선물상자 ‘원더프레젠트’에는 이날 미스터 기부로의 조카뻘 되는 돼지저금통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었다. 지난 7월 (주)텐바이텐과 서울문화재단이 제휴해 출시한 ‘미스터 기부로 돼지저금통’이었다. 직접 그림을 그리고 꾸며 ‘나만의 돼지저금통’으로 디자인하고, 저금통에 채운 금액을 기부할 수 있도록 유도한 예술기부 상품인데, 이날 한강 원더프레젠트에서는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미스터 기부로 돼지저금통을 자유롭게 꾸며보고 원하는 이들은 기부에도 참여하는 행사가 열린 것이다. 손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은 무더위 속에 그런 체험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과연 많았을까? 결과는 ‘관심폭발’이었다.

한강원더프레젠트 ‘미스터 기부로’, 시민과 만나다

더위는 잠깐 잊고 ‘나만의 저금통’ 만들기

울창한 나무 한 그루 발견하기 힘든 한여름의 한강시민공원은 오후 5시를 넘겨야 진가를 느낄 수 있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산책과 저녁 수다를 즐기기 위해 친구, 연인, 가족 단위의 시민들은 해가 뒷모습을 보이자 분주히 오가기 시작했다. 거구의 미스터 기부로(설치 작품)와 함께 원더프레젠트 선물 상자 주변에 전시된, 신당창작아케이드 입주작가를 비롯한 다양한 작가가 미리 참여해 개성 있게 꾸민 ‘기부로 저금통’들이 시민의 발길을 붙잡았다. 다양한 표정과 헤어스타일의 돼지저금통이 여기저기서 매력을 발산하며 ‘나도 한번 꾸며볼까’ 하는 마음에 불을 지르는 듯했다. 시민 누구든 저금통을 마음껏 꾸며볼 수 있고, 현장에서 5000원을 기부하면 멋지게 꾸민 ‘나만의 저금통’을 집에 데려갈 수 있었다. 또 원하는 시민에게는 완한 저금통과 함께 즉석사진을 촬영해 선물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5시를 넘기자 원더프레젠트 안은 민무늬 저금통과 대화를 시작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간이 책상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색색의 펜과 털실, 각종 버튼 등 꾸미기 부자재, 접착제와 가위 등이 제공돼 있었고, 새 저금통을 받아든 시민들은 빈 의자에 자유롭게 앉아 동그란 돼지 코와 귀의 형태만 있는 저금통 얼굴에 취향대로 눈코입을 그리고 표정을 불어넣었다. 더위는 절정이라 아무리 선풍가 돌아가도 이마로, 등으로 땀이 줄줄 흐를 법했는데 저금통 꾸미기에 집중력을 발휘한 이들은 작가들이 작업한 저금통에 눈짓 한번, 내 기부로에 눈짓 한번을 줘가며 작업에 공을 들였다. 친구, 연인, 가족 단위, 또는 친구를 기다리다 더위를 피해 들른 개인 등 다양한 시민이 기부로와 만났고, 그들만큼 다양한 얼굴의 저금통이 한켠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두 자녀와 엄마가 함께 기부로 저금통을 꾸미고 기부에도 참여한 가족은 “평소에도 한강시민공원을 자주 찾는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기는 시간이 되어 좋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역시 아이들과 함께 저금통 꾸미기에 공을 들인 다른 참여자는, “기부 자체에 대해 평소에 많은 관심을 가지진 않았지만 우연찮은 기회에 재미있는 활동을 해 자신만의 저금통을 가지게 됐다”며 “구입에 쓴 돈이 좋은 일에 쓰이게 되어 반갑다”고 전했다.

기부의 시작은 ‘순수한 즐거움’

이틀에 걸쳐 진행된 ‘한강 원더프레젠트-미스터 기부로’ 행사는 준비한 기부로 저금통이 매진돼 예술 체험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즐거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참여자들 각자가 무언가 제 손으로 공들여 꾸미고 만들었을 그 시간의 즐거움이다. 그것이 기부로 이어진다는 체험까지 마음에 꼭꼭 새긴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말이다.
미스터 기부로 돼지저금통은 텐바이텐 온라인몰(www.10x10.co.kr)에서 판매 중이며, 일정 수량이 판매된 후에는 구입한 이들 각자가 저금통에 넣은 금액을 기부할 수 있도록 저금통 회수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부금은 소외계층의 문화 활동과 생활이 어려운 예술가를 후원하는 데 사용된다. 어디선가 기부로를 만난다면 부담없이 쓰담쓰담해주시길. 기부의 시작, 예술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여는 일일 테니 말이다.문화+서울

글 이아림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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