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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월호

예술인 아카이브

라움콘

시각예술
@laumkon
www.laumkon.com
2023-2024 서울문화재단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

저희는 2018년 10월 7일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장애를 갖게 된 Q레이터(이기언)와 송지은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듀오 ‘라움콘laumkon’입니다. 라움콘은 Q레이터가 베르니케 실어증Wernicke’s aphasia(감각성 실어증) 상태에서 ‘양치질’을 말하고자 할 때 사용한 착어이자 비언어예요. 현재는 마비된 신체 기능을 재활하는 과정에서 예전과 다른 몸으로 경험하는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해 다양한 창작물을 생산, 변화된 삶을 다시 디자인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뇌졸중으로 신체 오른편이 마비된 Q레이터님과 저는 2년가량 재활병원에서 입원 생활을 했어요. 걷기, 말하기, 옷 입기 같은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움직임을 다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양쪽 신체가 자유롭게 움직이다, 한쪽만 사용하게 되면서 몸의 중심축이 연약해지고 귀로 들리는 언어가 윙윙거리듯 뭉쳐서 들리기도 하고 다른 속도로 걷게 되면서 우린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대화하기 위해 드로잉하고 몸을 관찰하고, 새롭게 감각하는 일상을 쌓아가며 활동하게 된 것 같아요. (송지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부닥치든 예술로 삶을 이야기할 때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느껴요.

<울림만 있다면>2023-24은 베르니케 실어증으로 인해 들리는 말소리가 뭉치고 뒤섞여 이해할 수 없게 되는 Q레이터의 경험에서 출발했어요. 그의 표현에 따르면 모든 말이 웅얼거림처럼 들린다고 했죠. 저희는 그 낯선 말소리를 설명하려 할 때마다 귀로 들은 소리를 입으로 흉내 내 반복해보곤 했어요. 그러다보면 말소리는 점점 형태를 잃고 추상적인 덩어리로 변하면서, 서로의 머릿속에서 그 소리의 모양을 그려보게 되었고요. 그렇게 뭉쳐진 말은 결국 하나의 ‘울림’으로 남는다고 느꼈어요. 이 경험을 더 깊이 탐색하고자 작곡가와 워크숍을 열어, 귀에 들리는 말소리를 음악으로 번역하는 방식을 배우고, 그 울림의 변화를 스코어 드로잉으로 기록했어요. 동시에 불안정한 보행을 보조하는 지팡이에서 모티프를 얻어 거기에 가축용 종, 곰 퇴치용 벨, 의류 장식용 종, 핑거벨, 카우벨, 심벌 시즐러 체인, 탬버린, 스피커 지지대, 테이블 종, 마이크, 철사 수세미, 빨래걸이 등을 결합해 다양한 오브제 악기도 제작했죠. 퍼포먼스에서는 Q레이터의 지휘에 따라 전시실 곳곳에서 퍼포머의 움직임과 함께 <울림만 있다면>의 오브제 악기가 다양한 울림을 만들어냈어요. 악기를 연주한다기보다, 각각의 작품이 가진 고유한 울림이 공간 전체와 공명하는 방식이었죠. 그렇게 20여 분간 진행되다가 Q레이터의 손동작에 맞춰 소리가 하나둘씩 멈추고 고요한 상황이 되면 끝나는 작업이에요. 그 외에도 도시 공간을 안전하게 걷기 위해 웨어러블 오브제를 제작한 <다시 걷는 노-하우>2019-25, 사물 접근성과 심미적 만족감을 고려해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오브제를 제작하는 <한 손>2020- , 관계 사이, 다른 속도의 언어가 충돌하며 실패와 단절이 발생하며 생겨나는 경험을 사운드 인터렉션 설치로 작업한 <□□□ □□□□ □□ □□□□>2023-25 등이 있습니다.

<울림만 있다면>, 2024, 네발 지팡이, 지팡이, 장식용 종, 가축용 종, 카우벨, 케이블타이, 철사, 가변 크기

저흰 평범하고 익숙한 일상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걷기, 옷 입기, 대화 나누기, 횡단보도 건너기, 그릇에 담긴 국 떠먹기 같은 일상의 순간에서 말이죠. 예전에 아무렇지 않게 했던 일들이 현재엔 새로운 경험이 되기에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 같아요. 둘이 같은 경험을 하지만 서로 다른 것을 상상하고 관찰하는데 개개인이 갖고 있는 고유한 다름이 공동의 작업 안에서 신선한 자극이 돼 상상을 확장하는 요소가 돼주기도 해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과 <킬 빌>. 저는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살짝 비트는 감독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Q레이터)

지금은 2020년부터 진행해온 <한 손>의 네 번째 오브제를 고민 중이고, 오브제와 퍼포먼스의 결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리 나혜린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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