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안전1팀 이우형
편하고 안전하게, 다 같이
이우형 주임은
2022년 7월, 늦은 나이에 서울문화재단에 입사했습니다. 최고령 신입 직원이 아닐까요?(웃음) 건축설비를 전공했고, 소방·공조·기계·자동제어 등 과목을 배우며 시설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재단은 일반 회사와는 업무 시스템이 다소 달라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시설안전팀으로 시작해서 대학로센터에서 공사·방역·소방 훈련 등 시설 업무를 맡았고, 현재는 시설안전1팀으로 본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입사한 시점은 그때지만, 사실 서울문화재단과의 인연은 대학로센터의 옛 흔적인 동숭아트센터에서 근무하던 시절로 거슬러갑니다.
문화예술을 알고, 좋아하게 되며
고향인 안면도에서 서울로 상경해 입사한 곳이 동숭아트센터 시설팀이었습니다. 공연장·영화관·전시실이 복합으로 운영되는 건물이라 제 담당 업무는 기계설비였음에도 소방·전기 설비의 유지관리까지 배우게 된 것이지요. 동숭홀에서는 공연을 준비하는 기간 진행되는 무대 설치, 조명·음향 작업을 보면서 재미를 느꼈습니다. 이때 처음 공연장 시설에 관심을 두게 됐고요. 당시 대표님께서 동숭아트센터 직원이라면 최소한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매년 마지막 달이면 연말 행사로 직원의 가족들을 초대해 자유롭게 문화를 누리는 시간을 가졌죠. 그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2018년 이곳이 서울문화재단에 매각되면서 퇴사했지만, 리모델링 공사가 이뤄지는 동안 동숭아트센터의 임시 운영을 위한 시설 및 관리를 맡아 진행했습니다. 2020년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면서 임시 운영은 종료됐고, 서울문화재단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후 남산예술센터 무대기술팀 시설조감독으로 재직한 것이 정확하게 재단과 처음 만난 때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만능 인재’와 함께하는 서울문화재단의 매력이라면
당시 동숭아트센터 임시 운영을 위한 용역으로 재단 직원분들과 일하면서, 모두가 각기 다른 전공으로 입사했지만 문화예술 사업을 위해 서로서로 지원하는 것을 보면서 ‘나 역시 입사하면 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컸습니다. 동숭아트센터가 문을 닫고, 마지막 공연을 진행하면서 다시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고요. 실제로 남산예술센터에서 일해보니 시민과 예술가를 지원하며 느끼는 공감과 보람이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업무의 일 년 루틴은
전년도부터 시작되지요. 시설안전1·2팀 담당자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공간 가운데 안전·환경 개선 공사가 필요한 목록을 정리해 취합하고 예산을 확보한 뒤 사업 계획을 수립합니다. 이후 일정을 협의해 실제 공사를 진행하고, 완료되면 하자 보증 기간 동안 상·하반기 각 1회씩 하자 검수를 진행하는 등 사후 관리를 하게 됩니다.
시설 안전에 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 특성상 환경 개선 공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지라 공사·작업 시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 시작 전 안전교육과 보호구 착용 안내 등을 진행해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ESG 경영 가운데 환경경영과 관련해 일회용품을 줄이고 폐기물을 감축하는 등 ‘제로 웨이스트’를 실행하고, 동시에 냉·난방기의 온도와 실내조명 사용을 제한하는 등 에너지 절감을 위한 지속 가능한 운영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장과 책상을 오가며
현장에서 근무할 때면 공간 담당자와 상의해 진행할 수 있어 소통이 원활하지만, 행정 업무를 위해 본관에 출근해야 하는 일도 생기지요. 이 경우 현장과 의견 차이가 생기면 바로 피드백하기 어려워 공사가 지연되기도 합니다. 재단에서 시설 안전 업무를 한다는 건 현장 중심의 행정 실행력과 공사 현장과의 소통·해결 방법을 모두 갖춰야 하는 일입니다.
문화행정가로서 시설안전팀의 역할은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여러 공간 중에는 노후한 공간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최근 신규 공간을 네 곳 개관하기도 했지만, 아직 절반 이상은 20년 넘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지요. 노후 건물에 관한 시설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내진 보강 사업을 완료해야 하는 임무도 있고요. 또 매년 안전교육 활동으로 소방 안전 체험과 응급처치(심폐소생술)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축제나 행사를 진행하다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 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지요. 많은 직원이 참여해서 안전한 공간에서 예술이 지속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시민이 문화 공간을 편하고 안전하게, 또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시설안전팀의 일이니까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30대 때부터 꾸준히 탁구를 해오다 올해 사내 동호회 ‘탁구팡팡’을 만들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직원들이 ‘탁구팡팡’에 가입해서 같이 즐겁게 운동했으면 합니다.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네요.올해도 공사 현장과 공간 곳곳에서 문화의 기반을 묵묵히 지켜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설안전팀은 ‘안전이 곧 문화의 첫걸음’이라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이 누군가의 예술 활동과 시민의 안전을 지켜냈다고 생각하면 그 자체로 큰 보람입니다. 2026년에도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문화가 더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 김태희 [문화+서울] 편집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