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문화+서울

문화+서울

  • 지난호 보기
  • 검색창 열기
  • 메뉴 열기

사람과 사람

3월호

인사팀 김다엘
예술이 우리 삶에 줄 수 있는 것

당신을 소개해주세요.

인사팀에 근무하고 있는 김다엘입니다. 예술을 전공했고 국제 교류에 관심을 두고 있어 졸업한 뒤 주헝가리한국문화원에서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관련 업무를 계속할 수 있는 곳을 찾던 중에 서울무용센터 계약직 채용 공고를 보게 됐고, 그렇게 서울문화재단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로도 재단에서 꾸준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을까요.

서울무용센터에서 일하는 동안 춤에 관심이 깊어졌고, 어떻게 하면 관련한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아무래도 센터 공간 안에서만 일하다보니 다른 부서의 사업은 둘러볼 기회가 없기도 했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무용가들이 타 장르와 협업하거나 분야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됐고, 자연스레 제 시야도 넓어진 것 같아요. 재단에서 오래 일한다면 무용만 아니라 더 다양한 일을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입사하게 됐습니다.

서울무용센터에서 진행한 국제 교류 사업을 소개해주세요

우선, 미국·일본·독일의 예술기관과 협력 운영한 해외 안무가 교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안무가를 일대일로 교환 파견해 일정 기간 현지 예술가와 교류하고, 본인의 작업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서울무용센터가 자체 운영한 프로그램으로는 국제 레지던시가 있는데요.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국적의 예술가들이 센터에 입주해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제가 사업을 담당하던 시기는 해외 교류가 상당히 활발하던, 코로나19 사태 이전이었어요. 팬데믹 이후 서울무용센터의 사업 방향이 입주예술가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정비되면서 국제 교류 사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네요.

예술가의 곁에서 가깝게 호흡하며 일하는 것이 매력적이네요

공간과 사업을 운영하는 행정직이지만 예술가와 소통하고, 이들의 작업을 외부에 소개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예술가가 사용하는 작업의 언어를 이해해야 했고, 특히 시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의 경우 더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다시 쓰는 일을 자주 했어요. 그 과정은 예술가의 작업 세계를 더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고요. 해외 예술가와는 작업 과정에서의 소통은 물론이고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을 줘야 했기에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어요. 센터에 오래 머문 해외 예술가들과는 아직도 안부를 주고받기도 해요. 서울무용센터에서 리서치한 작업이 작품으로 완성돼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괜히 뿌듯해지곤 합니다.

지금은 영역이 완전히 다른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는 크게 교육, 직장 내 고충 예방과 대응, 워케이션 업무를 맡아 진행하고 있어요. ‘교육’ 파트로는 직원들의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각종 제도를 운용하고, 공공기관 종사자로서 이수해야 하는 법정교육과 입사자·승진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기획· 실행합니다. 근무하는 공간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성폭력, 감정노동을 ‘직장 내 고충’이라고 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를 운용하고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대응하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고요. 2024년 정식 도입한 직원 대상 프로그램인 ‘워케이션’은 사무실 공간에서 업무에 지친 직원들이 분위기를 환기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서울무용센터에서 인사팀으로, 어떻게 보면 생경한 행보인데요.

사기업 환경에 빗대 보자면 완전히 다른 직군으로 전환한 셈이죠. 하지만 서울문화재단은 순환 보직이기 때문에 입사 때부터 각오(?)한 상황이긴 합니다.(웃음) 인사팀에 발령받은 지 2년 반 정도 됐는데, 사업을 운영할 때 겪는 어려움과는 다른 성격의 일이 많다보니 해결 방식을 터득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네요. 그럼에도 인사팀에 근무하며 사업 부서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경영 면에서의 판단이나 조직의 전략, 방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회사에서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는 ‘워케이션’에 대해 좀 더 소개해주신다면.

서울문화재단은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와 협력해 워케이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4회에 걸쳐 직원 22명이 제주도와 전주에서 진행되는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저희 프로그램의 경우 다른 광역문화재단 직원도 함께하기 때문에 동종 업계 종사자 간 교류도 기대할 수 있고, 해당 지역 문화재단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해주는 덕분에 다른 지역의 문화예술 현장을 돌아볼 기회도 주어진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대부분 워케이션의 경우 ‘휴가 vacation’에 중점을 두고 오전에는 근무, 오후에는 문화 체험을 배치해 2~3일간 운영하는데요. 재단의 경우 최소 1주, 최대 2주까지 기간을 둬 직원이 업무 시간에는 일에 집중하고, 퇴근 후에는 새로운 환경에서 쉼을 누릴 수 있는 여유를 충분히 제공한다는 점에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여 직원들의 만족도는 당연히 최상이고요.

우리 삶에 예술이 스며들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삶에 스며드는 문화예술을 위한 사업도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해줄 정책도 너무나 필요하지요.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예술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재단에 입사하기 전 해외 기사에서 ‘예술The Arts’이라고 적힌 찻주전자와 ‘잃어버린 영혼Lost Soul’이라고 쓰인 찻잔이 그려진 일러스트를 본 적이 있어요. 제 프로필 사진으로 저장할 만큼 좋아하는 그림인데요. 영국 사람인 작가가 영국의 차 문화에 빗대 그린 그림으로, 굳이 설명하자면 예술이 우리 삶에 줄 수 있는 것, 내지는 예술의 힘을 상기하게 됐달까요. ‘나’라는 존재가 너무 작아서 무슨 쓸모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제가 지금까지 믿어온 것들을 계속해서 믿으며 나가자는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을 이야기해준다면.

예술가가 아닌 제게 ‘영감’이라는 단어는 좀 어색한데요.(웃음) 저는 여행에서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여유가 없었지만, 그전까지 한 달에 한 번 휴일이나 주말이면 소소하게 국내외로 떠나는 프로젝트를 2년 정도 해왔거든요. 관광지를 둘러보기보다는 그 지역 사람들이 사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여행하며 느낀 것들을 간단하게 글로 남겨두는 편이에요. 이런 순간들이 제게 영감으로 남아 있습니다.

글 김태희 [문화+서울] 편집팀

위로 가기

문화+서울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