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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4월호

예술하기 좋은 도시를 위한 공론의 장
서울문화예술국제포럼

서울문화재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서울문화예술국제포럼이 지난 3월 21일 DDP 디자인랩 디자인홀에서 ‘예술하기 좋은 도시를 위한 미래 정책방향’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특별히 ‘국제’ 포럼으로 기획됐으며, 영국·네덜란드에서 문화예술 관련 통찰을 전해줄 해외 연사와 서울연구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 저명한 국내 문화예술 전문가 20명의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행사는 존 뉴비긴John Newbigin의 기조 발제로 문을 열었다. 존 뉴비긴은 영국 문화부 장관의 특별 고문이자 공공 민간 파트너십인 크리에이티브 잉글랜드Creative England의 설립자로, 초대 의장을 지냈다. 그는 ‘모든 시민을 위한 도시’를 주제로 서울문화재단의 20주년을 축하하며 모든 시민을 위한 문화도시·창조도시 조성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존 뉴비긴은 팬데믹 기간 문화와 예술을 통해 시민이 주체적으로 삶을 영위한 사례를 들며 관료주의를 피하기 위한 빠른 실행을 제안했다. 또한 한 가지 일을 통해 두 가지 효과를 얻는 적극적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민의 판단과 창의성을 믿는다면 도시는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하며, 일을 실행할 때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확인해볼 것을 당부했다. 이후 기조세션의 좌장을 맡은 서우석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의 주도로 토론과 현장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김선영 한국문화경제학회장과 양지연 한국예술경영학회장이 함께했다.

세션 1은 안성아 추계예술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미래 도시환경 변화와 지속 가능한 예술’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이끌었다. 첫 번째 순서로 서우석 교수가 서울 예술인의 현황과 활동 여건을 소개하며, 예술하기 좋은 도시를 위해 문화시설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창조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예술적 창조성 제고와 창조경제 성장이 이뤄지고, 예술인에게는 안정적인 지역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어 김혜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실장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변화를 네 가지로 나눠, 경제 불황에 따른 예술 투자와 관심 축소에 대응해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이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예술이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의 대응책으로 논의되나 문화예술 정책에서 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며, 예술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정책 지원 프로그램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기후 위기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실천적 대응과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향후 적극적인 관심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제로는 잠실 스포츠·MICE 복합단지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백원경 파퓰러스Populous 한국지사 대표가 당사에서 진행한 대규모 도시 설계 사례를 소개했다. 복합 문화 공간 조성을 통해 예술가에게는 작품 활동의 판로를 열고, 이를 공공예술의 새로운 시장으로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변미리 서울연구원 포용도시연구본부장은 세계 대도시의 포용도시 지향에 관한 흐름을 소개했다. 서울시 역시 문화예술 정책을 통해 도시의 포용성을 어떻게 증진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으며, 모든 시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포용적 문화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나누기 위해 이병민 건국대학교 교수, 박제성 서울대학교 교수, 김해보 서울문화재단 정책협력실 전문위원과 발제자가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또한 현장에서 나온 질문에 답변하며 포럼 참여자와 의견을 나눴다.

세션 2는 이흥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초빙교수가 좌장을 맡아 ‘도시의 문화적 매력과 경쟁력’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권영상 서울대학교 교수는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도시의 문화는 변화할 것이며, 미래를 책임질 Z세대와 알파세대가 주로 활용하는 디지털 기반의 문화가 도시문화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박송아 아신대학교 교수는 현대미술의 중요한 영감이자 주제인 ‘장소’를 중심으로 서울과 독일의 다양한 장소를 아카이빙한 사례를 통해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의 균형을 찾음으로써 우리 역사와 문화가 미래세대에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세 번째로 김재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와 박은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소장이 공동 발제를 맡아 서울의 문화예술 역량 증진을 위해 인간 중심 테크 융합형 도시의 문화예술 역량, ESG 기반 시민 참여형 도시 문화예술 역량, 상호문화형 도시 문화예술 역량을 개념화하고 적극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OMA의 파트너인 크리스 반 두진Chris van Duijn이 발표한 세 가지 프로젝트는 문화 다양성을 포용하고 지역 사회와 경제 성장을 촉진한 모범적인 사례로 청중의 호응을 얻었다.
발제 이후에는 고정민 홍익대학교 교수, 심상민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박정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참여자들과의 질의응답으로 포럼의 깊이를 끌어올렸다.

수많은 예술가를 지원하고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힘써온 서울문화재단은 20주년을 맞이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내외 연사가 제안한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서울이 도시 경쟁력과 매력을 갖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서울문화예술포럼은 올 하반기, 더욱 깊이 있는 내용으로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문화예술계 담론을 나누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참여와 기대를 바란다.

글 서울문화재단 미래전략팀 동다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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