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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8월호

불철주야 예술 창작의 성지,
금천예술공장 14기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

9월 첫째 날, 예술가의 작업실이 열린다. 14년 전인 2009년,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옛 인쇄공장에서 시각예술 전문 창작 레지던시로 거듭난 금천예술공장에서 말이다. 정해진 기간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작업 공간을 예술가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레지던시의 특성상 작업실을 상시 개방할 수는 없지만, 일 년에 한 번 ‘오픈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모두에게 열린 예술의 장으로 단장하는 것이다.

2023년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는 14기 입주 시각예술가 16인(고등어·기슬기· 김겨울·김방주·김인배·박현정·신미정·오묘초· 윤미류·이우성·이은솔·이주리·임영주·정희민· 한상아·함혜경)의 개인 작업실을 개방하는 것은 물론, 전시, 퍼포먼스, 토크 프로그램, 영상 스크리닝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커다랗게는 시각예술 장르로 묶여 있으나 사진·평면·입체·영상(미디어아트) 등 각자의 표현 방법을 달리하는 만큼 ‘예술가의 방’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궁금했던 예술 창작 과정과 예술가 개개인의 방식으로 구성한 작은 전시실을 만끽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예술가의 기존 작업 방식에서 벗어난 기술·주제 실험을 장려하는 예술가 협업 프로젝트 과정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한 전시는 어떤 시도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이 생겨나는지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되리라 기대한다.
개인 작업실과 대형 전시장 외 공간에서도 행사는 이어진다. 시각예술가의 작업과 관련한 여러 주제를 입주예술가들과 미술계 전문가의 대화로 탐구하며 그 과정을 관람객과 공유하는 ‘토크 프로그램’, 예술가 작업의 연장선에 있지만 퍼포먼스 형태로 변주돼 보는 이들에게 다양한 물음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오프닝 퍼포먼스’와 ‘클로징 퍼포먼스’ 또한 관람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일반 시민의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준비된 토크 프로그램은 매일 1회, 총 3개 그룹의 토크로 진행되며, 금천예술공장 인스타그램(@art.space.geumcheon)을 통해 8월 중 사전 접수와 주제별 질문을 신청받을 예정이다. 예술가와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금천예술공장의 소식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예술가의 창작 과정은 물론 예술가 개인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레지던시 생활을 엿볼 수 있도록 기획된 입주작가 개별 영상이 행사 기간 상시로 상영되는 ‘창고동 스크리닝’과 오픈스튜디오에 방문한 관람객이 금천예술공장 입주예술가의 대표 이미지가 인쇄된 엽서를 선택해 예술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To. Artist_예술가에게 띄우는 엽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저마다의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는 예술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새로운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 경험을 선사해주는 예술가에게도 관람객이 띄우는 한 줄의 글이 새로운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서울아트위크와 프리즈 서울에 발맞춰 문을 여는 2023년 금천예술공장 14기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는 9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 예정이다. 고요하게만 보이던 커다란 회색 건물 안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던 예술공장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석주희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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