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을 생각하다 〈2023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와 연극 〈히어HIR〉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의 편안한 공연 관람을 꿈꾸며 2023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 2022.12.28~2023.1.8 | 종로 아이들극장, 대학로극장 쿼드, 이음센터 이음아트홀
국내 대표 어린이청소년 예술공연 축제인 〈2023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가 1월 8일까지 진행된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아시테지 코리아)는 매년 여름과 겨울 방학 시기에 각각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와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를 열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다양한 공연 및 예술 체험 활동 기회를 제공해 왔다. 2022년 19번째를 맞은 겨울축제는 ‘공존Coexistence: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을 주제로 연극과 북페어, 라운드테이블 등을 준비했다.
연극은 심사위원이 엄선한 대표 공연 5편과 뉴챌린지 2편으로 구성됐다. 필리핀 민담과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재해석한 어린이음악극 〈거인 앙갈로〉를 비롯해 반려동물의 사랑과 헌신을 그린 그림자극 〈늙은 개〉, 관객참여형 재판극 뮤지컬 〈사슴 코딱코의 재판〉, 청소년이 겪는 부정적 감정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청소년극 〈나는 거위〉, 감각 친화 공연 〈똑,똑,똑〉을 만나볼 수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넘치는 작품을 발굴해 소개하는 뉴챌린지에는 자연 위기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서커스 공연 〈합!〉과 테이블 인형극 〈드라큘라와 음악 선생님〉이 선정됐다. 이 중 〈똑,똑,똑〉은 발달장애 어린이도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사슴 코딱코의 재판〉은 전 회차 수어 통역을 제공한다.
이번 겨울축제는 ‘공존’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생태환경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나이와 장애 유무로 인한 관람 제한을 최대한 줄였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연극을 통해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기회가 될 것이다.
다시 질문하게 되는 가족의 의미 〈히어HIR〉 | 2023.1.13~1.29 | 더줌아트센터
정형성과 경계를 벗어나는 아티스트 테일러 맥Taylor Mac의 연극 〈히어HIR〉가 국내에서 초연된다. 〈히어〉는 문화적 양극화를 다룬 테일러 맥의 대표작으로, 2014년 초연된 이후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전 세계에서 70개 이상의 프로덕션에서 제작됐다.
작품은 3년간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복무를 마치고 아이작이 집에 돌아오며 시작한다. 안락한 집을 꿈꾸며 돌아왔으나 아이작을 맞이하는 건 난장판이 된 집이다. 3년 사이 뇌졸중을 겪고 지금은 무지개색 가발을 쓰고 광대 같은 옷차림으로 생활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겪은 과거의 폭력을 떠올리며 보복을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어머니, 가출을 꿈꾸는 미성년자 트랜스젠더 동생 맥스가 그를 맞이한다. 아이작은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변화가 찾아온 집에서 익숙한 질서를 되찾고자 분주하지만 그의 바람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백인 서민 가정의 불안정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히어〉는 관객으로 하여금 젠더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평범한 가정이 허상으로 느껴지는 현대사회에서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구성원이 어떻게 공동체를 이뤄 살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다. 최근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연극 〈오일OiL〉을 올린 극단 풍경의 박정희가 연출을 맡았고, 박명신·김수현·홍선우·김하람이 불완전한 가족으로 분한다.
글 연재인_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 사진 제공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더줌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