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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2월호

전시 〈Reflection: 내 마음을 비추는 순간〉과
‘2022 비넥스트BENXT 페스티벌’
2022년을 보내며

정신 차려보니 어느덧 12월이다. 지나온 열한 달을 반추하고 새로 올 열두 달을 준비하느라 모두가 분주하다. 이때, 잠깐 숨 고르며 전시장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지나온 시간의 나와 예술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얼굴을 색다른 방법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롯이 나를 만나는 시간 〈Reflection: 내 마음을 비추는 순간〉 | 11.29~12.10 | 서울예술교육센터 감정서가
전시 〈Reflection: 내 마음을 비추는 순간〉

현대인은 사회 안에서 수많은 페르소나를 안고 살아간다. 가족 안에서의 ‘나’, 친구와 있을 때의 ‘나’, 직장에서의 ‘나’가 모두 다르다. 그렇다면 ‘나’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본질은 무엇일까?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결국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4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프로젝트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 결과 전시 〈Reflection: 내 마음을 비추는 순간〉으로 다시 찾아온다.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은 참여자가 자신의 꾸밈없는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서울예술교육센터 감정서가에 설치된 인터랙티브 기기는 거울을 통해 참여자의 얼굴을 비추는 동시에 참여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 참여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손글씨로 적어 내려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전시되고 참여자에게는 한 장의 출력된 종이로 남는다. 〈Reflection: 내 마음을 비추는 순간〉은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한데 모은 전시다.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한 전시 관람객도 타인의 ‘솔직한 나’를 보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프로젝트와 전시를 기획한 설은아 작가는 국내 웹아트 1세대 작가로 알려져 있다. 2004년 한국 최초로 칸 국제광고제에서 사이버 부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최근까지 디지털 캠페인을 만들어온 그는 2018년부터 작가로 활동하며 진정한 소통을 모색하고 있다. 전시 장소인 감정서가는 일상에서 무심코 흘려보내던 감정에 관해 사유하고 탐색하는 공간으로,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가 다 가기 전, 나의 마음과 감정을 차분하게 헤아려보기 좋은 기회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전시되고 참여자에게는 한 장의 출력된 종이로 남는다.
전시로 만나는 유망 예술가 2인 2022 비넥스트 페스티벌-시각예술분야 | 12.2~12.20 | 문래예술공장
‘2022 비넥스트 페스티벌’ 중 곽소진 작가의 oh-my-god-this-is-terrible-please-don’t-stop〉
박혜인 작가의 〈Diluvial〉

예술계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예술가 9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2022 비넥스트BENXT 페스티벌’이 진행중이다. 서울문화재단은 ‘비넥스트’ 사업을 통해 데뷔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예술가를 발굴하고 창작 지원금과 전문가 멘토링, 작품 발표 및 홍보 등 전 과정에 걸쳐 집중적으로 지원해 왔다. 올해 10월부터 비넥스트 선정 팀의 공연 7편을 잇달아 선보인 ‘2022 비넥스트 페스티벌’은 이제 전시 2편을 남겨놓고 있다.
먼저 곽소진 작가의 〈oh-my-god-this-is-terrible-please-don’t-stop〉이 12월 2일부터 14일까지 문래예술공장 갤러리M30에서 펼쳐진다. ‘너무 끔찍해 (그러나/그러니) 멈추지 마’로 해석되는 전시명은 사디즘-마조히즘의 관계적 긴장감을 드러낸다. 이 관계에서는 특히나 멈추는 지점에 대한 상호 간의 계약과 이해가 필수적이다. 카메라 테크니션으로도 활동하는 곽소진 작가는 양면의 교감을 필요로 하는 멈춤의 순간에 주목해 설치와 영상, 퍼포먼스를 통해 경계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을 표현한다.
이어서 12월 10일부터 20일까지는 박스씨어터에서 박혜인 작가의 〈Diluvial〉이 진행된다. 조명 제작자이기도 한 박혜인 작가는 그동안 유리를 소재로 생명과 디지털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죄악에 분노한 신이 대홍수로 인간을 벌한 뒤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는 신화적 전제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이 이야기의 증거이자 결과로 존재하는 땅속 화석을 유리로 표현해 생명과 죽음, 현재와 과거를 연결한다. 독창적 시각과 실험적 시도가 돋보이는 유망 예술가 2인의 전시를 문래예술공장에서 만나보자.

연재인_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 사진 제공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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