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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1월호

전시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작은 방주〉와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 2022〉
예술의 확장, 기술
그리고 융합

대학에서는 융합형 인재를 키운다며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공공기관과 기업 등 사회 전반에서도 의학과 공학 등 장르의 제한 없이 모든 분야에 융합을 도입했다. 그야말로 ‘대세’ 임이 분명한데 예술 분야에서 이뤄지는 융합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무용, 연극 등 장르의 경계를 넘어 기술과 융합하는 새로운 예술의 패러다임이 발현되는 이 시점에, 시각예술 분야에서 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진 전시 둘을 소개한다.
소통과 협력으로 이뤄낸 키네틱 아트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작은 방주〉 | 2022.9.9~2023.2.26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최우람 〈검은 새〉
최우람 〈작은 방주〉

국립현대미술관의 ‘현대차 시리즈’는 2014년부터 매해 국내 작가 한 명(팀)을 지원하는 연례전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특히 서울관 개관전에서 선보인 작품 ‘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Opertus Lunula Umbra’ 이후 10년 만에 최우람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작품은 더 견고하고 웅장해졌으며 철학과 사회적 메시지까지 들어 있다.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빨강’, 마치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아 저절로 긴장하게 되는 ‘무한 공간’, 천장으로 고개를 돌려야 발견할 수 있는 ‘검은 새’와 ‘천사’ 등 시각적 재미는 물론이고 작품은 팬데믹, 환경 문제 등을 주제로 관객에게 현시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의료진이 입는 방호복 소재로 만든 꽃 ‘하나’, 피자 박스로 만든 ‘작은 방주’, 배의 몸체, 폐기된 자동차의 전조등과 후미등으로 화려한 빛을 뿜어내는 ‘URC’ 등 소재에 대한 해석과 관찰이 돋보이는 작품도 흥미를 더한다.
최우람 작가는 국내 ‘키네틱 아트1)Kinetic Art’ 대표 작가로 30년이 넘도록 움직이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기계를 다루는 만큼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결함과 오류를 수없이 마주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이 진보한 만큼 작가의 작품도 발전했다. 청계천 기계상가 사장님들이 스승이라며 많은 분의 도움으로 작업이 가능했다는 작가의 말에 비추어 볼 때 융합예술이란 결국 각기 다른 분야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23년 2월 26일까지 열리는 해당 전시의 일부 작품은 움직이는 시간이 지정돼 있기에 관람 전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데이터·비인간·가상 공간으로 보는 융합예술의 현주소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 2022〉 | 11.7~11.19 | 성수동 에스팩토리 A관
Moritz Simon Geist 〈Tripods One〉
AATB 〈Handshake〉

10년 넘게 기술 기반의 예술 창작을 지원해 온 서울문화재단 ‘다빈치 크리에이티브’가 3년 전 ‘언폴드엑스UnfoldX’로 확장·개편됐다. 올해는 특히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엑스 2022〉 라는 이름으로 서울시 대표 축제 브랜드인 ‘아트페스티벌_서울’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17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창제작 지원 선정 작가 및 국내외 초청 작가, 관련 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초청한 작가의 신작을 선보인다. 스위스 전자예술 박물관HEK, House of Electronic Arts, 독일 예술과 매체기술 센터ZKM, Zentrum fur Kunst und Medientechnologie가 추천한 해외 작가뿐만 아니라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설 문화체육관광기술진흥센터, 덴마크 기업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과의 협력을 통해 선정된 새로운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총 3개 주제로 나뉜다. ‘데이터 판타지’에서는 데이터 시각화, 데이터 알고리즘, 데이터 사이언스 등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실험적 예술을 소개한다. 데이터 공간 체험과 더불어 데이터 생태계의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해결 방법을 제안한다.
‘불확실한 종’은 창작자로서 인간 외의 비인간형 예술가와 창작물을 탐구한다. 온/오프라인의 생태 환경과 디지털 환경과 기술 환경의 진화 혹은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이 다른 존재와 어떻게 상호 작용하며 진화하는지 살펴본다. 더불어 예술과 디지털 생태 및 새로운 종들 사이의 미래 상호연계성을 예측해 본다.
인간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 물리적 공간을 탈피할 수 있게 됐고, 더 나아가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몰입적 경험을 하면서 더 예민하고 다양하게 반응하게 됐다. ‘메타-스케이프’는 가상공간 안의 몰입적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물리적 신체와 감각에 대한 새로운 이해, 그 상호관계성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모리츠 사이먼 가이스트Moritz Simon Geist, 다이토 마나베Daito Manabe, 조영주, 노진아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예술가의 새로운 기술과 예술이 접목된 올해의 신작, ZKM과 HEK의 큐레이터 및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 등을 통해 융합예술의 현주소를 확인해 보자.
전시는 11월 7일부터 19일까지 성수동 에스팩토리 A관에서 열린다. 11월 7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진행되는 오프닝에서 작가의 퍼포먼스와 개막식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누리집UnfoldX.org에서 자세한 일정을 확인하고 프로그램 예약을 할 수 있다.

김아름_서울문화재단 융합예술팀 | 사진 제공 서울문화재단, 국립현대미술관

1)Kinetic Art: 움직임을 중시하거나 그것을 주된 요소로 하는 예술 작품을 말한다. 작품 자체가 움직이거나 또는 움직이는 부분을 조립한다. 따라서 대체로 조각의 형태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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