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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0월호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의 가치를 탐색하는 장 제1회 서울문화예술포럼

제1회 서울문화예술포럼이 ‘포스트 코로나 문화예술 전망과 서울의 문화전략’을 주제로 9월 7일 수요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개최됐다. 포럼은 (사)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소속 아트위캔 플루트 앙상블과 박혜연 소프라노의 축하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소개처럼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는 서울시의 정책 기조에 부응하는 공연으로 포럼을 시작해 더 의미가 컸다.

제1회 서울문화예술포럼 현장

포스트 코로나 문화예술 전망과 서울의 문화전략

행사는 박상원 서울문화재단 이사장과 포럼 공동회장인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의 개회사로 본격 시작됐다. 포럼 운영위원으로 위촉된 여러 예술단체 및 협회의 대표와 장르별 예술가, 김규·문성호 의원 등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 그리고 일반 시민 참관자에 대한 환영의 말이었다. 박상원 이사장은 포럼 공동회장으로서 “서울문화예술포럼이 서울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견인하기를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고, 최태지 공동회장은 “예술가가 외롭지 않게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포럼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포럼 출범 축하 인사를 통해 품이 더 넓은 문화정책 거버넌스를 지향하는 서울문화예술포럼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 대표 문화예술 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시 문화정책의 방향을 소개하며 포럼에 참여한 이들이 함께해 주기를 당부했다. 오세훈 시장은 “공모와 심사 방식 위주로 진행된 그동안의 예술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울이 문화 발신지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종환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포럼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각계를 대표하는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책 거버넌스 역할을 지속적으로 담당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에 부응할 문화예산 확보 약속과 함께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노력에 대한 지지도 부탁했다.
포럼 2부에서는 손수연 단국대 교수의 사회로 주제 발제와 초청 강연이 진행됐다. 먼저 ‘포스트 코로나 문화예술 전망과 서울의 문화전략’을 주제로 전재명 서울시 문화정책과장과 나도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주제 발제가 이어졌다. 전재명 과장은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의 문화예술 전략과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2030년까지 세계 5대 문화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설정한 ①디지털 감성문화 도시 ②시민문화 향유 도시 ③2000년 역사 도시 등 서울시의 3대 문화전략과 10대 핵심과제를 소개했다. 발제 후에는 온라인 생중계로 시청자 질문에 답하며 현재 초등학교 6학년 대상으로 성황리에 진행 중인 ‘공연봄날’, 향후 도입 예정인 청년문화패스 등 문화생활 약자를 위한 사업과 온라인 박물관 등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책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나도삼 위원은 ‘뉴노멀 시대, 시민행복과 서울시 문화정책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트 코로나와 디지털전환 등 서울시 문화정책이 당면한 시대적 이슈를 진단하고, 민선 8기 서울시 문화정책을 위한 9대 의제를 제안했다. 나도삼 위원은 약자에게 쏠리기 마련인 위기 상황과 더불어 15분 도시를 선언한 파리 등 일상 회복과 미래 도약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세계 도시의 동향을 소개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서울시민 1,2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확인된 시민의 요구를 반영해 ①디지털 문화 역량 강화와 격차 해소 ②모두가 존중받는 문화다양성 구현 ③예술을 통한 문화돌봄 구현 등 9대 정책 의제를 제시했다. 나도삼 위원은 9대 과제 중 하나로 제시된 ‘넷제로Net-zero시민문화’에 대한 시청자 질문에 답변하면서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아직 기후 위기가 체감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공공이 먼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시민참여 행동 유발을 위한 공감대 형성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의 미래를 위한 언바운드Unbound 관점

주제 발제 후 ‘문화예술의 미래와 경계를 넘나드는 언바운드 관점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으로 조용민 실장(구글 커스터머 솔루션본부)의 초청 강연이 이어졌다. 그의 강의는 급격한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속에서 문화예술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새로운 관점을 짚어주는 격식 없는 이야기였다. 그는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뿐만 아니라 정확한 목적을 위해 경계를 넘나드는 언바운드 관점으로 결합된 기술의 감동적 사례를 소개했다. 다섯 살에 즉위한 후부터 남긴 많은 신체 데이터를 활용해 루이 14세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프로젝트, 저화질 원본 이미지로 고화질 이미지를 예측 생성하는 인공지능 등은 첨단 기술일지라도 어디엔가 이미 개발돼 있는 것 같은 기시감을 준다.
반면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외부 환경 변화에 반응함으로써 주목도를 높인 옥외광고판처럼 신기술과 기존 기술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 혁신 사례도 있다. 이를 통해 조용민 실장은 폭발적으로 진보하는 기술에 비해 밋밋한 기울기로 증가하는 인간의 기술 수용력, 그 둘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열린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친화적인 서비스’ 설계, 신규 프로젝트의 본질적 목표를 찾아가기 위해 던지는 ‘최소 다섯 개의 Why’는, 결국 ‘관점 열어두기’를 통해 실현 가능한 혁신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했다. 패션쇼에서 드론이 가방을 들고 나오는 기획은 ‘패션쇼 기획자’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아야 가능한 전환이다.
시각장애인 학생을 위해 3-D 프린팅으로 만든 입체 졸업 앨범은 앨범이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적 가치를 어떻게 하면 구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담임교사의 근원적 질문 던지기Find Right Why가 만든 감동이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의 초기화면만 봐도 그 사람의 취향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AI에 의한 초개인화 서비스는 이제 너무나 폭넓고 당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조용민 실장은 신기술을 적절히 활용해 사용자 경험을 바꾸고 새로운 감동을 주도록 기획하는 것이 예술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정작 문화예술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받아들이며 감동의 임계치가 높아지고 있는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떻게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기술뿐만 아니라 시민, 다른 예술을 향한 관점 열기가 필요한 때다.
지난 6월 운영위원 준비 회의를 통해 이번에 공식 출범한 서울문화예술포럼은 서울 문화정책의 관점 열기를 이어간다. 올해 12월에 열릴 2차 포럼에 이어 내년까지 ‘기후 위기 및 ESG와 문화예술’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시대의 문화공간’ 등을 주제로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담론의 장으로 더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사)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소속 아트위캔 플루트 앙상블의 축하 공연

김해보_서울문화재단 정책협력실 전문위원 |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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