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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사용하기 어려우면 무용지물이에요.”
예술가들이 원스톱으로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 ‘서울문화예술지원시스템SCAS’을 개발한 윤만호 씨가 서울예술지원 2차 공모 당시 이렇게 말했다. 공연뿐 아니라 시각·문학 등 문화예술 전 장르에 걸쳐 예술가를 대상으로 해마다 지원하는 130여억 원 규모의 공모를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도와주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이 시스템은 10만 명 넘는 예술가가 지원부터 교부·정산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오래된 지원의 역사만큼 이와 유사한 것이 전혀 없었던것은 아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e나라도움’이라든지 ‘엔카스,NCAS’를 많이 이용했는데, 이번 시스템은 각각의 아쉬운 점을 조금씩 개선한 것이라 설명했다.
“처음 개발에 착수한 이후 8개월 동안 현장예술가와 실무자를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친 설문조사와 자문회의, 테스트를 거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비로소 알아냈어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기존 시스템에서 꼭 개선되길 바라는 점들만 모아서 새로운 환경을 구축했다. 여기엔 문화예술계 특성뿐 아니라 서울만이 가지는 지역성을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했단다.
심지어 개발이 완료되고 테스트에 참여한 500명의 평가단은 이렇게 얘기했다. “은행과 연동된 자동 정산부터 비대면으로 온라인에서 심사가 가능한 기능까지 편리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윤 개발자는 빠르게 변하는 기술 속도만큼 편리함을 찾는 수요자 요구 사항도 날로 많아지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이제는 또 다른 이용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 것이라 다짐했다.
윤만호는 서울보건대 전산정보처리학과와 단국대 정보미디어대학원 아이티IT학과를 졸업했다. 참여한 프로젝트로는 서울문화재단 온라인플랫폼(2020), 서울시 응답소와 서식민원관리시스템(2019), (주)에스알SR 대국민 홈페이지 통합 개편(2018), 국민건강보험 정보보호체계 강화 사업(2017), 한국문화정보원 국민 참여형 문화정보 서비스(2015~2016), 한국관광공사 관광정보 개방 서비스(2014) 등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 연구관리시스템으로 웹 어워드 대상(2011)을 받았다.
“우리의 공통 기억을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특이한 점은 프로젝트 이름이 전시 장소 이름과 비슷하다는점이다. ‘서울예술교육센터’는 원래는 ‘용산예술교육센터’로 문을 열었지만, 서울 예술교육의 메카가 되겠다는 취지를 살려 지금 이름으로 바꿨다. 누구나 예술을 경험하는 ‘보편적 예술’을 통해 예술가의 창작 활동이 일상과 연결되게 만든다는것이 이곳의 취지다. 그 1층에 위치한 ‘감정서가’는 사람들의 ‘감정’을 공유하는 장소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예술교육의 출발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김 작가는 이런 전시 공간의 특성에 맞춰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다양한 사람의 감정을 동시에 기록하고 보존하는 과정에 주목한 것이다. 이를 위해 작가는 5년 전부터 꾸준하게 이어온 작품 <순간의 연대기>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고백한다. 찰나를 되돌아볼 때마다 새롭게 떠올리는, 작가 자신의 내밀한 기록을 연대기와 같은 장면으로 만드는 시도였다. 이번 작품은 이런 시도를 다른 이들로까지 넓힌 것이란다.
작가는 비대면으로 200명 각자가 한순간의 감정을 담은 그림을 모았다. 그리고 이 그림들을 덧입히고 자르고 붙이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런 방대한 작업은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하게하려는 센터의 의도와 작가의 메시지가 겹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원진은 고려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조형예술을 공부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Blank on Timing>(2021) <너를 위한 광장>(2018) <순간의 연대기>(2016)가 있으며, <수림미술상전>(2020) <퇴적된 유령들>(2019) 등의 기획전에 참여했고,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서울은 미술관’(2018)에 참여했다. 금호창작스튜디오 16기 입주작가로, 수림문화재단 수림미술상 본선(2020)과 경기문화재단 유망작가(2019)로 선정된 바 있다.
글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