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도전은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배우 하정우가 최근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펴냈다.
하루 3만 보, 많게는 10만 보까지 걷는, 걷기 마니아로 잘 알려진 그가 걸으면서 스스로를 다잡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배우로, 영화감독으로, 영화 제작자로, 미술가로,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걷기는 그의 삶을 지탱하는 큰 축이다.
하루 3만 보, 많게는 10만 보까지 걷는, 걷기 마니아로 잘 알려진 그가 걸으면서 스스로를 다잡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배우로, 영화감독으로, 영화 제작자로, 미술가로,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걷기는 그의 삶을 지탱하는 큰 축이다.
기억 하나. 술자리에서 하정우를 종종 만났다. 그는 항상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한쪽 손목에 찬 피트비트를 확인했다. 그는 걸어서 왔다고 했다. 언제나 밤 12시 전에 술자리에서 일어나는 ‘하데렐라’였고, 걸어서 집에 갔다. 영화 <577 프로젝트>
(2012)에서 그가 국토대장정을 한 건, 2011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때 <황해>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후 2년 연속 수상할 경우 “국토대장정을 하겠다”라고 공약을 걸었기 때문이었지만, 얼굴이 만천하에 알려진 그가 이토록 열심히 걷는 이유는 늘 궁금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기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궁금할 수 있는 부분인데 수차례 질문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묻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기억 둘. 2016년 6월 어느 날, <아가씨>(2016)와 관련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 대한극장에서 박찬욱 감독을 만났다. 대기실에서 그는 원을 그리며 계속 걸었다. 가끔 한쪽 손목에 찬 피트비트를 확인했다. 박 감독은 “시간 나는 대로 걷는다”면서 “피트비트에서 다른 사람들의 걷기 기록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하정우가 정말 많이 걷는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귀띔에 따르면 하정우는 자신의 집인 잠원동에서 한강 고수부지를 따라 <아가씨> 제작사인 용필름이 있는 상수동까지 한 시간 넘게 걸어서 출근했다. 밴을 타면 편한데 대체 그는 왜 얼굴을 가리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먼 거리를 걸을까.
기억 둘. 2016년 6월 어느 날, <아가씨>(2016)와 관련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 대한극장에서 박찬욱 감독을 만났다. 대기실에서 그는 원을 그리며 계속 걸었다. 가끔 한쪽 손목에 찬 피트비트를 확인했다. 박 감독은 “시간 나는 대로 걷는다”면서 “피트비트에서 다른 사람들의 걷기 기록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하정우가 정말 많이 걷는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귀띔에 따르면 하정우는 자신의 집인 잠원동에서 한강 고수부지를 따라 <아가씨> 제작사인 용필름이 있는 상수동까지 한 시간 넘게 걸어서 출근했다. 밴을 타면 편한데 대체 그는 왜 얼굴을 가리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먼 거리를 걸을까.
인생 제2막, 자신을 사랑하라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궁금증은 그가 출연한 영화 <PMC: 더 벙커>(이하 <PMC>)와 관련해 진행한 인터뷰와 최근 출간된 그의 두 번째 책 <걷는 사람, 하정우>에서 풀렸다. 책 <걷는 사람, 하정우>에 따르면, 그는 매일 2만~3만 보를 걷는다. 촬영이 있는 날에도, 집에 있을 때도 걷는다. 대사를 숙지할 때도 걷는다. 주로 한강공원에서 걷는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이른 아침부터 나가서 무작정 걷다가 점심을 먹고 돌아오곤 한다. 약간 늦게 나가는 날에는 저녁을 해결한 뒤 돌아온다. 많이 걸을수록 맥주 맛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아는 까닭에 밥을 먹자마자 곯아떨어지는 게 그의 일상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느냐고?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돌돌 가리면 아무도 못 알아본다. 혹여 누군가가 알아보면 반갑게 인사하면 된다. 요즘은 미세먼지가 많아서 걷는 사람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는데, ‘웃픈’ 현실이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한강 고수부지에서 보내지만, 유명 배우인 그에게 일상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가 시간만 나면 하와이로 가는 것도 그래서다. “지금처럼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굳이 하와이까지 가진 않았을 거다. 내게 하와이는 보편적인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고, 걷기에 집중하는 데 이만큼 최적인 공간이 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한강 고수부지에서 보내지만, 유명 배우인 그에게 일상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가 시간만 나면 하와이로 가는 것도 그래서다. “지금처럼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굳이 하와이까지 가진 않았을 거다. 내게 하와이는 보편적인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고, 걷기에 집중하는 데 이만큼 최적인 공간이 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 2. 친구들과 혹은 혼자 걷는 하정우의 모습. <걷는 사람, 하정우>에 실린 사진들이다.
3. <걷는 사람, 하정우> 표지.
하정우가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낸 건, 2010년 첫 책 <하정우, 느낌 있다>를 쓰면서 출판사 문학동네와 인연을 맺은 뒤로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감독으로서, 남자로서 영화가 아니더라도 대중과 소통하면 재미있고 의미 있겠다 싶어서”다. “첫 책을 낸 뒤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4) 두 편의 영화를 연출했고, <암살>(2015), <아가씨>, <터널>(2016), <신과 함께> 1, 2부(2017, 2018) <PMC>, 최근 촬영을 마친 <클로젯> 등 7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정신없이 달려왔다. <PMC>를 찍은 뒤 <클로젯>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1년 정도의 여유가 있었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해봤다. 문득 5년마다 한 번씩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그는 매일 자신의 감정과 여러 상황들을 일기로 기록한다.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출판사와 일기장의 어떤 내용을 담을지 많은 논의를 했다. 책에 들어갈 글을 본격적으로 쓴 건 2018년 3월부터였다. 출판사와 회의를 한 뒤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고, 거기서 책에 들어갈 이야기를 어떻게 풀지 고민하고 돌아와 4월부터 쭉 써내려갔다고 한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휴식기를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 까’라는 질문에 대한 하정우 나름의 대답이다. “공들여 일을 하듯 휴식도 그렇게 해야 한다. 집에서 그냥 누워서 쉬는 건 방치고, 방치는 휴식이 아니다. 휴식을 어떻게 하면 잘 취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데, 내게 휴식은 걷는 거다.” 2013년 11월 <군도 : 민란의 시대>(2014, 이하 <군도>) 촬영이 끝난 뒤 <허삼관> 시나리오를 들고 하와이로 떠났다가 휴식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휴식에도 노력이 필요하구나. 아프고 힘들어도 나를 일으켜서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 하는 거였구나… (중략) 정작 일은 너무나 열심히 하는데 휴식 시간에는 아무런 계획도 노력도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던져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치고 피로한 자신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곧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기’는 결과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피로를 잠시 방에 풀어두었다가 그대로 짊어지고 나가는 꼴이 되는 경우가 많다.”(<걷는 사람, 하정우>,58쪽)
무엇보다 걷기는 그에게 그동안 잊고 살았던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어느 날, 걷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가 끝난 뒤 엄마가 저녁으로 무엇을 해줄지 생각하면서 기분이 아주 좋은 피곤함을 느끼며 돌아가는 느낌을 오랜만에 맡았다. 바깥 공기를 맡으면서 평소 맡지 못했던 후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걷기를 통해 그러한 경험을 겪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배우 선생님들로부터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철들면 안 된다. 그 말에는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일을 좋아하는 만큼, 일을 오래하고 싶은 만큼, 휴식을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때쯤이다. 하정우가 세운 휴식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일과 휴식을 어중간하게 뒤섞지 말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을 휴식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 일이 바쁠 때 ‘나중에 몰아서 쉬어야지’ 같은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대지 않는 것”(<걷는 사람, 하정우>, 59쪽)이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휴식기를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 까’라는 질문에 대한 하정우 나름의 대답이다. “공들여 일을 하듯 휴식도 그렇게 해야 한다. 집에서 그냥 누워서 쉬는 건 방치고, 방치는 휴식이 아니다. 휴식을 어떻게 하면 잘 취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데, 내게 휴식은 걷는 거다.” 2013년 11월 <군도 : 민란의 시대>(2014, 이하 <군도>) 촬영이 끝난 뒤 <허삼관> 시나리오를 들고 하와이로 떠났다가 휴식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휴식에도 노력이 필요하구나. 아프고 힘들어도 나를 일으켜서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 하는 거였구나… (중략) 정작 일은 너무나 열심히 하는데 휴식 시간에는 아무런 계획도 노력도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던져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치고 피로한 자신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곧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기’는 결과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피로를 잠시 방에 풀어두었다가 그대로 짊어지고 나가는 꼴이 되는 경우가 많다.”(<걷는 사람, 하정우>,58쪽)
무엇보다 걷기는 그에게 그동안 잊고 살았던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어느 날, 걷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가 끝난 뒤 엄마가 저녁으로 무엇을 해줄지 생각하면서 기분이 아주 좋은 피곤함을 느끼며 돌아가는 느낌을 오랜만에 맡았다. 바깥 공기를 맡으면서 평소 맡지 못했던 후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걷기를 통해 그러한 경험을 겪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배우 선생님들로부터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철들면 안 된다. 그 말에는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일을 좋아하는 만큼, 일을 오래하고 싶은 만큼, 휴식을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때쯤이다. 하정우가 세운 휴식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일과 휴식을 어중간하게 뒤섞지 말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을 휴식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 일이 바쁠 때 ‘나중에 몰아서 쉬어야지’ 같은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대지 않는 것”(<걷는 사람, 하정우>, 59쪽)이다.
인간 하정우의 매력
걷는 데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는 없지만 걷기와 관련한 원칙은 몇 있다. 그것은 걷다가 휴식을 꼭 취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정우와 그의 친구들은 이 같은 원칙을 ‘1교시’라고 부른다. “40~50분을 걸으면 꼭 10분을 쉰 뒤 다음 스텝으로 넘어간다. 아무리 많이 걷는 사람이라도 중간에 쉬지 않으면 문제가 꼭 발생한다”는 게 그의 얘기다. 한강 고수부지나 공원이 아니더라도 “집 앞 골목길, 아파트 단지, 시내 도로의 한 블록”이 걷기 코스가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지루하지만 목표량을 조금씩 늘리면 걷는 양이 점점 커질 것이다.” 걷기는 체중 감량 효과도 있다고 한다. <신과 함께-인과 연>(2017)을 홍보하면서 체중이 많이 불었는데 보름 동안 약 550km를 걸어 8kg을 감량했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단지 자신의 걷기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평소 그가 출연한 영화를 즐겨 보는 관객이나 그의 팬들에게 이 책은 배우 하정우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재미도 준다. <군도>가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해 생긴 아쉬움(‘복기의 시간’), 자정이 되기 전에 술자리에서 일어나는 신데렐라가 된 까닭(‘신데렐라의 비밀’), 영화 속 ‘먹방’과 관련한 평소 식습관과 요리 노하우(‘먹다 걷다 웃다’), <아가씨>에서 함께 작업한 박찬욱 감독에 대한 존경심(‘내가 만난 노력의 장인들’), 함께 걷는 친구들(‘내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책에 실린 하정우의 사진은 하정우의 친구이자 배우 한성천이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등 여러 일화들에 다른 인터뷰에서 접할 수 없는 인간 하정우의 매력이 묻어나 있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단지 자신의 걷기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평소 그가 출연한 영화를 즐겨 보는 관객이나 그의 팬들에게 이 책은 배우 하정우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재미도 준다. <군도>가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해 생긴 아쉬움(‘복기의 시간’), 자정이 되기 전에 술자리에서 일어나는 신데렐라가 된 까닭(‘신데렐라의 비밀’), 영화 속 ‘먹방’과 관련한 평소 식습관과 요리 노하우(‘먹다 걷다 웃다’), <아가씨>에서 함께 작업한 박찬욱 감독에 대한 존경심(‘내가 만난 노력의 장인들’), 함께 걷는 친구들(‘내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책에 실린 하정우의 사진은 하정우의 친구이자 배우 한성천이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등 여러 일화들에 다른 인터뷰에서 접할 수 없는 인간 하정우의 매력이 묻어나 있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 <PMC: 더 벙커>의 한 장면.
걷기와 그림 그리기, 일상을 전환하다
걷기와 함께 그의 휴식을 채우는 건 그림이다. 잘 알려진 대로 하정우는 미술가이기도 하다. 2018년 7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 달 동안 그의 개인전 <VACATION>이 열렸다. 하와이, 로마, 나폴리, 시칠리아, 피렌체, 바르셀로나, 런던, 로스앤젤레스 등 여러 곳을 여행했고, 그곳에서 만난 인물들을 특유의 화풍으로 그렸다. 이 여행 일정은 2018년 3월 이탈리아의 피렌체 한국영화제에 초청받으면서 계획됐다. 영화제 일정을 포함해 로마 4박 5일, 나폴리 1박 2일, 시칠리아 3박 4일, 피렌체 7박 8일 등 이탈리아 도시별로 일정을 정하고, 바르셀로나 4박 5일, 런던 3박 4일을 추가했다. 그는 이 여행을 미술 유학이라도 가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이탈리아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일종의 유학처럼 느껴졌다. 이탈리아에서 내내 배우면서 걸어 다녔다. 예술과 건축, 그것을 위해 생을 바친 위대한 예술가들의 놀랍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나를 따라다녔다.”(<걷는 사람, 하정우>, 253쪽). 그의 말대로 개인전 <VACATION>에 전시된 그림들을 보면 이국적인 배경과 색이 인상적이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여행에서 깊은 영감을 받은 예술가의 이름도 강조하고 있다.
하정우는 지난 2010년부터 서울과 뉴욕에서 개인전을 연 뒤로 이제까지 <포즈>(Pause), <프렌즈>, <#WhatElse>, <PLAN B> 등 열 차례가 넘는 개인전을 열며 미술가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정우에게 그림은 걷기와 함께 “배우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양 축 중 하나”다. “걸으면서 얻어지는 것과 그림을 그리면서 얻어지는 것은 뭔가 전환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걷기와 그림은 (배우인 내게) 큰 영향을 끼친다.”
작가든 화가든 배우든 영화감독이든 영화 제작자든, 많은 분야에 도전하는 건 그의 성격과도 관련 있다고 한다. 하정우는 호기심이 많다. “매사에 궁금증이 많은 만큼 스스로가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노력을 많이 해야 하고, 그런 습관이 어렸을 때부터 몸에 뱄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를 아주 잘하지 못했고, 대학 시절 연기를 아주 잘하지 못했던 까닭에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연기로 보여주지 못한 생각을 캔버스에 표현하고 싶다. 배우로서 열심히 하는 마음은 당연하다.”
그가 연기를 하고 제작자로도 참여한 영화 <PMC>가 12월 26일 개봉했다. <PMC>는 에이햅(하정우)이 이끄는 글로벌 민간군사기업 블랙리저드가 미국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제안받아 판문점 지하 벙커로 접근하고, 그곳에서 어떤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에이햅은 한국 군인 출신으로,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미국에 쫓기듯 건너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PMC에 들어간 인물이다. 촬영 전 하정우는 김병우 감독과 함께 공들여 캐릭터를 구축했고, 대사의 80%가 영어였던 까닭에 “흑인들이 구사하는 리드미컬한 영어로 콘셉트를 잡고 준비”했으며 보통 영화보다 대사를 익히는 데 4~5배 넘는 시간이 걸렸다.
11월 28일 촬영을 마친 신작 <클로젯> 또한 하정우가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다. 제작자로서 경력을 시작한 건 <싱글라이더>(2016)부터다. “그간 함께 작업했던 감독, 제작자와 친분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제작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그들과 함께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개발하려고 한다. 배우로서 연기만 했던 과거와의 차이는 생산자로서 유통업자와 직거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지금처럼 기획·제작하고 싶다.” 그의 차기작은 김용화 감독이 제작하고 이해준, 김병서 감독이 공동 연출하는 재난영화 <백두산>이다. 이병헌, 마동석과 함께 출연하며 촬영은 1월 말 시작된다.
어쨌거나 그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이다. “계속 잘 걸으면서 소중한 일상을 마음속에 새기며 담백하게 살고 싶다. 어떻게 건강하게 살 것인가를 자주 생각하는데 그럴싸하게 살고 있다고 자신하진 않지만… 묵묵히 일을 하면서 나아간다면 언젠가 바라는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아침마다 눈을 뜨고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귀찮다. 비가 오면 차라리 잘됐다고 좋아할 때도 있다. 그런데 걷고 나면, 뛰고 나면 찾아오는 행복감이 정말 엄청나다. 그걸 아니까 할 수밖에 없다. (웃음)”
하정우는 지난 2010년부터 서울과 뉴욕에서 개인전을 연 뒤로 이제까지 <포즈>(Pause), <프렌즈>, <#WhatElse>, <PLAN B> 등 열 차례가 넘는 개인전을 열며 미술가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정우에게 그림은 걷기와 함께 “배우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양 축 중 하나”다. “걸으면서 얻어지는 것과 그림을 그리면서 얻어지는 것은 뭔가 전환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걷기와 그림은 (배우인 내게) 큰 영향을 끼친다.”
작가든 화가든 배우든 영화감독이든 영화 제작자든, 많은 분야에 도전하는 건 그의 성격과도 관련 있다고 한다. 하정우는 호기심이 많다. “매사에 궁금증이 많은 만큼 스스로가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노력을 많이 해야 하고, 그런 습관이 어렸을 때부터 몸에 뱄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를 아주 잘하지 못했고, 대학 시절 연기를 아주 잘하지 못했던 까닭에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연기로 보여주지 못한 생각을 캔버스에 표현하고 싶다. 배우로서 열심히 하는 마음은 당연하다.”
그가 연기를 하고 제작자로도 참여한 영화 <PMC>가 12월 26일 개봉했다. <PMC>는 에이햅(하정우)이 이끄는 글로벌 민간군사기업 블랙리저드가 미국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제안받아 판문점 지하 벙커로 접근하고, 그곳에서 어떤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에이햅은 한국 군인 출신으로,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미국에 쫓기듯 건너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PMC에 들어간 인물이다. 촬영 전 하정우는 김병우 감독과 함께 공들여 캐릭터를 구축했고, 대사의 80%가 영어였던 까닭에 “흑인들이 구사하는 리드미컬한 영어로 콘셉트를 잡고 준비”했으며 보통 영화보다 대사를 익히는 데 4~5배 넘는 시간이 걸렸다.
11월 28일 촬영을 마친 신작 <클로젯> 또한 하정우가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다. 제작자로서 경력을 시작한 건 <싱글라이더>(2016)부터다. “그간 함께 작업했던 감독, 제작자와 친분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제작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그들과 함께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개발하려고 한다. 배우로서 연기만 했던 과거와의 차이는 생산자로서 유통업자와 직거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지금처럼 기획·제작하고 싶다.” 그의 차기작은 김용화 감독이 제작하고 이해준, 김병서 감독이 공동 연출하는 재난영화 <백두산>이다. 이병헌, 마동석과 함께 출연하며 촬영은 1월 말 시작된다.
어쨌거나 그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이다. “계속 잘 걸으면서 소중한 일상을 마음속에 새기며 담백하게 살고 싶다. 어떻게 건강하게 살 것인가를 자주 생각하는데 그럴싸하게 살고 있다고 자신하진 않지만… 묵묵히 일을 하면서 나아간다면 언젠가 바라는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아침마다 눈을 뜨고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귀찮다. 비가 오면 차라리 잘됐다고 좋아할 때도 있다. 그런데 걷고 나면, 뛰고 나면 찾아오는 행복감이 정말 엄청나다. 그걸 아니까 할 수밖에 없다. (웃음)”
- 글 김성훈 씨네21 기자
- 사진 손홍주
- 사진 제공 하정우,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