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크로는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하지만, 아직까지 일반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합니다. 간략한 기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12년에 설립된 자이크로는 스포츠용품과 의류를 개발하는 브랜드 기업입니다. K리그 수원삼성, FC안양, 한국내셔널리그와 UN HABITAT, MBC꿈나무축구재단 등의 공식 용품 후원사이며, 최근에는 독일과 중국을 거점으로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 축구를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시계, 선글라스 등 패션 아이템을 비롯하여 러닝과 야구, 레저 스포츠 등 다양한 종목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한국 스포츠 영토를 해외로 확장하는 데 사업의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자이크로만의 차별화 전략이란 무엇인가요?
자이크로는 기존의 스포츠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위해 업계 주류가 아닌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를 디자이너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페인 출신의 메인 디자이너를 채용한 것도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입니다. 축구 유니폼의 경우 아직까지 남성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제작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여성 라인, 아동 라인으로 점차 확대하여 요가 등 다른 레저 스포츠 용품처럼 타깃층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를 통한 다양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 가치 창출) 활동이 저희 기업의 주요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입니다.
자이크로는 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지역아동센터 스포츠 지원 활동, 강서경찰서와 함께하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축구 인성교육 프로그램, 아프리카 유소년 축구단 후원을 위한 ‘BUY1 DREAM1’ 프로젝트 등 국내와 해외에서 스포츠를 통한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데요.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자이크로의 경영 철학은 스포츠를 통해 공공에 이익이 되는 공유 가치 창출, 즉 ‘상생’입니다. 스포츠는 육체적 한계에 도전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활동이잖아요? 기업으로서 이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서로 협력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건강한 스포츠 생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그것이 기업을 발전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고요. 아프리카의 유소년 축구단을 지원하는 ‘BUY1 DREAM1’ 프로젝트가 일례라 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말라위, 케냐, 탄자니아 같은 지역에는 교육 혜택도 받지 못하고 범죄에 쉽게 노출된 아이들이 많은데요. 이들을 위해 축구단을 만들고 그 축구단을 유지하는 인프라를 형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나중에 이 아이들이 성장해 아프리카 스포츠 업계를 주도하는 큰 축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스포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자이크로의 입지가 높아진다면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도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1 아프리카 유소년 축구단 후원 프로젝트 ‘BUY1 DREAM1’.
2 2017년 서울메세나 지원사업 선정작인 가족 뮤지컬 <시크릿쥬쥬>(극단 마당세실) 공연 모습.
최근 K리그 사상 최대 규모로 수원삼성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수원삼성이라는 명문 구단의 유니폼을 국내 스포츠 브랜드 기업에서, 그것도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만든다는 것은 이례적인데요. 계약 체결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수원삼성은 오랫동안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수원삼성 입장에서는 메이저 브랜드를 원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K리그의 유명 구단이 아디다스나 나이키 등의 해외 메이저 브랜드와 계약하는 것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국내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면 상생할 수 있음을 피력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축구계의 명문 구단이라면 K리그가 쇠락하고 있는 이 시기에 국내 스포츠 브랜드 기업과 협업해 한국 스포츠 시장의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남은 과제들도 많습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생소한 국내 브랜드가 유니폼을 제작하는 것이 탐탁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좋은 품질과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뿐만 아니라 서울문화재단의 ‘서울메세나 지원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이어 올해에도 극단 마당세실을 후원하는데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문화예술 분야의 메세나 활동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초등학생 딸을 두고 있는 아빠입니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공연장을 찾거나 전시를 볼 만큼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극단 마당세실의 가족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공연을 보고 나니 자연스럽게 예술단체에 대한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예술단체들의 창작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창작물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면 결과적으로 관객이 우수한 문화예술 작품을 향유하는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서울메세나 지원사업’을 포함하여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알게 된 시각예술가들을 후원한 지 5년 정도 되었습니다. 예술 창작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도 하지만 창의적인 디자인 개발을 위해 예술가와 협업해 시너지를 창출한 경험도 있고요. 문화예술도, 스포츠도 결국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메세나 활동은 원웨이(one-way)의 일방적인 후원이 아니라 후원을 받는 곳도, 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으로서 스포츠와 문화예술을 통한 기업 메세나 활동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부분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K리그뿐 아니라 한국 프로축구의 모태가 되는 한국내셔널리그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는데요. 혹자는 돈 안 되는 곳에 후원한다는 평을 하기도 합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스포츠든 문화예술이든 상생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후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또한 자이크로처럼 스포츠와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발한 메세나 활동을 펼치는 중소기업이 많아진다면 사회는 더욱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기업의 후원은 당연하고요. 메세나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있는데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메세나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이상적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만 잘 나갈 게 아니라 타인과 함께 발전하는 기업이 되고 싶어요. 다양한 CSV 활동을 펼칠 때마다 직원들이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웃음) 메세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이 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이기에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스포츠 의류와 용품을 제작하는 스포츠 브랜드에서 향후 스포츠 에이전트, 매니지먼트, 게임,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자이크로의 중장기 목표입니다.
- 글 권해정 서울문화재단 메세나팀
- 사진 손홍주
- 사진 제공 (주)자이크로, 극단 마당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