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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월호

뮤지컬 <햄릿:얼라이브>와 음악극 <한여름 밤의 꿈> 겨울 극장가, 셰익스피어를 맞이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연극으로 인간의 본성을 해부했다는 평가를 받는 극작가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인간에 대한 연구는 셰익스피어가 다 해서 후대 작가들은 할 일이 없다”고 찬탄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사랑과 질투, 야망, 배신, 분노, 후회 등에 휩쓸리는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인간의 위대함과 무력함, 삶의 의미와 덧없음을 교차시키며 시대를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을 준다. 그가 서거한 지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작품들이 계속 무대화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두 편이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과 5대 희극 중 하나인 <한여름 밤의 꿈>이다. 현대적 감각으로 꾸민 무대 위에 명작의 힘을 되살렸다.

가혹한 운명 한가운데서 고뇌하는 사람들

<햄릿:얼라이브> 2017. 11. 23~1. 28,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햄릿>은 권력에 대한 욕망, 사랑과 배신, 질투와 복수 등 인간이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격정적인 감정을 담아낸 명작이다. 연출가 아드리안 오스몬드가 이를 뮤지컬 <햄릿:얼라이브>로 다시 빚었다.
햄릿의 아버지인 엘시노어의 왕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르고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는 클로디어스와 재혼한다. 햄릿은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혼란에 휩싸인다. 어느 날 밤 햄릿의 눈앞에 아버지인 선왕의 혼령이 나타난다. 그는 자신을 죽인 클로디어스에게 복수해달라는 말을 남긴다. 햄릿은 숙부가 아버지를 죽이는 장면을 은유한 연극을 펼쳐 보인 뒤 숙부의 잘못을 확인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햄릿:얼라이브>는 인물의 딜레마를 섬세하게 드러내며 관객을 인물의 내면으로 끌어온다. 햄릿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성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견디는 것이 고귀한 일인가, 아니면 고통의 바다에 맞서 싸우는 게 더 고귀한 일인가”를 고민한다. 권력을 얻기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은 클로디어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선 “내 욕망이 날 보며 조롱하고 비웃네. 빛나는 왕관을 쓴 겁쟁이는 정녕 누군가”라며 괴로워한다.
대극장 뮤지컬답게 화려한 무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십 개의 기둥을 반원 모양으로 세우고 기둥 너머에서 조명을 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장면 전환에 따라 커다란 나무나 서가 등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고 물과 불, 총포 등도 활용한다.
성종완과 강봉훈이 작사·각색하고 김경육이 작곡한 노래가 극을 이끈다. 공연의 중심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도 인정받은 배우 홍광호와 떠오르는 신예 고은성이 햄릿을 번갈아 맡는다. 클로디어스는 카리스마와 풍성한 보이스를 갖춘 배우 양준모와 임현수가 연기한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2 음악극 <한여름 밤의 꿈>.

여름밤 마트에서 벌어지는 꿈같은 소동

<한여름 밤의 꿈> 1. 5~1. 28,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어린이들은 고전을 어렵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고전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각색한 공연은 아이들을 고전의 재미로 이끄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즐길 만한 공연을 찾는다면 서울시극단이 공연하는 <한여름 밤의 꿈>에 관심을 가져보자. 대사를 기본으로 하는 연극에 뮤지컬과 같은 음악적 요소를 결합한 음악극이다. 2015년부터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를 선보인 서울시극단이 내놓은 세 번째 작품이다.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 중 가장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엇갈린 사랑을 하는 네 남녀가 한여름 밤, 숲속 요정과 마법의 묘약 등 초자연적 힘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배필을 찾게 되는 이야기다. 요정들이 사는 마법의 숲과 요정들의 노래, 춤에 대한 상세한 묘사에서 셰익스피어의 시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이 작품이 음악극으로 다시 태어났다. 정극의 무게감을 덜고 유쾌한 등장인물과 무대연출로 재미를 더했다. 극의 첫 배경은 한여름 밤 정전으로 아수라장이 된 마트다. 어둠에 놀란 아이는 자지러질 듯 운다. 아이를 달래려는 판매원이 책 코너에서 <한여름 밤의 꿈>을 빼 읽어주기 시작한다. 마트 곳곳은 책 속의 배경인 요정이 사는 숲으로 변하고 장난꾸러기 요정 ‘퍽’이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양한 노래, 유쾌한 안무가 곁들여진다.
<한여름 밤의 꿈>에는 유성주, 송종현, 강주희. 박진호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오세혁이 각색하고 부새롬이 연출했다. 원작을 보다 사랑스럽고 재기발랄하게 재해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한다. 재미를 강조했지만 극의 의미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해석하는 것은 피해 어른도 흥미롭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원어 대사로도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공연에 영어자막을 띄운다. 어린이와 학생 관객들에게는 공연 관람 전 공연 예절을 알려주고,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담은 ‘스터디 가이드’를 제공한다.

글 마지혜_ 한국경제신문 기자
사진 제공 CJ E&M, 대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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