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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7월호

뮤지컬 <시카고>와 <캣츠> 오리지널의 변신은 무죄? 새롭거나 여전하거나
세계 초연 이후 40여 년간 한결같은 감동을 선사한 명작 뮤지컬들이 오리지널 공연으로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난다. <시카고>는 브로드웨이에서 10년 이상 주인공을 연기한 간판급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서고, <캣츠>는 2014년 12월 영국에서 처음 선보인 리바이벌 버전을 새로운 캐스트로 선보인다. 오리지널의 향수를 여전히 자극하는 <시카고>와 달라진 배우와 의상, 음악으로 신선한 매력을 발산하는 <캣츠>. 두 작품 모두 변한 듯 변치 않은 모습이 반갑게 다가온다.

섹시함의 건재 보여주는 역동적인 무대

<시카고> 5. 27~7. 23,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평균 객석 점유율 85%, 누적 관객 수 8만 명을 기록한 <시카고> 오리지널 팀이 2년 만에 앙코르 공연을 한다. 팜므파탈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한 벨마 켈리 역의 테라 맥클라우드, 사랑스러운 섹시미로 관객을 사로잡은 록시 하트 역의 다일리스 크로만, 당당한 매력을 뽐내는 마마 모튼 역의 로즈 라이언 등이 다시 무대에 선다. 모두 미국 브로드웨이 퍼스트 클래스 프로덕션(브로드웨이 공식조합) 소속 배우들이다. 맥클라우드는 14년째, 크로만은 9년째, 라이언은 19년째 같은 배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16인 앙상블과 14인조로 구성된 빅밴드가 함께한다.
<시카고>는 남편과 동생을 살해한 뒤 교도소에 들어온 벨마 켈리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불륜남을 살해한 죄로 수감된 록시 하트의 이야기를 그린다. 모린 달라스 왓킨스가 쓴 연극(<A Brave Little Woman>)을 바탕으로 안무가 밥 파시가 1975년 처음 무대화했다. 초연 이후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와 안무가 앤 레인킹이 각색한 버전으로 21년간 상연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전 세계 35개 국에서 2만 9,000회 이상 공연했으며 브로드웨이 역사상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두 번째로 롱런하고 있는 작품이다.
1920년대 격동기의 미국, 농염한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하던 시카고의 어두운 풍경에 유혹과 살인이라는 테마를 더했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부정한 재판 과정을 <올 댓 재즈>(All That Jazz) 등 감미로운 재즈와 감각적인 안무로 보여준다. 14인조 빅밴드는 튜바, 트럼펫 등의 악기들로 미국적인 사운드를 표현한다. 이들은 무대 정중앙에 계단형으로 자리 잡고 제2의 배우 역할로 극에 참여하기도 한다. 지휘자가 배우들과 익살맞게 대사를 주고받는 모습이나 막간에 연주되는 밴드 애드리브는 뜻밖의 즐거움을 준다.
남녀 배우들은 여전히 드라마틱하고 관능적이다.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며 이전보다 한층 농염한 에너지로 객석을 빨아들인다. 장기 출연에 따른 식상함은 없을까. 3명의 여자 주인공들은 지난 5월 28일 열린 ‘웰컴백 파티’에서 “관객이 뿜어내는 열기가 매번 다르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맥클라우드는 “<시카고>의 춤은 아무리 연습해도 완벽해질 수 없다”면서 “점점 나아지는 내 모습과 그에 따라 달라지는 관객의 반응을 보는 게 큰 즐거움”이라고 했다. 크로만은 “내 몸이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이 공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뮤지컬 <시카고>.
2, 3 뮤지컬 <캣츠>.

새로움을 더한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

<캣츠> 6. 29~7. 2, 김해문화의전당 / 7. 11~9. 10,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981년 5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 <캣츠>가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2014년 12월 영국에서 선보인 리바이벌 버전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선보인다. <캣츠>는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원작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를 환상적인 군무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풀어내며 인간 세상의 삶과 죽음을 우화적으로 풍자한다.
화려한 의상과 군무, <메모리>와 같은 인기 넘버 등 눈에 띄는 흥행요소 이면에는 고양이 세계를 통해 인간사를 되돌아보게 하는 깊은 흡인력이 자리한다. 대표 캐릭터인 그리자벨라가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달빛 아래에서 <메모리>를 부르는 모습에서 관객들이 눈시울을 붉히는 이유다. 지금까지 전 세계 30개 국가에서 1만 6,000회 이상 공연됐으며 7,3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부터 총 9차례(내한 7회, 한국어 라이선스 2회) 선보였으며 총 공연 횟수는 1,200회 이상, 관람객은 167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새 버전의 <캣츠>는 의상과 헤어스타일, 군무 등에 변화가 있긴 하지만 기본 뼈대는 그대로 유지한다. 그리자벨라는 긴 생머리 가발과 신비로운 메이크업으로 더 젊고 섹시해졌다. 쌍둥이 고양이 코리코팻과 탄토마일이나 사회자 고양이 멍커스트랩, 악당 고양이 맥캐버티 등 주요 캐릭터들의 분장과 가발 디자인도 업그레이드됐다. 군무에 있어서는 오리지널의 안무를 유지하되 캐릭터별로 현대적인 테크닉을 반영했다. 반항 고양이 로큰롤 스타가 시대에 맞게 랩과 힙합을 하고, 검비 고양이 제니애니닷의 탭 댄스 안무는 화려한 라인댄스 스타일의 전문 탭으로 바뀌었다. 장장 9분에 이르는 오프닝 군무 <젤리클 고양이들의 젤리클 노래>와 1막 후반부의 <젤리클 볼>은 쉼 없는 격렬한 안무로 모던댄스의 활력을 전한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새로운 아리아가 추가됐다. 중풍을 앓는 극장 고양이 거스는 자신의 배우 시절을 떠올리는 장면에서 <그로울타이거와 그리들본>을 들려준다. 화려한 시절과 현재의 교차점에서 인생의 회환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자벨라 역을 새로 맡은 로라 에밋은 내한 기념 인터뷰에서 “<캣츠>는 인간의 삶이 투영된 작품”이라며 “고양이의 행동과 생각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 상호 작용하고 서로에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글 장인서_ 아시아경제 기자
사진 제공 신시컴퍼니, 클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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