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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6월호

거리예술 시즌제 ‘봄’ 일상 공간에서 예술을 만나다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에서 진행하는 거리예술 시즌제는 서울 곳곳의 일상 공간에서 4년째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제한된 장소에서 짧은 기간 열리는 축제와 달리, 봄(4~6월)과 가을(9월) 매주 평일과 주말에 펼쳐진다. 올해의 거리예술 시즌제 ‘봄’은 코엑스, 서울숲, 보라매공원, 서울로7017에서 8주간 총 78회의 공연을 진행 중이다. 거리예술 시즌제 ‘봄’의 장소로 선정된 4개 공간을 중심으로 참여 작품들을 소개한다.

지난 4월부터 서울의 도심과 공원 곳곳에서 다양한 거리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거리극, 거리무용, 전통연희, 서커스, 광대마임극, 오브제 퍼포먼스, 로봇인형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일상 공간을 특별하게 바꿔놓았다.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에서 진행하는 거리예술 시즌제 덕분이다. 특히 올해 처음 공연 장소로 선정된 코엑스와 서울로7017은 거리예술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거리예술에서 공간은 핵심적인 요소다. 공간에 따라 작품이 변화하기 때문에 거리예술가들이 새로운 장소에서 공연한다는 것은 공간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반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거리예술 시즌제는 거리예술가들이 더욱 다양한 공간의 특성을 활용한 작품을 발표하고 풍부한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새로운 공간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고백>(Go Back, 아이모멘트 작).
2 <빨리빨리2017>(프로젝트 외 작).
3 <나, 봉앤줄>(서커스 창작집단 봉앤줄 작).
4 <복을 파는 유랑악단 악단광칠>(악단광칠 작).

#1. 도심 공간, 코엑스

4월, 거리예술 시즌제 ‘봄’의 시작을 알린 코엑스에서는 동측 광장, G20 광장, 서문 일대, 그리고 아셈타워 앞 공간이 공연 장소로 선정되었다. 직장인이 밀집된 도심 속의 코엑스에서 돋보였던 작품은 <빨리빨리2017>(프로젝트 외 작), <고백>(Go Back, 아이모멘트 작), <연결링크>(Connecting Link, 리브레호벤 작)이었다. <빨리빨리2017>은 출퇴근 시간 빌딩숲 사이를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현한 장소 특정형 거리무용극으로, 코엑스 건물 내·외부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삼성역 주변 G20 광장에서 공연한 <고백>은 먹먹한 일상과 쓸쓸한 도심 속에서 배회하는 사람들의 망각과 기억 사이의 사투와 일탈을 신체극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동측 광장에서 공연된 <연결링크>는 인간의 보이지 않게 연결된 지점들의 관계성을 무용으로 풀어냈다.

#2. 서울의 주요 공원, 서울숲과 보라매공원

5월의 공연 장소인 서울숲과 보라매공원에서는 공원의 다양한 구조물을 이용한 작품이나 관객 참여형 공연 등이 펼쳐져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게 쉽고 즐겁게 다가갔다. 봉과 줄에 오르기 위해 수없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다시 오르는 남자의 모습을 이동하며 보여주어 서커스의 긴장감과 흥분을 느끼게 한 <나, 봉앤줄>(서커스 창작집단 봉앤줄 작), 저글링과 마임, 외발자전거 등의 기술을 단막극 형식으로 구성한 서커스 광대극 <블랙클라운>(김찬수 마임컴퍼니 작),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며 무용과 음악으로 사람들을 안아준 <위로>(We_low, 곧 ㅅ 댄스컴퍼니 작),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도를 움직임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인체圖>(유지영 작) 등의 작품이 공연되었다.

#3. 차량길에서 사람길로, 서울로7017

5월 20일 개장한 서울로7017은 단절된 서울역 일대를 통합하는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70년 준공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차량길에서 사람길로 재탄생시킨 공간이다. 거리예술 시즌제는 6월부터 이곳 서울로7017의 만리동광장, 장미마당과 목련마당에서 공연을 연다. 서울로7017에서 기대할 만한 작품으로는 만리동 주민의 기억을 바탕으로 도시 재개발의 문제를 담은 <만리동 미싱 유>(뉴서울 프로퍼간디 작), 폐지 줍는 노인의 삶을 로봇인형으로 형상화한 <고물수레>(마린보이 작), 비정규직의 애환을 다룬 <잡온론>(Job on Loan, 우주마인드프로젝트 작), 우화적 스토리텔링으로 사회에 변화가 필요함을 촉구하는 <변화>(랄랄라 작), 잊힘과 무관심의 상징인 공중전화가 기억과 소통의 연결고리가 되어 스쳐 지나가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링더벨>(Ring the Bell, 조성아 작), 이북지역의 굿을 현대적으로 풀어내어 삶의 애환을 보듬으며 관객과 소통하는 <복을 파는 유랑악단 악단광칠>(악단광칠 작) 등이 있다.
거리예술 시즌제는 새로운 공간을 발굴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나아가고 있다. 주말 낮에만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평일과 주말 저녁으로 확장했고,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진 공연단체를 선정해 프로그램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또한 올해 9월에 진행되는 거리예술 시즌제 ‘가을’은 일상 공간에서 시민을 만나는 것은 물론,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거리예술 마켓과 연계해 진행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거리예술 활성화에 기여하며 발전해가는 거리예술 시즌제를 기대해본다.

글 추수연_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거리예술 시즌제 코디네이터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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