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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0월호

문학에 관한 다양한 변주곡 <연희극장> 삶의 고민을 보듬는 문학의 시간
연희문학창작촌에서는 일반인이 문학과 작가를 편하고 색다르게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은 영화 감상과 낭독공연이 함께하는 <연희극장>이 진행됐다. 두 편의 영화, 두 번의 낭독공연, 그리고 작가와의 대화가 가을 초입의 차분한 기운과 어우러진 시간이었다.

공간공감 관련 이미지

공간공감 관련 이미지1 지난 9월 2일 저녁 연희문학창작촌 야외극장에서 진행된 첫 번째 <연희극장>. 이우성(왼쪽 끝) 시인의 사회로 김행숙(가운데)·홍지호 시인과 ‘작가와의 대화’를 가졌다.
2 9월 10일 시민청에서 진행된 <연희극장> 두번째 시간에는 한창훈 소설가와 안도현 시인이 초대돼 한 작가의 신작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참 어렵죠, 시를 쓴다는 게

“어떻게 하면 시를 쓸 수 있어요?” 영화 <시>의 주인공 미자(윤정희 역)는 극중 시인으로 등장한 김용택 시인에게 이렇게 묻는다. 글을 쓰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연희극장>의 첫 문을 연 영화 <시>(이창동 감독)는 평범한 60대 여주인공의 험난한 삶 속에 문득 스쳐간 ‘시’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시를 통해 경험하는 새롭고 낯선 감정은 주인공 미자의 현실 속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힘이 된다.
영화 시작 전에 마련된 ‘작가와의 대화’ 시간엔 세 명의 시인이 무대에 올랐다. 등단 18년차 경력의 시인이자 평론, 에세이 등 다양한 글쓰기 작업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행숙 시인과 작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이제 막 시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홍지호 시인이 초대작가로, 또 이우성 시인이 사회자로 나와 ‘시 혹은 시인의 처음’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

<연희극장> 두 번째 시간에는 소설가 한창훈의 신작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를 낭독공연(극단 동네풍경)으로 선보였다. 소설은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라는 단 한 줄의 법조문만 있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로, 대서양 남쪽에 실재하는 ‘트리스탄 다 쿠냐’ 섬과 그 섬 사람들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 낭독 공연은 여섯 명의 배우와 한 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올라 진행했는데, 특히 이번 공연은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진행돼 보다 많은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낭독공연이 끝나고 마련된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는 한창훈 소설가와 안도현 시인이 초대작가로 나왔다. 한창훈 작가는 “작가들 특유의 문장, 호흡, 길이 등을 다 무시하고 마지막 체로 거르고 걸러 최후의 서사를 유지할 수 있는 언어만 남기고 썼다”며, 여러 번 몸살을 앓았을 정도로 가장 쓰기 어려웠던 글로 이 소설을 꼽았다. 또 “선배 세대들이 우리에게 미안해했듯이, 지금 세대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우리 시민들의 덕목과 가치를 잊어버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소설 <행복이라는…>의 추천사를 쓰기도 한 안도현 시인은 “삶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이 상당 부분 이 책에 있다”며 특히 고민이 많은 중고등 학생에게 이 책을 권했다.

문학에 관한, 혹은 문학에서 비롯된 4개의 작품

추석 연휴, 잠시 숨을 고르고 <연희극장>은 계속됐다. 100원짜리 국가배상 청구소송을 다룬 영화 <소수의견>을 보며 원작자인 손아람 소설가, 이해성 연출가와 우리 사회의 소수의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감각과 이미지와 우연만으로 서사를 이룬 소설 <코케인>을 낭독공연으로 감상하며 원작자인 진연주 소설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연희극장>의 전 일정 사회를 맡은 이우성 시인은 때론 이야기를 이끌고, 때론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며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이끌었다.
<연희극장>은 시민들이 문학작품을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문학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문학은 문화 콘텐츠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장르지만, 때론 그런 이유로 소외되고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으며 결과물을 발표하는 다른 장르와 달리, 문학은 그저 한 권의 책으로 사람들과 만날 뿐이다. <연희극장>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이 문학에 관심을 갖고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년엔 좀 더 새롭고 풍성한 ‘문학에 관한 변주곡’을 준비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문화+서울

글 이정연
연희문학창작촌 매니저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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