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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3월호

새 공간을 활짝 열며
서울연극창작센터에 바란다

연극인에 의한, 연극인을 위한 공간이 될 서울연극창작센터.
이곳을 누비고 누릴 연극인들에게 그 바람을 들어봤다.

공 재 민

서울연극창작센터 운영자문위원회, 개관식 감독

서울연극창작센터 운영자문위원회에 함께하면서 개관식 감독 또한 맡고 계십니다. 본인을 소개해주신다면. 대학로에서 배우이자 연출가로 연극 관련 모든 활동을 하는 연극인 공재민입니다.

운영자문위원회에는 어떤 계기로 함께하게 되셨나요. 현장에서만 연극을 25년 넘게 하고 있다보니 불러주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울문화재단 연극 공간 운영자문위원으로, 시설과 프로그램 운영에 관련해 대학로 연극 현장의 소소한 의견까지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개관 과정에 함께하며 서울연극창작센터의 완성 과정을 가까이에서 바라보셨을 텐데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10여 년 전에 연극 창작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서울연극창작센터 공간을 발의한 사람 중 한 명인데요. 모든 예술인의 창작 과정은 안전하고 자유롭게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 연극인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센터 공간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곳을 꼽아주시고, 그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3층에 있는 연극인오피스입니다. 연극 관련 협회·단체를 비롯해 여러 연극인이 함께 사무 공간과 회의실 등을 사용하면서 유대감을 쌓는 동시에 자유롭게 연극인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데요. 공간 이용을 시작한 연극인 사이에서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센터의 가장 중요한 기능과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대학로는 140여 개 극장과 200여 개 넘는 극단이 활동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저는 서울연극창작센터가 서울연극‘창작지원’센터라는 개념을 가졌으면 합니다. 대학로를 중심으로 연극예술이 활성화했고, 그 주변인 한성대입구역 부근에서 연극 창작에 관한 씨앗을 발화시키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연극 창작의 가장 초기 단계부터 발표까지 진행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오는 3월 개관식은 어떻게 이뤄질지 소개해주세요. ‘새로운 연극적 언어(말, 몸짓, 빛, 소리 등)로 세상을 투명하게 비춘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연극의 가치와 다양성, 상상력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현시대에 맞게 이제부터는 우리도 미래 지향적인 연극을 추구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두고 개관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연극창작센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능적으로 건물이 다소 비효율적으로 완성된 데 아쉬움이 있지만, 향후 공간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마련될 테니 많은 연극인이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연습실 공간과 연극인오피스 사무 공간을 좀 더 확장해 더 많은 연극인이 일상의 교류까지 펼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됐으면 합니다.



황 태 선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 페스티벌 감독

처음 만날 독자들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은 연출가 황태선입니다. 그간 극단에서의 창작 활동이나 연극제, 지역 행사의 예술감독을 맡아 진행해온 경험은 있는데요. 이렇게 새로 시작하는 센터의 개관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아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많은 연극인이 기대하는 센터인 만큼 그에 어울리는 페스티벌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 페스티벌은 어떻게 이뤄질지 궁금합니다. 개관 페스티벌은 3월 20일부터 4월 26일까지 진행됩니다. 크게 ‘시대를 비추다’라는 제목 아래 초청 공연 프로그램이 있고요. ‘미래를 비추다’라는 주제로 부대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아무래도 초청 공연은 이미 제작된 우수한 공연을 초청한 것이라 동시대를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부대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연극의 미래를 바라본다는 의미에서 명명하게 됐습니다. 초청 공연은 실험적인 작품부터,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품, 다양성을 논하는 작품 등 동시대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작품을 초청했습니다. 부대 프로그램은 역량 강화 워크숍, 시민과 함께하는 프린지 공연 그리고 센터 공간 곳곳을 찾아다니며 체험하는 투어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센터 개관 과정에 함께하며 가까이에서 그 과정을 보셨으니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개관 소감 한마디 들려주신다면. 가장 먼저, 서울연극창작센터는 건물이 아름답습니다. 다양한 공간과 기능이 존재하면서도 미적 아름다움도 갖춘 멋진 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1층과 5층에 특색을 갖춘 극장이 있고, 2층 연극인라운지, 3층 연극인오피스처럼 다양한 필요 시설이 배치돼 있습니다. 2층과 3층 야외에는 공연을 열 수 있는 마당이 마련됐고, 6층에는 옥상공원이 있어요. 이런 아름다운 공간이 서서히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저런 공간에 어울리는 멋진 공연이 탄생했으면 좋겠다’였어요. 3월 20일에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 개관 이후 많은 창작자가 센터 곳곳에서 멋진 창작물을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에 매일 설레는 마음입니다.

연극인을 위한 다양한 기능과 공간을 갖춘 서울연극창작센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창작 공간은 연극의 숙성 공간 혹은 부화 장소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창작자의 실험실·시연실 같은 공간으로 다양한 세대의 창작 욕구를 실현해줄 거라 생각해요. 단순히 희곡을 쓰고 공연 초기 창작을 실험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연극의 모든 요소가 제대로 지원받고, 차근차근 성장하는 창작물도 많이 탄생할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으로 센터가 그렇게 운영될 거라고 전해 들었고요. 살짝 듣기로는 개관 페스티벌 이후 센터의 정체성을 담은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하니 많은 연극인이 관심을 두고 직접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센터 공간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곳을 꼽아주시고, 그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아무래도 센터의 상징 같은 계단이죠. 보통 이동을 위한 수단인 계단이 센터에서는 무대가 되기도 하고, 객석이 되기도 하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여러 창작자가 이 공간을 활용해 멋진 창작물을 만들어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참고로 저는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코너에서 바라보는 해질녘 풍경을 정말 좋아합니다.

앞으로 서울연극창작센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선 질문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창작자들은 나이에 따라 창작 욕구가 다르지 않아요. 다양한 세대의 창작자들이 동시대에 함께 숨을 쉬고 있지만, 그들이 필요로 하는 창작 요건은 저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연극창작센터가 연극인의 삶을 깊숙이 관찰하고, 그들의 세대·주제·기능별 세부적인 창작 요건을 다양하게 지원해 미래 연극을 도모하는 숙성의 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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