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가 무대가 되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
어린이는 극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어르신은 모여 앉아 판소리 한 자락에 내 이야기를 얹어보는 곳. 머무를수록 풍요로워지는 공간, 강북 센터가 꿈꾸는 공간의 가치를 나눠본다.
매주 토요일 서울시 전역에서 어린이 50명이 모여 우리의 전통악기 태평소·자바라·징·용고·나발·나각을 울리며 함께 소리를 만들고 발을 맞춰 행진하는 곳. 4.2 대 1 경쟁률의 오디션을 통과해 선발된 서울시 최초 전통예술 어린이 공연단 ‘서울어린이취타대’가 있는 곳이 바로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이다.
지난 11월 21일 많은 이들의 기다림 끝에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이 문화예술교육 전용 시설 공사를 마치고 문을 활짝 열었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은 서울시 5개 권역별 문화예술교육센터 중 하나로,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서남권, 2016년 개관),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용산(도심권, 2020년 개관)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연 동북권 거점 예술교육센터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동남권)가 강북 센터에 이어 11월 22일 문을 열었으며,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은평(서북권)은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조성하고 있다. 이로써 서울문화재단은 향후 총 5개로 이뤄진 권역별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시대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 전역을 아우르는 권역별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더 깊은 예술 경험을 나누는 것’이다. 여기서 ‘시민’은 영유아부터 장·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을 포함하며, ‘일상 가까이’는 예술로의 접근성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과 깊이 관계 맺는 예술에 대한 발견을 뜻한다. 더불어 ‘더 깊은 예술 경험’은 예술에 관한 이해에서 나아가 예술 체험을 통한 삶의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킴을 말한다. 특히, 전통예술·연극·뮤지컬 등 공연예술을 특화 장르로 설정한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은 현장, 서사, 만남, 관계, 함께 어우러짐 등 예술 안에서만 가능한 감각적 사유에 기반한 예술의 동시대적 가치를 나누는 공간이 될 것이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은 공간의 규모와 구성 면에서 시민의 예술 체험에 최적화된 시설을 갖췄다.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 연면적 4,725.36m2 공간으로, 연습실 ‘예술지음’(지하 1층),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상설 체험 공간 ‘예술도담’(1층), 무대 조명과 음향시설 등을 갖춰 발표와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 스튜디오 ‘예술당솔샘’(2층), 움직임·소리·시각 등 감각 영역별 공연 창작 체험이 가능한 움직임창작실과 소리창작실(2~3층), 강의실(3~4층)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이 자리한 강북구는 북한산 자락에 자리잡아 대지의 60퍼센트 이상이 공원 녹지 지역으로, 산악 문화자원이 풍부하고 근현대 역사 문화자원이 다수 분포하는 지리적 특성과 문화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이 어떠한 모습으로 펼쳐질지 기대를 모은다. 강북구 인구 통계를 보면 서울시 전체 연령대별 인구 대비 장·노년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러한 지역의 환경적 맥락을 기반으로 장·노년층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으로,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이 지역민에게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사업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나아가 오늘날 주요한 사회적 어젠다agenda이기도 한 ‘생태환경과의 관계성’, ‘고령화 시대 세대 간 통합’을 주요 키워드로 미래 지향적 문화예술교육 모델을 포지셔닝하고자 한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의 시즌 콘텐츠는 ‘나의 이야기가 무대가 되는My Life on Stage’이라는 기치 아래 장·노년층과 어린이·가족 등을 대상으로 예술을 쉽고 다채롭게 만날 수 있는 공연·강연·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공연 창작 워크숍을 통해 참여자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함께 만들고, 어린이와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예술교육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아울러 동북권 기초문화재단과 협력해 문화예술교육 주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예술교육 공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공간을 대관하는 등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개관 이전부터 크고 작은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에서는 어린이들이 센터 전 공간을 누비며 전통극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고 부대끼며 접촉하는 그 순간의 예술을 체험하고 있다. 오랜 삶의 이야기를 품은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판소리 한 자락에 각자의 소중한 이야기를 얹어 소리를 내보기도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시민이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에 드나들고 머무르며 더욱 풍요로운 삶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글 윤나영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