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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9월호

예술로 물드는 거리, 축제로 풍성한 한가위

다채로운 예술 작품으로 서울광장을 환히 비춘 서울거리예술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 연휴를 맞아 광장으로 찾아온다.

서울거리예술축제 2023에서 선보인
천하제일탈공작소×프로젝트 날다 <니나내나 니나노>

무더위가 한풀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9월,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민족 대명절 추석이 돌아온다. 가족과 함께 모여 정겹게 음식을 나누고, 밝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한가위가 올해 더욱 특별해지는 이유가 있다. 바로 추석 연휴 동안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예술 축제, 서울거리예술축제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축제를 명절에 맞춰 진행해 연휴로 잠시 비어 있는 도시 공간 곳곳을 다채로운 예술로 가득 채웠다. 마찬가지로 올해 축제도 추석 명절인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진행한다. 또한 도심 속 예술축제라는 타이틀에 맞게 축제의 주 무대는 서울의 중심부인 시청 앞 서울광장부터 무교로를 따라 청계천과 청계광장까지 이어진다. 각 공간에서는 거리극·무용·음악·전통연희와 같은 야외 공연부터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 그리고 참여형 공연, 야외 서커스 등 평소에 쉽게 만나볼 수 없던 다양한 형식의 예술 작품이 펼쳐질 예정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의 일상 공간이 새롭고 낯선 축제의 공간으로 잠시 탈바꿈하며, 거리 곳곳이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이날만큼은 축제의 계절이 된다.

길은 멈춰 있는 것 같지만 늘 사람들의 이야기와 흔적으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기억은 언제나 길의 풍경과 온도를 변화시킵니다. 우리는 우리가 걷는 거리를 예술로 바라보고, 다시, 거리의 예술이 예술의 거리를 만들었던, 예술이 거리로 나왔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다시 거리를 돌려받으려 합니다. 시간을 놓친 우리에게 들려줄 거리(some) 예술로 거리를 가득 채울 줄거리(story) 그리고 예술축제가 우리 모두에게 돌려줄 거리(street) 2024년 흘러가는 서울의 길에, 흔적처럼 여러분의 이야기를 남겨두겠습니다.

서울거리예술축제 2024의 주제는 ‘줄거리’다.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몸소 느끼며, 관객은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특별한 예술 경험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축제를 찾은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줄거리를 마음속 깊이 새기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서울거리예술축제가 관람객 마음에 남는 한 가지 이야깃거리가 되길 바라며, 서울광장에서는 축제가 열리는 동안 매일 밤 예술적 달맞이가 펼쳐진다.

특별한 달맞이로 문을 열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 <○○하는 거리>는 첫날인 9월 16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진행된다. 전야제는 화려하게 축제의 막을 올리며 관객을 맞이하는 공연으로, 축제에 참여하는 아티스트가 한자리에 모여 하이라이트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축제 속 작은 축제이기도 한 전야제 공연은 관객에게 앞으로 추석 연휴 마지막 날까지 거리를 가득 채울 예술 작품을 미리 만나보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전야제의 뜨거운 열기로 서울광장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서울광장 하늘 위엔 두 개의 달이 뜬다. 추석 하늘의 커다란 달 옆, 우리 가까이서 더욱 밝게 빛나는 달, 그 정체는 바로 프로젝트 날다 <서울의 달> 공연에 등장하는 대형 달이다. 서울광장 하늘에 뜬 서울의 달 위를 달 토끼들이 뛰놀며 미디어·공중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이 특별한 공연은 올해 축제에서 처음 만날 수 있다. 서울광장을 환히 비추는 두 밝은 달을 향한 예술적 달맞이로 축제의 시간이 시작된다.
추석 당일에만 볼 수 있는 작품! 다 함께, 쾌지나 ‘창창’ 나네
축제 둘째 날이자 추석 당일 저녁을 환히 밝혀줄 달맞이는 서울거리예술축제 2024 제작공연 <쾌지나 창창 나네♥>다. 이번 공연은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위상을 인정받는 안은미컴퍼니와 함께한다. 서울광장 전체를 무대이자 객석으로 활용하고, 150여 명 아티스트와 함께 초대형 종합예술 공연을 펼친다. 공연이 시작되면 달 토끼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서울의 밤거리를 순식간에 달나라로 바꿔버린다. 네온사인은 달빛으로 변하고, 도로는 은하수가 되며, 빌딩 숲은 계수나무 숲이 된다. 승무와 창, 사당패의 전통 공연으로 시작해 현대무용·대중음악·공중 퍼포먼스, 그리고 DJ 파티로 이어지며 지금껏 어디서도 볼 수 없던 풍성한 한가위 대잔치가 펼쳐진다.

르 파탱 리브르의 컨템퍼러리 스케이팅 작품 <롤러와 첼로>
ⓒF-X Hartem

무용부터 설치미술까지 핀란드에서 캐나다까지
올해 서울거리예술축제는 명절의 즐거움과 모두의 바람, 그리고 일상 공간에서의 예술적 만남을 축제로 전하고자, 공모·초청, 제작공연을 통해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결정했다. 기존 단일 트랙이던 공모를 국내 작품 기획형과 자유형으로 나누고, 해외 작품 공모를 추가했다. 그중 기획형으로 선정된 프로젝트 날다 <서울의 달>은 서울광장에서 많은 시민이 함께 서울의 기억을 공유하고 예술적 달맞이를 펼치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자유형 작품으로는 거리극·무용·전통연희·인형극·서커스 등 신선함이 돋보이는 작품 8편이 선정됐다. 특히 두 택배기사가 무교로 한복판에서 펼치는 한바탕 소동극을 그린 프로젝트 통 <기사들>은 일상에서 만나는 낯선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4년간 중단됐던 해외 작품 공모를 올해 재개해, 세계 여러 아티스트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17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핀란드·스페인 등에서 찾아올 4편의 작품이 한국 관객을 기다린다.

공모를 통해 선보이는 작품뿐만 아니라, 올해의 초청작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예술과 건축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해온 천대광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 <아른아른, 하늘하늘>을 축제 기간 내내 서울광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커다란 구조물에 알록달록한 조각이 흩날리는 이 작품은 마치 명절에 입는 색동옷을 연상시키며 어린 시절 추석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해외 초청으로 참여하는 캐나다의 르 파탱 리브르Le Patin Libre는 서울거리예술축제를 통해 처음 내한한다. 피겨 스케이터 출신의 아티스트로 구성된 이들은 주로 아이스 스케이팅이 접목된 신체극을 선보여왔다. 이번 축제에서는 스케이트의 날을 롤러로 교체하고, 빙판 위가 아닌 도로 위를 미끄러지며 <롤러와 첼로Wheels & Cello>라는 작품으로 아찔하고 색다른 쇼를 선사할 예정이다.

국내 유일하게 거리예술과 서커스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이번 축제에서 센터의 제작공연인 <레인저스 케이크>를 선보인다. 다원예술과 무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뭎Mu:p과 함께 기획, 서울광장에 놓인 거대한 수수께끼 상자가 그 정체를 드러내며 관객이 레인저스가 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다. 또한 서울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일상 속 예술공감 콘서트 ‘서울스테이지 2024’가 준비한 특별 공연도 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청계천 광통교를 무대로 삼아, 소리꾼 오단해의 전통 공연 <풍류>와 로큰롤·재즈의 시원한 만남을 느낄 수 있는 <ROCK-A-BILLY> 두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베들렘 오즈 <슬링키 대소동>
ⓒBirmingham Festival

축제를 이끄는 사람들 자원활동가
축제를 더욱 빛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현장 곳곳에서 만날 자원활동가들이다. 2023년 들어 4년 만에 재개한 자원활동가 모집은 놀라운 지원자 수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100여 명의 자원활동가를 축제 현장에서 만날 수 있다. 종합안내소, 공연 현장, 무대 뒤편 여기저기서 활동하며 공연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객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또한 자원활동가가 직접 기획한 이벤트와 플래시몹도 준비되어 있으니, 이들의 눈부신 활약도 놓치지 말자.

아이모멘트 <벽: 돌파구를 찾는 몸>
ⓒmasilsnap

모두를 위한 축제, 누구에게나 가까운 축제
축제에서 선보이는 작품과 프로그램이 다양해진 만큼, 올해 축제는 관객과 관람 방식의 다양성도 챙겼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열린 야외공간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고자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 축제 현장은 여러 제약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를 해소하고자 올해 축제 프로그램 북에는 접근성 제고를 위한 안내 지도를 제공한다. 지도에는 장애인 화장실이나 수유실의 위치 등 정보를 표기해 축제 현장의 접근성을 높인다. 또 각각의 작품을 관람하는 데 필요할 수 있는 특이 사항을 접근성 픽토그램으로 표시할 예정이다. 공연 중 관객이 이동하는지, 대사가 존재하는지, 큰 소리나 시각에 영향을 주는 강한 빛 효과가 있는지 프로그램 북에서 관련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서울관광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울다누림관광센터와 협력해 축제 공간 내 휠체어가 접근하기 어려운 일부 구간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축제 안내소에서는 휠체어를 무상으로 대여한다. 사전 신청을 받아 인근 지하철역 또는 버스 정류장부터 축제 공간까지 안전한 이동지원 서비스도 운영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외에도 <쾌지나 창창 나네♥>는 공연 중 실시간 자막을 제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제약 없이 공연을 만끽하도록 할 예정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무르익은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며 일 년 중 가장 풍요롭게 보내는 추석을 표현하는 옛말이다. 추석 연휴 동안 진행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도 잠시 비어 있는 도심을 다채로운 예술 작품으로 채우며 풍성한 축제의 시간을 선물하고자 한다. 평범한 일상의 거리는 예술로 활기를 더하고, 축제를 찾은 이들의 마음은 예술로 충만하게 물들기를 기원한다.

리퀴드 사운드 <OffOn연희해체프로젝트II>
ⓒ꿀벌필름



윤동주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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